메인화면으로
"환경 나빠지면 경제적 약자들이 맨먼저 피해 입어"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환경 나빠지면 경제적 약자들이 맨먼저 피해 입어"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5/30] 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5.31 지방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지방선거에는 모두 12,194명의 후보가 나서서 3대 1이 넘는 경쟁률로 지방선거 사상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경쟁률이 치열한 만큼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도 다양합니다. 특히, 16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가 내놓은 997개 공약 중 절반이 넘는 551건이 개발관련 공약일 정도로 지역개발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추세와는 달리 과감하게 개발을 거부하며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들도 있습니다. 바로, 초록정치를 내걸고 있는 후보들입니다. 개발보다는 친환경지역을 약속하고 있는 초록후보들... 이들은 나아가 환경운동의 정치세력화를 꿈꾸고 있습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초록정치연대 우석훈 정책실장을 초대해 환경운동가들이 정치에 진출하려는 이유는 무엇이고, 앞으로 펼치고자 하는 환경운동의 방향은 무엇인지 들어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초록정치연대 우석훈 정책실장입니다. 우석훈 실장은 1990년에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1996년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생태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현대환경연구원 과장과 에너지관리공단 기후변화협약대책단 팀장을 거쳐 2003년부터는 녹색정치준비모임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한국형 녹색당 추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초록정치연대에 소속돼 계시는데요, 많은 청취자들이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초록정치연대를 좀 소개해주시죠.

우석훈 정책실장 : 정당을 만들기 위한 중간 활동단계라고 보시면 되구요, 한국형 녹색당이란 걸 만들기 위해서 수년째 준비를 하고 있는 그런 조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수년째.. 언제부터 준비를 하신 겁니까?

우석훈 정책실장 : 기원을 따지면 2002년도에 시민단체에서 몇 사람들이 출마를 해서 열 명 정도 당선이 됐거든요. 그러다 보니 이 열분이 녹색당 같은 걸 만들자는 창당 제안을 하게 됐고, 2003년에 녹색당 준비모임을 거쳐서 지금까지 계속 활동해 오고 있습니다.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97.3MHz)'

박인규 : 이번 지방선거와 관련해서는, '풀뿌리 초록정치네트워크 5.31공동행동'이란 단체가 있습니다. 초록정치연대와는 좀 다른 거죠?

우석훈 정책실장 : 무소속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니까요, 저희쪽 후보들과 무소속인 시민단체 후보들이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해서, 아무래도 개인이 하는 것보다는 의미를 만들 수 있으니까 '공동행동'이란 이름으로 같이 선거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럼 공동행동 소속으로 나온 후보가 몇 분이시고, 초록정치연대 소속으로 나온 후보가 몇 분이십니까?

우석훈 정책실장 : 21분이 전국적으로 출마를 하는데요, 그 중에서 열 분 이상이 녹색정치쪽으로 나오신 분들이고 나머지 분들은 지역의 풀뿌리 단체에서 출마하신 분들입니다. 21명.

박인규 : 모두에 '개발을 거부한다.'라고 말했는데, 사실 서울시장 선거를 봐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주택 몇십만호, 이런 식으로 개발 쪽에 많이 중점을 두고 있는데, 초록후보들은 약간 관심사가 다른 것 같습니다. 이번에 나오신 21분의 초록후보들은 대체로 어떤 공약을 중점적으로 내세우고 있습니까?

우석훈 정책실장 : 집으로 비유하자면, 아버지가 돈을 벌어오셨는데 이걸 어디다 써야 우리집이 잘 살까.. 라고 보시면 되거든요. 개발이냐 환경이냐라는 건 좀 이상하구요, 돈이 있는데 그 돈을 어디다 쓰는 게 지역이 더 잘 살고. 제일 큰 게 지금은 각 구청에 아토피 센터 같은 걸 만들자는 게 1번에 해당하구요. 그다음 맑은공기조례 같은 걸 통해서 현재 서울이나 다른 곳의 공기가 너무 안 좋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이 사는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걸 좀 하겠다. 그 다음에 학교급식조례나 안전한 음식물 만들기.. 그런 것들이 맨 앞에 있는 공약들입니다.

박인규 : 환경이기 보다는 생활의 질을 높이는 쪽에 많이 집중하시는 거네요?

