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재판에서 주심 판사를 맡고 있는 리즈가르 아민이 곧 사임할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간) 아민 판사 측근의 말을 인용해 그가 물러날 것을 원한다고 전하고 그렇잖아도 순탄치 않은 재판 과정이 더 큰 혼란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아민 판사의 사퇴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하고 그가 이달 24일에 속개될 재판에서 주심 판사 역할을 한 후 스스로 사퇴의 변을 밝힐 것이라고만 전했다. 〈로이터〉는 아민 판사가 "재판이 너무 어렵다"는 말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민 판사만 얼굴 공개돼**
쿠르드족 출신으로 지난해 10월 19일부터 열린 재판을 주재하며 일약 유명인사가 된 아민 판사가 사퇴를 고심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후세인을 추종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 양측에서 받고 있는 신변의 위협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재판이 시작된 후 후세인 변호인 중 2명이 이미 누군가에게 끌려가 죽임을 당한 상황에서 자신에게 오는 수많은 협박을 감당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또 후세인에 대한 사형 선고가 예정된 재판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것은 친(親) 후세인 세력의 보복 위협 속에서 평생을 살아야 함을 뜻하므로 심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특히 신변 위협을 이유로 모든 판사들과 변호인, 검사들의 얼굴을 가린 채 재판을 진행하면서도 주심 판사인 아민에 대해서만 촬영을 허용해 그의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된 상황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사실상 재판을 배후 조종하고 있는 미국이 아민 판사를 못마땅하게 여겼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아민 판사는 재판에서 후세인과 그의 변호인들에게 말을 너무 오랫동안 할 수 있게 허용해 '후세인에게 변명과 선동의 시간을 준다'는 반(反) 후세인 세력의 불만을 사 왔다. 또 잦은 휴정을 하는 등 뚜렷한 이유 없이 재판을 끌고 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는데 이는 이라크 정부 수립 전에 재판을 마무리하려는 미국을 다급하게 했다.
***시아파-쿠르드 개헌선 못 넘어**
한편 지난달 15일 치러진 이라크 총선에서 다수파인 시아파 블록이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개표가 마무리되고 있는 13일 잠정 집계 결과, 전체 의석 275석 가운데 6석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시아파 블록과 연정 파트너인 쿠르드 연맹의 총 의석은 개헌선인 전체의 3분의 2에서 1~2석 모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소수파인 수니파와 세속 시아파 등이 제기한 선거부정 의혹을 받아들여 국제 검증단의 검토가 진행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최종 결과는 예정보다 훨씬 늦은 내주께 발표될 예정이지만 현재의 잠정 집계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시아파 블록과 쿠르드 연맹 등은 소수 의석을 차지한 일부 정당을 끌어들여 연정을 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파별로 확보한 의석의 잠정 집계치는 다음과 같다.
▲시아파 블록인 통합이라크연맹(UIA) 129석 ▲쿠르드 연맹 52석 ▲이라크화합전선 42석 ▲이라크국민리스트(INL) 25석 ▲이라크 국민대화전선 10석 ▲쿠르드 이슬람연맹 5석 ▲리살리윤 2석 ▲화해·해방블록 2석 ▲애국라피다인당 1석 ▲이라크 투르크멘전선 1석 ▲미확정 6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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