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평화적 핵개발을 계속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3국이 이란 핵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러시아도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아 이란 핵문제가 결국 안보리로 회부될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다.
영국, 독일, 프랑스는 12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3국 외무장관 회담을 열고 이란과의 핵 협상이 종착점에 도달했다며 이란 핵문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3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회담을 마친 뒤 공동성명을 통해 이란 정부가 국제사회와의 관계 개선에 등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우리의 견해로 볼 때 유엔 안보리가 개입할 시점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대해 이란 핵문제를 안보리에 회부하는 것을 결의하기 위한 특별회의 개최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EU(유럽연합)와 이란 간 핵협상은 이제 결렬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고,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정책 대표도 EU는 이란 핵문제를 안보리에 회부하는 것 이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와 미국, 유럽연합(EU), 중국이 오는 17일 런던에서 회담을 열고 이란이 자국 핵농축시설에 대한 유엔의 봉인을 제거하고 활동을 재개한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의 에코 모스크비 라디오에 출연해 러시아는 이란 핵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전했다.
라브로프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그간 이란 핵문제의 안보리 회부를 반대해 온 러시아가 마침내 미국측 입장을 지지할 준비가 돼 있음을 뜻한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란의 핵농축시설 봉인 제거가 국제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이로써 이란이 어떤 숨겨진 군사적 의도를 갖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 하에 있는 나탄즈의 원자력발전소를 비롯해 3곳의 원전 핵농축시설에 붙어 있는 봉인을 제거했다고 빈에 있는 외교 소식통이 12일 밝혔다.
한 서방소식통은 그러나 이란이 봉인은 제거했지만 원전 내에 습기와 침식 현상이 있어 원심분리기를 완전히 재건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이란의 움직임과 관련한 특별보고서를 작성, IAEA 이사회 개최 이전에 유럽국가들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IAEA에 정통한 서방 외교관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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