우석훈 정책실장 : 아무래도 풀뿌리정치라는 게 생활정치의 속성을 갖고 있으니까요. 중앙정치에서는 큰 문제들을 내세우지 않습니까.. 그런데 녹색이라고 하면 큰 건 큰 거대로 두더라도 생활속에서 지금 크게 바꾸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좋아질 수 있는 요소들이 있거든요. 그런 게 생활정치를 추구하게 되는 거죠.

박인규 : 민노당 같은 데서도 '아토피도 정치다.' 그런 말씀을 하시던데.. 아토피라는 게 문제가 그렇게 심한가요?

우석훈 정책실장 : 일본이나 프랑스 사례를 봐도요,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아토피가 줄지는 않을 겁니다. 교통량 증가속도나 단위건축량 같은 걸 보면 굉장히 심해질 거거든요. 지금 정도로 끝이 나면 경미한 사건인데 아토피가 증상이지 실제 아픈 건 아토피인 아이들이 다른 것도 아플 거거든요.

박인규 :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많은 후보들이나 유권자들은 그래도 지역개발이나 경제적인 이익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들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개발보다는 생활향상을 하자는 공약으로 유권자들한테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우석훈 정책실장 : 생각보다는 어필이 크구요..... 국제적인 컨설팅 업체에서 세계도시평가를 하면 몇 년째 일등인 도시가 스위스의 '취리히'거든요. 취리히가 로마때 생겼고 중세때 조금 커졌어요. 그리고 그 크기 그대로 가는데 삶의 질 1위고 주민소득 1위거든요. 10층 넘는 건물도 없구요.

박인규 : 취리히라는 도시는 거의 1000년째 거의 그런 규모로 사는데 삶의 질이 전세계에서 최고다?

우석훈 정책실장 : 삶의 질도 최고, 소득도 금융도 최고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건물위주로 발전한다고 해서 좋아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는 거죠.

박인규 : 아까 말씀하셨듯이, 2002년 지방선거때 당선되신 시민단체후보 약 10분이 우리도 한 번 정치세력화 해보자 해서, 4년 가까이 정당이랄까 정치세력화를 꿈꾸셨는데... 아직도 준비모임단계거든요. 왜 그렇게 됐을까요?

우석훈 정책실장 : 일단 우리나라 정당법이 제일 어렵게 만든 건데요, 1000명씩 각 광역에 다섯 개가 있어야 되거든요.

박인규 : 광역지구랄까... 말하자면 당원이 1000명 이상이 되는..

우석훈 정책실장 : 5000명도 큰 규모인데 이게 다섯 개로 나눠져 있어야 되니까, 한 지역을 잘 경영한다고 해서 창당이 안 되거든요. 그게 좀 어렵고, 또 한 가지는 이번 선거때 기초단위에서도 정당공천제를 실시했거든요. 그게 생각보다 문제가 많았던 거죠. 저희는 선거 전에 창당할 수 있을 거라고 봤는데, 공천제의 위력이 컸고 여러군데 풀뿌리 단체들이 실제로 무너졌어요.

박인규 : 기초자치단체도 정당공천이 되면서, 새로운 정치세력이 진입하기 더 어려워졌다.

우석훈 정책실장 : 시민들이나 서민들이 제안해서, 동네.. 이를테면 육아방이나 도서관을 중심으로 하겠다라는 세력들이 패배했다고 봐야죠.

박인규 : 참고로 지금 초록정치연대의 회원은 몇 분이십니까?

우석훈 정책실장 : 민망하긴 한데 500명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정당법에서 필요로 하는 필요인원의 10분의 1밖에 안 되는 거네요.

우석훈 정책실장 : 10분의 1도 문제구요, 한 90%정도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거든요. 서울 경기도 정도는 되는데 지방이 아직 어려운 상태라고 봐야죠.

박인규 :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환경운동을 그냥 하면 됐지, 왜 꼭 굳이 정치무대로 나가려고 하느냐. 기존 환경운동에 제약이나 장애가 있는가. 왜 환경운동 하시는 분들이 정치를 직접 하겠다고 나서느냐..

우석훈 정책실장 : 제일 상징적인 사건이 새만금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새만금때가 아마 우리나라 환경단체가 했던 운동 중 제일 크고 많이 모였고 관심도도 높았는데요. 사실 국회의원 한두 명만 있었으면 다른 방식을 제안해서 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대중적인 열의가 있다는 것하고 정책과정에서 조율하고 방향을 잡는다는 게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는, 모든 환경단체가 다 그럴 필요는 없지만 일부는 적극적으로 제도 내에 참여해서 문제를 풀 필요가 있지 않나.. 그런 단계가 된 것 같습니다.

