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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원들 "정부가 국민을 기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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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원들 "정부가 국민을 기만했다"

미군기지 이전 및 전략적 유연성 '졸속협상' 연일 맹성토

반환 예정인 주한미군 기지의 환경정화 비용의 대부분을 우리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여당 의원들이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연일 쏟아내고 있어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은 "정부가 국민을 기만했다"는 말까지 했다.

***"정부는 다 알고 있었다"**

최재천 의원은 10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부가 소위 'KISE 조항'을 몰랐다면 모른데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NGO에서 수많은 문제제기를 했는데 몰랐을 리 없고, 미국이 비용을 댄다는 홍보자료를 낸 것에 대해서도 책임져야 한다"고 강력 비난했다.

'KISE(키세) 조항'이란 'known, imminent and substantial endangerment'의 약어로, 미군이 '인간 건강에 대해 널리 알려진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을 초래하는 오염'을 저질렀을 경우에만 보상한다는 뜻이다.

미국이 전세계 주둔 미군에 적용하고 있는 이 조항은 한미간에 2001년 1월 체결한 '환경보호에 관한 특별양해각서'에도 담겨 있다. 미국은 오염으로 피해 입은 미군들이나 한국인 군무원들이 없다는 이유로 기지 주변의 심각한 환경 파괴에 대한 보상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용산기지 이전 협상을 했던 외교통상부와 국방부는 그간 '오염자 부담 원칙'에 따라 미군이 환경 치유 책임을 지기로 합의했다고 홍보해 왔다.

최 의원은 2004년 11월 11일 국회에서 '환경 조항이 빈약해 결국 우리가 책임져야 하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 당시 외교부 차관이 '그렇다'고 답했던 일을 거론하며 "정부는 이미 다 알고 있었다"며 "계약을 잘못해 결국 뒤집어쓰게 됐다"고 개탄했다.

***"외교부, 국방부, NSC 모두 책임져야"**

최 의원은 이같은 졸속 협상은 정부가 미국의 세계 전략을 잘못 읽었거나, 알면서도 국민을 향해 그 사실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미국을 재배치하겠다는 계획(GPR)은 2001년에 이미 나온 것인데 정부는 전략적 유연성과 용산기지 이전은 전적으로 다른 문제라고 했다"며 "그래야만 우리가 돈(기지 이전 비용)을 전부 다 줄 수 있게 되는 것이고 그게 전부 근본적인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졸속 협상의 책임에 대해 최 의원은 "FOTA(한미미래동맹정책구상) 회의를 통해서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외교부 북미국장들이나 국방부 정책실장들이 1차적인 책임자"라면서도 "2차적인 책임은 용산기지 이전 협정을 기획하고 조정한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책임자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현재 이전 대상 미군기지의 환경조사가 20개 정도가 끝나고 40개 정도가 남아 있어 환경오염 처리 비용은 5000억 원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전체 기지 이전 비용도 정부 추산(5조 원 정도)과 달리 10조 원이 넘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또 "오는 6월 용산기지 이전의 마스터플랜이 나오면 우리 정부의 협상이 어떻게 잘못된 건지 백일하에 드러날 것"이라며 국회가 비공개 청문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형주 "SOFA를 어겨서라도 정보 제공해야"**

이에 앞서 열린우리당 김형주 의원도 9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해 정부의 협상 태도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2001년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환경조약을 신설할 때 그 의미만 높게 부여하고 실제로 당면하게 될 문제점을 간과한 측면이 있다"며 "실제 협상이 NSC가 중심이 되어 하다 보니 환경 분야가 (구체적으로) 포함될 여지가 상당히 좁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그런 부분에 좀 더 성실하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했다"며 "국민들은 이 진행과정을 거의 모르고 있어 한미 SOFA 규정을 어겨서라도 국민들에게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국제환경조약 같은 법례를 봐도 원인 제공자가 부담하는 게 마땅하다"며 "독일의 경우 본토 환경법에 위배됐을 때 모든 복구비용을 미군이 대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정부가 2003년 체결한 '미군 반환 공여지 환경 조사와 오염 치유 협의를 위한 절차 합의서'를 보면 단순히 영어로 'respect', 그러니까 '(본토의 환경법을) 존중한다'고만 되어 있기 때문에 존중만 할 뿐 시행하기는 어렵게 되어 버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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