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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먹으며 대테러전 도왔더니…' 파키스탄 오폭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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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먹으며 대테러전 도왔더니…' 파키스탄 오폭 파문

"폭격은 정확했으나 정보는 그렇지 않았다"

미군이 13일 알카에다의 2인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를 제거하겠다며 감행한 파키스탄 국경 마을에 대한 폭격이 무고한 주민 18명을 숨지게 한 결과만을 낳자 파키스탄 국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파키스탄인들은 그간 미국이 벌여 온 대테러전에 아랍권의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적극 공조해 온 결과가 민간인 학살이냐며 거리로 나서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도 미국 대사를 불러 항의하는 등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과 파키스탄의 대테러전 공조 체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무고한 시민 희생" 공식 항의**

파키스탄의 최대도시인 남부 카라치에서는 15일(현지시간) 시민 1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무고한 시민들에 대한 폭격을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공습이 벌어졌던 북서부 다마돌라 마을 인근에서도 주민 600여 명이 "부시에게 죽음을" 등의 반미구호를 외치며 항의집회를 벌였다. 이 지역에서는 14일에도 수천 명의 주민들이 참가한 항의시위가 벌어졌다.

또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도 80여 명의 시민들이 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인 미군 철수를 촉구하는 항의행진을 가졌다. 다마돌라를 비롯해 라호레, 물탄, 페샤와르 등에서도 미국 국기를 불태우며 거칠게 항의하는 등 시위가 전국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파키스탄 의회에서 강경파로 꼽히는 하룬 라시드 의원은 이번 공격은 "파키스탄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난했다. 이슬람 단체들도 대규모 반정부·반미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알자지라〉 방송은 이날 "계속되는 반미 감정 확산으로 친미 무샤라프 정권이 곤경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론이 험악해지자 파키스탄 정부도 미군의 군사 작전을 맹비난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15일 리안 크로커 파키스탄 주재 미국대사를 불러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에 대한 공식적인 항의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셰이크 라시드 아메드 파키스탄 공보장관은 14일 기자회견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민간인들이 사망한 데 대해 심심한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미국정부에 대해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했다. 아메드 장관은 파키스탄 정부는 공습 받은 마을에 자와히리가 있었다는 정보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폭격은 정확했지만 정보는 그렇지 않았다"**

〈AP〉 〈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번 공습은 알카에다 요원의 은신처 제공책으로 알려진 이슬람교 성직자 2명이 13일 자와히리를 저녁 식사에 초청했다는 정보가 입수됨에 따라, 이날 새벽 그가 은신해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 가옥 3채를 향해 이뤄진 것이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이번 작전을 위해 2주 가까이 알자와히리의 소재를 추적한 후 직접 공습 명령을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정확한 정보에 근거한 정당한 행위였다"고 공습을 두둔하고 있지만 알자와히리의 생사는 물론이고 그가 이 마을에 실제로 숨어 있었는지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체를 수습한 마을 주민들은 "아프가니스탄에 살고 있는 친지들이 이슬람 명절을 맞아 고향을 방문했다가 무고한 죽음을 당했다"며 분노를 터뜨렸다.

익명을 요구한 파키스탄 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미군의 대응이 너무 늦었다. 자와히리가 마을을 빠져나간 뒤 6시간만에 폭격이 이뤄졌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영국의 〈선데이타임스〉는 파키스탄 당국이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시신 4구를 가져갔지만 전반적인 정황으로 볼 때 미군의 오폭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옵서버〉는 "폭격은 정확했지만 폭격의 원인을 제공한 정보가 정확하지 않았다"면서 "미군에 대한 주민들의 반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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