박인규 : 환경운동에 대한 대중들의 열기가 굉장히 많은데, 그게 중앙정치에서 대변이 안 되다 보니까 성과가 제대로 안 나오고 있다는 말씀이시죠?

우석훈 정책실장 : 네. 보통 이런 식으로 얘길 하는데, 이익 있는 소수는 아주 잘 단결하고 강하잖아요. 그런데 보호나 보전 내지는 발전 같은 걸 얘기하는 사람들은, 대다수 국민들이 혜택을 보지만 뭉치기가 어렵거든요. 그것에 대해 제어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박인규 : 우리나라 환경운동은 사실 90년대 이후에 시민운동을 거의 이끌어갔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적 영향력이 컸는데요. 어떻습니까? 중앙정치로 진출해야겠다는 그런 생각들을 환경운동연합이나 녹색연합이라든가 기존환경운동단체에서도 동의를 하고 있는 겁니까?

우석훈 정책실장 : 어려운 질문이긴 한데요, 중앙정치도 필요할 거구요, 특히 구청장이라든가 각 구, 내지는 이런 작은 단위에 체계적으로 들어가서 감시하거나 조례를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이 같은 것 같구요. 그다음 기존 정당을 통해 들어가느냐 별도의 당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인데.. 저희끼리는 '끼어들기'와 '새판짜기'라고 얘기하거든요. 그런데 끼어들기를 오랫동안 했는데 개인적인 끼어들기가 사회전체를 바꾸기 힘들다는 게 입증이 됐거든요. 그럼 나름대로 이제 새판짜리를 해야 되는 거 아니냐..

박인규 : 독자적인 정치세력화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아직 기존 운동단체에서는 아직은 좀 소극적인가요?

우석훈 정책실장 : 활동가들과 대표급의 생각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일반회원들은 적극적이고 대표되시는 분들은 상대적으로 좀 조심스럽고..

우석훈 정책실장 : 우리나라 시민단체가 정치중립성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한 가치였으니까요, 아무래도 창당을 하게 되면 중립성은 아니거든요. 적극적 참여가 되는 거니까 그걸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문제가 되겠죠.

박인규 : 지금 시민운동을 비롯해서 환경운동도 좀 위기다. 침체상태란 말도 나오고, 사실은 2000년도인가에 했던 낙선운동. 그것도 정치에 개입한 게 아니냐. 그것이 어떻게 보면 잘못일 수도 있다는 지적들이 있거든요. 그런 것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우석훈 정책실장 : 위기라고 볼 수는 있는데요, 크게 보면 시민단체가 유럽형이 있고 미국형이 있거든요. 유럽형은 보다 더 당도 만들고 대중화 시키는 거구요, 미국형은 워싱턴에 있는 로비스트단체들 같은.. 전문성이 굉장히 높고 법을 만드는 데도 개입하는 건데, 지금 우리나라 시민단체가 분화과정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예전엔 그 두개를 다 했었는데..

박인규 : 유럽형은 직접 자신이 정치를 한다면, 미국형은 간접적으로

우석훈 정책실장 : 두 가지 다 의미가 있는데 아직 분화가 안 된 상태니까 그 중간의 혼동이 위기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우석훈실장은 유럽형으로 직접 정치를 하는 게 맞다고 보십니까?

우석훈 정책실장 : 저같은 경우는, 전문가들이 들어가서 바꾸는 것이 처음에는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미국이 그렇게 해서 잘되냐 이거죠.

박인규 : 2002년 지방선거에서 시민단체 출신 의원들이 한 열 분정도 진출하셨다고 했는데, 열분이기 때문에 영향력을 말하긴 뭐하겠지만 실제 지방단체 내에서 기초의회라든가 활동을 하시면서 영향력이나 성과 같은 게 좀 있습니까?

우석훈 정책실장 : 크게 소문난 일은 아닌데요, 고양같은 경우 친환경급식이 제일 먼저 됐거든요. 체계화 됐는데 고양에 저희 의원들이 제일 많았구요, 도봉 같은 경우도 실제로 삶의 질로 측정해 보니까 도봉구가 제일 높거든요. 아토피 발생률이 제일 낮고 보건적으로 보면.. 도봉구에 살면 별로 안 아프거든요.

박인규 : 그건 거기 진출하신 시민단체 후보 때문이라기 보다는 동네 자체가 산도 많고 자연환경이 좋아서 그런 거 아닙니까?

