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과 주한미군이 휴전선 주변과 후방지역에 설치 또는 비축하고 있는 대인지뢰가 310만 개에 달한다고 국제단체인 '지뢰금지국제운동(ICBL)'이 4일 밝혔다.
또 북한이 생산한 대인지뢰가 앙골라와 수단 등에서 발견돼 북한이 대인지뢰를 수출하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으며 북한도 상당히 많은 양의 지뢰를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90개 국 1400개 NGO(비정부기구)로 구성된 ICBL은 이날 유엔이 정한 첫번째 '국제 지뢰의 날'을 맞아 홈페이지에 올린 '2005년 지뢰감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한국군의 경우 '발목지뢰'로 알려진 M14지뢰 96만 개를 비롯해 200만 개의 대인지뢰를 보유하고 있으며, 수많은 자체폭발지뢰와 함께 대포로 발사하는 대인용지뢰탄(ADAM)도 3만1000개 이상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보고서는 주한미군도 한반도 전쟁에 대비해 110만 개의 M14, M16 대인지뢰를 갖고 있고 이중 절반은 한국이 아닌 미 본토에 저장하고 있다면서 주한미군 비축 지뢰의 대부분은 전시대비비축물자(WRSA-K)로 미군이 관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군은 한국측에 WRSA-K를 2006년 12월까지 종결짓겠다고 통보했으나 미군이 비축지뢰를 어떻게 처분할지는 불투명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어 미군은 한국에 비(非)자체폭발지뢰뿐만아니라 자체폭발지뢰나 항공기 등으로 살포하는 대인지뢰도 갖고 있으며 한국정부는 작년 5월 ICBL에 미군이 4만 개의 게이터(GATOR) 지뢰, 1만 개의 볼케이노 지뢰와 수많은 휴대용 대전차·대인지뢰 시스템(MOPMS)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 왔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또 한미 양국이 작년 10월 '신속 지뢰 설치 임무' 등 주한미군 10대 임무를 한국군에 이양키로 서명한 사실을 언급한 뒤 한미 양국이 7년전부터 매분기마다 신속지뢰설치훈련을 벌여 왔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대인지뢰 배치와 관련, 보고서는 한국의 대인지뢰는 휴전선 비무장지대와 그 남쪽의 민간인 통제구역에 집중돼 있으나 후방지역의 39개 군사기지에도 설치돼 있어 홍수에 대인지뢰가 쓸려내려가 민간인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난 2004년 유엔주재 한국대표부는 ICBL에 한국의 지뢰지대가 여의도 면적(8.4㎢)의 10.8배인 91㎢이라고 밝혔으나 지난 2003년 한국 국방부는 국회 국방위에 지뢰지대가 112.5㎢(비확인지대 90.7㎢, 확인지대 21.8㎢)라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지뢰제거 실적과 관련, 한국정부가 2004년에 남북간 철도ㆍ도로 연결을 위해 비무장지대와 민간인 통제구역에 6300명의 병력을 투입해 지뢰 제거 작업을 벌였고, 9개 후방군사기지에서 8800개의 지뢰를 제거했으며 2006년말까지 후방 39개 기지의 지뢰를 모두 제거할 계획이라고 작년 5월 알려왔다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또 보고서는 지난 1999년부터 2003년까지 한국에서 대인지뢰 사고를 당한 사람은 최소한 46명인 것으로 기록됐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정부는 지난 2004년부터 대인지뢰를 생산하지도, 수입하지도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북한의 지뢰 실태와 관련, 보고서는 북한이 M-15, APP M-57 등 대인지뢰를 생산해 오고 있으나 정확한 실태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면서 앙골라, 수단 등지에서 북한산 지뢰가 발견돼 북한이 대인지뢰를 수출하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