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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가 이란 공격을 안 한다고? 천만에'

"이라크 침공때와 똑같은 시나리오"…크루그먼 지적

조지 부시 미 행정부가 이란 핵시설에 대해 전술 핵무기를 동원한 폭격을 계획중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부시 대통령과 백악관은 "거친 추측(wild speculation)"에 불과하다고 일단 부인했지만 군사적 공격 옵션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해 사태의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폴 크루그먼은 10일(현지시간) "대부분의 전략 분석가들은 이란에 대한 공격이 커다란 재앙을 초래할 실수가 될 것이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곧 공격이 일어나지 않을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며 부시 행정부가 이란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크루그먼은 이날 '이란 공격? 그래, 그는 할 거야(Attack Iran? Yes, He Would)'라는 칼럼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부시의 이란 공격설에서 대해 '설마'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현재 부시가 처한 국내정치적 상황이나 이라크 침공 때의 전력을 보면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설마 또 전쟁을…"…'지각있는' 사람들의 오류

부시 대통령이 이란을 공격할 가능성이 큰 첫번째 이유로 크루그먼이 꼽은 조건은 11월에 있을 중간선거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현재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하 양원 모두 혹은 적어도 하나는 탈환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오면서 부시는 민주당이 차지할 의회가 법적인 수사권한을 갖고 부시 행정부의 수많은 스캔들을 조사할 수 있는 상황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 분석가들은 이란 공격이 부시에게 이런 위험을 피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줄 것이며 적절한 시점의 대이란 군사공격은 미국의 국내 정치 지형을 바꿀 수 있다고 공공연히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간선거 직전의 적절한 시점을 택해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을 감행할 경우, 표의 흐름을 공화당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는 얘기다.

크루그먼은 "부시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이란에서의 새로운 '승전(Mission Accomplished!)'을 선언함으로써 현 행정부가 이라크 수렁에 빠져 있다는 평가를 뒤엎을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시는 이라크 침공 한달여만인 2003년 5월초, 미 항공모함 위에서 전투복을 입고 '임무 완료(Mission Accomplished!)'를 외치면서 지지율 상종가를 누린 바 있다.

크루그만은 이어 최근 속속 밝혀지고 있는 사실들에 따르면 부시는 지난 2003년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여부와 관계없이 일찌감치 이라크 침공을 결심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부시는 이라크 침공 이전 블레어 영국 총리와의 대화에서 유엔 무기사찰단이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를 발견하든, 못하든 이라크를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내셔널 저널> 보도에 따르면 이라크 침공 직전인 2003년 신년 국정연설 당시 '많은 정보분석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의 알루미늄관 구매가 핵무기 개발의 결정적인 증거라고 제시했다. 특히 부시의 정치 참모인 칼 로브는 그 해 여름, 문제의 알루미늄관과 이라크 핵무기개발간의 관계에 대해 행정부 내에서도 이견이 있었다는 내용의 2002년 10월 대통령 보고서가 국민들에게 공개됐을 경우, 2004년 대선에서 부시의 재선 전망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시 말해 부시의 이라크침공 결정은 정보기관의 객관적 정보평가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소망에 따라 객관적 정보를 왜곡했고, 이 왜곡된 정보로 미 국민을 전쟁으로 몰아갔다는 얘기다.

크루그먼은 부시는 2003년 이라크를 공격하기 전 전쟁이 가져올 위험에 대한 아버지의 경고까지 무시했던 사람이라며 "설마 부시가 또다시 전쟁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자신이 바라는 대로 생각하는(wishful thinking)'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시가 이라크 전쟁을 시작하면서 보여줬던 무모함과 거짓말을 되새겨본다면 그가 또 다시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믿을 수 있나"고 반문했다.

크루그만은 이어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조지프 시린시온의 다음과 같은 말을 인용해 부시 행정부의 대이란 공격 계획은 3년전 이라크 침공때의 시나리오를 정확히 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합중국의 부통령이 주요 연설을 통해 중동의 모 산유국이 미국의 국익에 위협이 된다고 강조한다. 국무장관은 의회에 나와 이 나라가 국제안보의 최대 위협이라고 말한다. 국방장관은 이 나라가 국제테러리즘의 최대 후원자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대통령은 이 나라가 미군을 공격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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