우석훈 정책실장 : 그 인근의 노원구 같은 곳과 비교해 보면 아파트를 쭉 올리고 도로를 놨던 곳들이 아토피가 높아졌거든요. 비슷비슷한 조건에 있다가 4,5년 사이에 조금 변화가 생긴 거죠.

박인규 : 같은 지역이지만 도봉구가 그래도 삶의 질이 낫더라. 그것이 말하자면 시민단체, 초록정치를 지향하시는 의원들이 계신 탓도 있다고 보시는 거죠?

우석훈 정책실장 : 최근 사오년 동안의 변화같은 결 보면요, 확실히 그건 큰 변화가 좀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박인규 : 어쨌든 환경운동세력의 정치세력화를 꿈꾸신다고 하니까, 독일같은 경우도 녹색당이 상당히 영향력이 있구요. 어떻습니까? 나름대로 모범사례로 꼽고 있는 나라가 있습니까?

우석훈 정책실장 : 일단 독일이나 프랑스 같은 경우는 녹색당이 주요 보수정당이 될 정도로 커진 사례인데 제가 보기에는 스위스 같은 경우가 주 참고사례일 것 같아요. 스위스 녹색당원이 한 4000명 밖에 안 되거든요. 그런데 다당제 내에서 환경부장관이나 농림부장관 같은 걸 녹색당에서 많이 했어요. 실제로 변화를 이끌어냈고. 브라질과 태국 같은 경우도 녹색당이 다 있거든요. 특히 브라질은 지금 집권세력이 집권하는 과정에 녹색당 세력이 한 3분의 1, 4분의 1정도 참여해서 현 집권세력을 만든 경우니까 별도 독립하진 않았더라도 의미가 있는 역할을 했다고 봐야죠.

박인규 : 이번 선거에 21명의 초록후보들이 나오셨는데, 예상하기 쉽진 않겠지만 몇 분 정도가 당선될 걸로 기대하십니까?

우석훈 정책실장 : 마음같아선 다 됐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절반 정도가 되면 굉장히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럼 지난번과 비슷한 수준이네요.

우석훈 정책실장 : 지금처럼 기초단위나 풀뿌리 민주주의가 어려운 상태에서 버티기만 해도 굉장히 잘했다고 보고 있는데..

박인규 : 전부 기초의회에 출마하셨습니까?

우석훈 정책실장 : 두 분 정도는 서울시 광역의원으로 나오신 분들도 있습니다.

박인규 : 자치단체장으로는 안 나오시구요..

우석훈 정책실장 : 단체장으로 저희 후보들이 출마할 정도로 그렇게까지 저희가 수준이 되지는 못하거든요.

박인규 : 말하자면, 아직은 밑에서부터.. 풀뿌리부터 실력을 키워가겠다.

우석훈 정책실장 : 원칙에 관한 건데, 기초의원들을 여럿 배치하고 한 지역에서 여당처럼 돼서 충분히 한 지역을 잘 바꿀 수 있다고 할 때 당연히 그렇게 해서 단체장을 만드는 게 낫다고 보는 거죠.

박인규 : 한 지역을 우선. 그렇다면 아까 말씀하신 고양이나 도봉구가 상당히 그런 실험의 대상이 되겠네요.

우석훈 정책실장 : 현재로선 그렇게 생각하고, 과천 같은 곳도 주요한 실험지역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인규 :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한국형 녹색당 창당을 추진하는 초록 정치연대 우석훈정책실장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우실장이 어떻게 해서 초록정치에 뛰어들게 됐는지 아픙로 어떤 정치를 꿈꾸고 계신지 질문해 볼까 합니다. 우석훈실장님 경력을 보니까, 프랑스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도 받으시고 국무총리실에서도 근무하셨고, 말하자면 안정된 직장에 계셨는데 어떻게 그걸 박차고 나오시게 된 겁니까?

우석훈 정책실장 : 어려운 질문인데요, 먹고 사는 걸로 하면.. 그냥 그렇게 있으면 사람들이 단체장 정도 할 거라고 얘기했거든요. 그렇게 살면 되는데 한 50살쯤 돼서 돌이켜 본다고 하면 제가 돈벌고 잘난한 것 외에는 한 게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람있고 뭔가 변화를 만들어내는 일을 좀 해보고 싶었어요.

