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부시, '민주주의와 자유의 확산' 천명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부시, '민주주의와 자유의 확산' 천명

신년 국정연설서 공격적 대외정책 고수 밝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신년 국정연설에서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대외정책을 계속해 나갈 것을 다시한번 선언했다. 정책의 명분이 대량살상무기(WMD) 보유·확산의 방지 대신 '민주주의와 자유의 확산'으로 바뀐 것을 제외하고는 과거와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이란에 대해서는 비난을 쏟아내면서도 북한을 향한 정면공격은 피해 대외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있는 나라는 이란임을 시사했다.

***이란에는 '강경', 북한에는 '우회적' 경고**

부시 대통령은 1월 31일 오후 9시(현지시간) 상하 양원 합동회의에서 가진 연설에서 시리아, 버마(미얀마), 짐바브웨, 북한, 이란 등 5개국을 비민주주의 국가로 지목하고 "세계의 평화와 정의에의 요구는 이들 국가의 자유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2006년 초 현재 전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나머지 국가들에 대해서도 잊어선 안 될 것"이라며 미국 대외정책의 목표가 '민주주의의 확산'임을 거듭 강조했다.

북한을 일컬어 2002년 국정연설에서는 '악의 축', 2003년에는 '무법정권', 2004년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정권'이라고 직접 비난한 것에 비하면 다소 우회적인 표현이다.

그러나 북한 인권 문제와 위조 화폐·담배 문제에 대해 한층 강화된 표현과 조치를 취해온 부시 행정부의 최근 태도로 볼 때 북한에 대한 압박에서도 민주주의의 확산이라는 관점을 포함시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비밀 도청 프로그램 적극 옹호**

부시 대통령은 "급진적인 이슬람 세력들이 자유의 힘을 위협하고 파괴하려 한다"며 중동 지역에서의 강경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것임을 내비쳤다. "자유에 대한 사랑으로 계속 싸워나가겠다", "우리가 국경 안으로 숨어든다고 해서 우리의 의무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는 그의 말은 그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이란을 '소수의 엘리트 성직자들에 의해 인질로 잡힌 국가'로 지칭한 그는 이란 정권이 국민들을 고립시키고 억압하며, 팔레스타인·레바논 등에서 테러리스트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이란 국민들에 대해 "우리는 당신들 스스로 미래를 선택할 권리와 스스로의 자유를 쟁취할 권리를 존중한다"면서 "미국은 언젠가 자유롭고 민주적인 이란과 친밀한 친구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해 이란 정권과 이란인들에게 별도의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미국은 전세계에서의 폭정(暴政) 종식이라는 역사적이고 장기적 목표를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라크에서의 갑작스런 미군 철수에 반대한다는 뜻을 명백히 했다.

그는 "이라크에서 미군의 갑작스런 철수는 이라크인 동맹자들을 죽음과 감옥에 버려두고, 전략적 국가를 빈 라덴과 자르카위 같은 사람들에게 맡기는 것이 될 것이며 미국의 맹세가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부시 대통령은 또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승리한 강경 이슬람 단체 하마스를 향해 이스라엘을 인정하고 무장을 해제해 평화를 위한 노력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세계 속에서의 미국의 지도력을 강조한 부시 대통령은 미국 안보를 수호하기 위해 우방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위헌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국가안보국(NSA)의 비밀 도청과 관련해 "미국 내 2명의 비행기 납치범들이 해외의 알카에다 공작원들과 전화통화를 했다"며 "우리는 나중에야 그들의 계획을 알게 됐으며, 따라서 또 다른 공격을 예방하기 위해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권한에 따라 테러리스트 감시 프로그램을 인가했다"고 말해 영장없는 비밀 도청 프로그램의 정당성을 적극 옹호했다.

***"미국은 중동 석유에 중독됐다"**

이날 연설에서 대외정책보다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미국의 경제경쟁력 강화 방안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경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교육수준이 높고 숙련된 노동력을 확보하고, 외국 석유자원의 의존도를 줄이는 한편 의료보장을 보다 탄력성 있게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미국은 석유에 중독돼 있고 특히 석유가 종종 불안정한 지역에서 수입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중독을 끊는 최선의 방법은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정에너지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자금을 22% 증액하는 한편 오는 2025년까지 중동지역으로부터의 석유 수입을 75% 줄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미국경제가 여전히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역동적인 세계경제 속에서 중국, 인도와 같은 새로운 경쟁국들이 생겨나고 있는 만큼 자족할 여유는 없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불확실성을 배태함으로써 보호주의로 회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전세계가 직면한 어려움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발전을 장려하고 질병 퇴치 노력을 강화하며, 희망이 없는 지역에 희망을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자신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포함한 베이비붐 세대 7800만 명이 올해로 60세가 되는 등 미국 사회의 노령화가 도전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지난해 의회와 여론의 반대로 좌절됐던 사회보장 개혁의 필요성을 또한번 역설했다.

한편 이날 연설에는 이라크 미군 가족들도 참석해 부시 대통령의 소개로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이라크 전쟁에서 아들을 잃고 반전 운동의 선두에 있는 신디 시핸은 연설이 있기 전 국회의사당 안에서 시위를 벌이려다 경찰에게 체포돼 연행됐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