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를 25일 앞두고 좀처럼 오르지 않는 지지율에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 캠프에 비상이 걸렸다.
강 후보 측은 5일부터 시작된 사흘 연휴 동안 캠프는 물론 열린우리당 대변인실까지 동원해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 '흠집내기'에 화력을 집중했다. 오 후보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당초 네거티브 선거전은 하지 않겠다던 원래 전략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돈 없는 고통 알기나 하나"
강 후보 측은 지난 5일 SBS TV 토론회에서 오 후보가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생활 속에서 서글프고 고달프고 서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한 것을 적극적으로 문제 삼았다.
일단, 토론회 현장에서 강 후보가 "돈이 많든 적든 괴로우면 서민이라는 발언은 돈이 없어 고통 받는 사람들의 아픔을 알고 한 얘기인지 그 말을 들은 내 자신도 부끄러울 정도"라며 오 후보를 면전에서 비판했다.
이어 강 후보 캠프 오영식 대변인이 7일 "오세훈 후보의 논법대로 하면 세계적인 갑부인 빌 게이츠나 이건희 회장 또는 정몽구 회장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이고 살면서 서글프고 고달플 때가 없지 않을 것인 만큼 이들도 대표적인 서민이냐"며 쟁점화에 나섰다.
오 대변인은 "오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한나라당 후보로서의 실체를 보여준 것으로 생각된다"며 "오 후보는 지금이라도 '서민 발언'에 대해 사과할 용의가 없는지를 밝혀 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선 5일에는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이 '오세훈 검증 13제'를 발표해 공세전에 불을 지폈다.
우 대변인은 "오 후보가 일관성 없는 언행을 해 온 것은 물론 철학이 없다"며 △보안사 근무 경력 △탄핵에 대한 소신 △사학법에 대한 소신 △이명박 시장에 대한 입장 바꾸기 등 그간 오 후보의 정치적ㆍ개인적 행보와 관련한 문제 거리들을 조목조목 비난했다.
오 캠프, '무대응이 상책'?…반응 자제
상대진영의 이 같은 공세에 오 후보 캠프는 반응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여론조사 상 넉넉하게 강 후보를 앞서는 상황에서 섣불리 '맞불 놓기'에 나섰다가는 오히려 강 후보 캠프 전략에 말려드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경계심의 발로로 보인다.
오 후보는 6일 선대위 회의에서 "상대 후보 측의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본격적 전쟁이 시작된 것 같다"며 "네거티브 전략을 지양하는 기조를 지키며 깨끗한 선거, 희망을 주는 선거운동을 치러내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선대위 역시 '비방ㆍ폭로전을 금지하고 정책 비전 및 대안 제시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했을 뿐, 강 후보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처럼 후보 캠프가 직접적 대응을 삼가는 대신, 반격의 임무는 후방에 선 한나라당이 맡았다.
한나라당 이정현 부대변인은 "열린우리당이 가장 낡은 정치, 한국 구태 정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네거티브 정치를 보여준 것은 개혁정당 기치를 스스로 부정한 것"이라며 강 후보 캠프의 공세전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 부대변인은 오 후보의 '서민발언'을 문제삼는 것에 대해서도 "고관대작이건 수백억 부자이건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성장과정에서 서민의 생활을 경험하고 인생에서 좌절과 실패를 통해 서민의 고통과 불편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라며, "열린우리당이 기자회견까지 열면서 서민논쟁을 전개하는 것은 이번 선거에 자신이 없고 오세훈 후보에 대한 공격거리가 없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역공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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