박인규 : 한 3년쯤 해오시고 있는데 좀 진전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우석훈 정책실장 : 저 개인적으로 본다면, 이번에 누군가 출마를 하고, 이게 망하지 않았다는 것만 해도 저는 기쁜 상태거든요. 중앙에서 바람을 만드는 건 쉬운데 지역에서 하나씩 변화를 만드는 게 어렵고, 대부분 그런게 죽었거든요. 죽지 않고 아직 있다는 것이 보람있습니다.

박인규 : 본인은 왜 출마하실 생각 안하셨어요?

우석훈 정책실장 : 개인적인 얘긴데요, 제가 그렇게 잘생긴 것도 아니고, 호감가는 것도 아니고. 카리스마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제일 큰 건 어떤 사람들이 앞에 나가서 지휘하거나 그런 게 필요하기도 한데, 저같은 사람들처럼 뒤에 앉아서 정책을 만들고 어떻게 가야 된다고 계속 고민하는 사람도 역시 필요할 것 같거든요.

박인규 : 정책실장이 하는 일은 주로 어떤 겁니까?

우석훈 정책실장 : 일단 대변인 역할을 갈음해서 하고 있는데요, 장기적으로 정신이라고 할까요? 그걸 구현할 수 있는 정책같은 걸 만들어내는 일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

박인규 : 초록정치연대에는 대표라는 자리가 없습니까?

우석훈 정책실장 : 그건 녹색당이라는 것 자체가 대표가 없어서 그렇거든요.

박인규 : 녹색당은 기본적으로 대표라는 게 없는 조직입니까?

우석훈 정책실장 : 위원회나 위원장 같은 건 있는데요, 전당대회나 당원들이 직접 결정하게 돼있으니까... 외국도 대표를 두진 않습니다. 그 대신에 대변인이나 위원장들이 그 역할을 갈음을 하구요.

박인규 : 대표를 두지 않는다는 건 보다 민주주의에 충실하겠다는 의지인가요?

우석훈 정책실장 : 사람들의 대의 같은 걸 받아서, 누구나 의견을 내고 결정할 수 있게 하자라는 과정 비슷하게 움직인다고 생각하시면 되구요. 스위스 같은 경우가 그런 직접민주주의로 대부분 결정하거든요. 그런 것에 가깝게 실천해 보려고 하는 거죠.

박인규 : 본인이 녹색정치, 생태주의를 지향하고 계신데, 본인도 일상적인 삶에서 그런 생태주의적 삶을 실천하고 계시다고 생각하시나요?

우석훈 정책실장 : 저희끼리 하는 농담인데요, 환경활동가들이 생각은 생태주의자인데 생활은 도시빈민. 사실 크게 돈 쓰거나 그런게 없으니까 그 자체로 그 자체로 생태적인 것이 있는데 미학적인 건 좀 다른 것 같아요. 이를테면 큰 아파트나 대형건물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게 아니고 전원이나 산, 작은 걸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으로 바뀐 것 같습니다.

박인규 : 환경운동 하시는 분들, 초록정치 하시는 분들은 생활 전체가 환경친화를 지향하고 있지만... 상당수 살기 어려우신 분들은, 환경운동이 잘 사는 사람들이 편하게, 좀 더 고상하고 우아하게 살기 위한 것. 있는 사람들의 사치 같은 걸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환경운동연합 같은 경우도 회원들이 강남쪽에 많다고 하고. 말하자면 환경운동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인식이 우리들의 삶의 문제라고 느끼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는 것 같아요.

우석훈 정책실장 : 일부 타당한데요, 길게 보면 환경문제, 생태계에 문제가 생기면 약자들 먼저 피해를 보게 되거든요. 어린 아이들이 피해를 보고. 물값이 비싸지면 물이 깨끗해지지 않으니까 가난한 사람부터 문제가 되거든요. 길게 보면 꼭 가진 사람들만이 하는 건 아니구요, 생태계 내에 약자들이 버틸 수 있게 해주는..그런 변화 같은 걸 추구한다는 점에서 꼭 그렇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박인규 : 문제는, 살기 어려운 분들이 환경이 나빠지면 우리가 첫번째 피해자라고 느끼시고 있는가라는 거죠.

우석훈 정책실장 : 활동을 더 잘 해서 이해할 수 있게. 설득보다는 알게 되는 일이거든요.

박인규 : 생활에서 깨달아야 된다..

우석훈 정책실장 : 압축성장을 하다 보니까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것 같아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겠죠.

