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가 23일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의 방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파문이 예상된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오후 부산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의원의 출판기념회 축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재임 때 햇볕정책으로 북한의 체제를 녹일 수 있다고 장담하다가 북한이 핵무기로 무장하는 결과를 가져온 장본인"이라면서 "그런 분이 왜 또 평양에 가려고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전 총재는 "(김 전 대통령이) 북한이 핵무기로 무장한 것에 대한 자책감으로 몸을 던져 해체하러 가는 게 아니라 '남북통일이 1단계에 돌입했다'면서 새로운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평양에) 간다고 들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총재는 또 "항간에는 김 전 대통령이 김정일과 6.15 공동성명에서 합의한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추진하기 위해 가는 것 아니냐는 의심과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 전 총재는 이어 "김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현정권의 과중한 세금정책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을 생각해 후계자인 현 대통령에게 훈수하고 충고하는 것이 그분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총재는 특히 "이 나라가 DJ정권 이후 노 정권을 거치는 동안 친북좌파들이 득세하고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이념을 훼손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으며 그들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뛰어넘어 남북공조와 평화통일을 얘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에 대해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에서 당연히 방북문제를 들고 나올 것으로 기대했는데 본질적인 문제는 제쳐놓고 '지방선거에 불리하다'며 방북시기만 문제삼는 것을 보고 국가의 미래를 보는 게 아니라 당리당략에 집착하는 것 같아 걱정스러웠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이 할 일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고 2007년 대선에서 다시는 친북좌파가 정권을 잡는 일이 없도록 막아내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한나라당이 정면돌파 하는 신념과 용기를 보여주길 온국민이 기대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한심스러운 것은 친북좌파 딱지가 붙은 사람들 말고 야당인사 중에도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진보적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서인지는 몰라도 그들(친북좌파)의 주장과 비슷하게 들려 매우 곤혹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전 총재는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체제의 핵심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라면서 "이런 기본적인 가치를 부정하고서 무슨 평화와 통일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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