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앙트르프러뇌르'와 '르네 모보르뉴'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앙트르프러뇌르'와 '르네 모보르뉴'

최연구의 '생활속 프랑스어로 문화읽기' 〈32〉

참여정부 들어 혁신은 시대적 화두가 되고 있다. 공공기관이나 정부부처에서는 혁신을 통한 허물벗기가 그야말로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실 '혁신'은 새로운 용어는 아니다. 경제학사에 보면, 슘페터(J.A.Schumpeter)가 경제발전론을 이야기하며 일찍이 혁신을 강조한 적이 있었다.

슘페터가 말했던 이노베이션은 1)소비자 사이에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은 재화나 새로운 품질의 재화의 제조 2)아직 알려져 있지 않은 생산방식의 도입이나 새 판로의 개척 3)원료 또는 반제품의 새로운 공급원의 획득 4)신조직의 달성 등이다. 어쨌거나 슘페터의 혁신의 핵심은'연구개발에 의한 기술 및 지식창출, 교육훈련을 통한 인적자본의 형성, 혁신적인 기업가정신' 등에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업가'다.

기업가에 해당하는 프랑스어는 '앙트르프러뇌르(entreptreneur)'이다. 영어에서도 그대로 이 단어를 사용하는데 영어로는 '앙트르프러너'로 발음하는 것 같다. 이 말은 19세기 초 프랑스의 고전경제학자 세이(Jean B. Say)가 '기업가(Entrepreneur)'라는 의미로 처음 사용했는데, 이후 슘페터가 혁신에 있어서 '창조적 파괴자로서의 기업가의 책무'를 강조했던 것이다. 그가 이야기한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이란 '현재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자원에 구애받지 않고 기회를 포착해 추구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이는 주어진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관료형 정신과는 정반대의 혁신적 사고를 말한다. 이런 창조적 정신, 기업가 정신이야말로 혁신의 요체인 것이다.

정말이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다. 무한경쟁으로 치닫는 세계화시대에 혁신과 함께 인구에 회자되었던 또 한 가지 용어는 바로'블루오션(Blue Ocean)'이다. 블루오션은 지난 한 해 동안 산업계와 지성계를 강타했던 최대의 화두였다. 처음 경영컨설턴트들에게서 회자되기 시작한 블루오션 전략은 산업계뿐 아니라 공공기관과 문화계에도 새로운 가능성과 비전을 제시해주었다. 블루오션전략은 세계적인 경영대학원 인시아드(INSEAD)의 김위찬 교수와 마보안 교수가 경쟁 없는 시장개척을 위해 제시한 새로운 전략패러다임이다. 원저작의 제목은 『Blue Ocean Strategy-How to Create Uncontested Market Space and Make Cometition Irrelevant』이다.

책제목이 말하고 있듯이, Blue Ocean전략이란 '경쟁과 무관한 비경쟁시장을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경쟁의 원리에 기초해 있는 기존의 모든 시장(Contested Market Space)이 레드 오션이라면 Uncontested Market Space가 바로 블루오션이다. 김위찬과 르네 마보안은 "한정된 시장공간에서 서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출혈경쟁이나 비교우위를 통해 상대방의 먹이를 빼앗는 레드오션이 아니라 미지의 푸른 바다처럼 아무도 발을 들여놓지 않은 새로운 비경쟁시장, 블루오션으로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저자들은 경영전략의 관념적 추론이나 가설을 통해서가 아니라 성공한 기업들의 경영전략패턴을 면밀히 실증적으로 고찰하고 여기서 공통된 패러다임을 도출해냄으로써 이른바 '블루오션'이라는 대안전략을 도출한 것이다.

앙트러프러뇌르, 혁신, 블루오션, 모두 진취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개념이다. 한 가지 옥에 티라면 블루오션 책 저자의 이름이다. 이들 두 교수가 소속된 학교는 빠리근교 퐁텐블로(Fontainebleau)에 본 캠퍼스를 두고 있고 싱가포르에 분교를 두고 있는 세계적인 경영대학원 인세아드(INSEAD)인데, 마보안 교수의 이름철자를 보니 Renée Mauborgne로 되어 있다. '르네 모보르뉴'이다. 흔한 프랑스인 이름인 르네는 문제가 없지만 모보르뉴가 어찌해서 마보안으로 둔갑했는지 참으로 의문스럽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의 저자 이름이 잘못 읽히고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찜찜한 일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