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분 간의 짧은 만남에서 이 전 총재는 "오 후보는 참신하고 개혁적인 이미지가 바탕이 돼 민심을 얻었지만 실제로 선거를 꾸리는 과정에는 당의 힘이 필요하다"며 "당과 혼연일체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그 뒤 중앙선관위 주최 매니페스토 협약식에 참석한 오 후보가 전했다.
이 전 총재는 또 "오 후보가 선거전을 포지티브하게 가고 싶어도 여당에서는 네거티브하게 갈 가능성이 많다"며 2002년 대선 과정에서 자신의 경험을 얘기했다고 한다. 이 전 총재는 또 "수용할 수 없더라도 진실은 나중에라도 밝혀지니 수양한다는 생각으로 의연하고 당당하게 대처하라"는 당부를 덧붙였다고 한다.
오 후보는 굳이 이 전 총재를 찾은 데 대해 "득표의 유불리를 떠나 이 전 총재는 내 정치적 스승"이라며 "찾아뵙는 것이 기본적인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2000년 총선 당시 이 전 총재가 직접 영입해 '이회창 친위대'의 일원으로 분류되기도 했으며, 2002년 대선 때에는 이 전 총재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약했다.
'첫 만남'…강 "야위셨네요", 오 "마음고생 때문에"
협약식 직전 대기실에서 먼저 기다리고 있던 강 후보는 오 후보가 들어오자 "사진으로 뵙던 것보다 많이 야위셨다"며 손을 내밀었다. 오 후보는 "마음고생이 많아 그렇다"며 그 손을 잡았다. 민주당 박주선, 민주노동당 김종철 등 다른 당 후보들과 선관위 관계자들이 함께 앉은 자리라 두 후보 간의 대화는 여기서 끝났다.
협약식 중 짧은 인사말에서 오 후보는 "후보자는 어떤 후보자도 공약 위주의 선거를 치르고 싶어 하지만 정치 현실이 그렇지 않다"며 유독 '포지티브 캠페인'을 강조했다. 추격전엔 나선 강 후보 측이 아무래도 네거티브 캠페인을 하지 않겠냐는 언론의 추측을 염두에 둔 말로 풀이됐다.
오 후보는 "여기서 선언할 뿐 아니라 각 후보가 당으로 돌아가서 당 대 당, 혹은 진영 대 진영의 선거가 되지 않도록 간곡히 부탁하고 요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협약식 직후 기자들을 만난 강 후보는 "포지티브 캠페인, 정책선거는 내가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할 뿐 더 이상 다른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
오 후보의 '첫 인상'에 대해서는 "인상이 좋으셔서 선의의 경쟁을 하고 포지티브 선거를 하실 듯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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