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후임 총리는 지명하는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 결국 '한명숙 내정'의 효력을 키웠다는 일부 언론의 분석에 대해, 한나라당이 발끈하고 나섰다.
***'조변석개' 비아냥에, "당의 중심 흔드는 보도" 발끈**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28일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최근 현안에 대해 마치 한나라당이 우왕좌왕하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데 언론인들이 당 대변인의 말을 당론으로 받아들여 주지 않는 것 같다"며 언론을 향해 볼멘소리를 했다.
한나라당은 후임 총리 지명을 두고 청와대가 한 내정자와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 중에서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처음에는 여성총리라는 면에서 한 내정자를 선호하다가 하루 만에 '당적'을 이유로 김 실장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 '조변석개(朝變夕改)'라는 빈축을 샀다.
이 대표는 "언론인들이 여러 군데서 취재한 내용을 짬뽕해서 당의 입장인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김 실장 쪽으로 '유턴 기류'를 조성한 데에는 이 대표의 러닝메이트인 이방호 정책위의장의 '공'이 컸다는 점에서 이같은 '언론 탓'은 그야말로 '변명'일 뿐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한 내정자와 관련한 당의 입장을 얘기하는 10여 분 동안 여러 차례 "언론인 여러분들은 혼선이 없기를 바란다"며 '당의 혼선'이 아니라 '언론의 혼선'으로 몰고 가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보도야 자유지만 한나라당의 흐름을 방해하거나 중심을 흔들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언론을 향해 경고하기도 했다.
***"총리 청문회? 할지 안 할지 모르겠다" **
한 내정자를 향한 '당적포기' 압박은 계속됐다. 그러나 "탈당하지 않으면 청문회를 보이콧 하겠다"던 이전 입장에 비해, "당적을 포기하지 않으면 청문회를 할지 안할지 모르겠다"는 이날 태도는 다소 수위가 낮아진 듯 했다.
이 대표는 "한 내정자가 당적을 포기하는 것은 야당에 대한 최소한의 정치적 예의"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한나라당은 당적 자체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중립선거를 하겠다는 집권당의 의지를 문제 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 정권이 최소한의 기본적 예의도 갖추지 않고 어떻게 남은 2년을 넘기려고 하는 지 걱정된다"며 "내정자의 당적 문제가 정리되지 않을 경우 한나라당과 여권이 대화 기조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 대표는 한 내정자를 향해서도 "청문회 전에 당적을 정리하지 않으면 그 이후 정치적 사태에 대해서는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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