박인규 : 초록정치를 지향하시는 분들은 다른 정치세력과는 달리 여성 분들이 굉장히 많다고 들었어요.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97.3MHz)'

우석훈 정책실장 : 일부러 그렇게 한 건 아닌 것 같은데 회원비율을 보면 성비가 반이거든요. 보면 여성운동이라고 얘기하기 보다 여성이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많이 얘기를 해요. 남자들은 그걸 지원하고 지지하는 형태로 하다 보니까 많이 그렇게 됐습니다.

박인규 : 아까 500명이라고 하셨는데, 앞으로 이번 지방선거가 끝난 이후에. 물론 선거의 성적과도 관련이 있겠지만.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정치세력화를 추진해 가실 건지 말씀해 주시죠.

우석훈 정책실장 : 일단 창당을 해야 될텐데요. 지금 목표상으로는 올해 안에, 선거 끝나고 나서 움직여서 창당하는 게 목표긴 한데요, 내년 초나 돼야 될 것 같습니다. 창당하게 되면 풀뿌리 수준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가지 생활정책과 중앙정치에서의 정책대응 같은 걸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역할들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창당이 됐다고 가정하고 한국형 녹색당이 지향하는 가장 큰 정책목표라고 할까요.. 어떤 게 있을까요?

우석훈 정책실장 : 새만금이 아마 1번일 겁니다. 새만금을 죽기 전에 어떻게든 해결하자라는 게 1번이고. 2번 정도로, 아토피를 비롯한 아동보건 문제나 지역보건이 두 번째 의제정도 될 거구요. 그 다음 안전한 먹을거리를 위한 유기농업을 어떻게 활성화할 거냐. 사회에서 농업을 어떻게 지지할 거냐 이런 게 3대 과제정도 되지 않을가 하구요. 길게 보면, 꼭 부자가 아니더라도 대체적으로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면 좋지 않겠느냐.

박인규 : 새만금을 해결하다는 건 어떤 의미입니까? 새만금 개발 자체를 백지화하는 겁니까? 어떤 나름대로의 대안을 갖고 계신 겁니까?

우석훈 정책실장 : 갯벌을 죽이지 않는 상태에서 다른 형태로 지역의 소득문제나 경제적 발전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있거든요. 그런데 일단 갯벌이 죽고 나면 그걸 회복하는 데는 몇천년 걸릴 거라구요. 그러니까 너무 늦기 전에.. 다음 대선때 그런 것들을 활발히 논의해서 일부는 공사를 하더라도 지금 당장 막고 할 필요는 없거든요. 선택의 가능성을 좀 열어놓고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인규 : 갯벌을 죽이지 않는다면 지금 환경운동 하시는 분들은 해수유통을 좀 시키자고 많이들 주장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초록정치연대도 같은 입장이신가요?

우석훈 정책실장 : 비슷한 입장인데요, 일단 정치적인 대화같은 게 좀 있어야 될 것 같구요. 제가 생각하는 건 해수유통을 하는 상태에서 필요한 부분매립 같은 건 받아들일 수 있거든요. 농사를 지을 게 아니고 도시가 필요한 거다. 개발지가 필요한 거라고 한다면 전체를 죽일 필요 없이 10분의 1이나 3분의 1 정도에서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하는 등의 현실적인 대답을 찾아볼 수 있겠죠.

박인규 : 환경운동은 사실 많은 사람들이 정치라기 보다는 생활영역으로 보시는 분들이 많고요, 생태경제학을 하셨다고 하니까.. 어떻습니까? 환경친화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생활에서 이런 게 필요하다. 이런 간단한 도움말씀 같은 걸 해주실 수 있을까요?

우석훈 정책실장 : 제일 간단한 건, 아이들 크는 방에 있는 가구를, 새거 안 사면 되거든요.

박인규 : 새걸 사야 되는 거 아닙니까?

우석훈 정책실장 : 새걸 사면... 보통 나쁜 물질들이 날아가서 안정화 되려면 보통 삼사년이 걸리거든요. 그러니까 아이들이 태어나서, 무슨 돌이다 해서 새 가구 사고 새 침대 사면 애가 아플 거예요.

박인규 : 새집증후군처럼 가구도 헌것이 좋다..

우석훈 정책실장 : 옷이나 가구 같은 건, 특히 아이들이 민감할 때는 새것이 아닌 걸 해도 되구요. 그 다음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 본다면 달리기 같은 것도, 수영같은 실내운동을 많이 하는 게 좋겠습니다.

박인규 : 어쨌든, 시작은 굉장히 미약하지만 앞으로 좋은 성과를 내서 생활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우석훈 정책실장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