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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중 김정일, '천지개벽' 상하이 먼저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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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중 김정일, '천지개벽' 상하이 먼저 찾나

러시아 방문설도…'경제협력'·'우호과시' 목적인 듯

중국을 방문중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첫번째 도착지가 지난 2001년 '천지개벽' 발언을 했던 경제도시 상하이인 것으로 알려져 경제협력을 위한 양국간의 협조 체제 구축이 이번 방문의 첫번째 목적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중국을 거쳐 오늘(11일) 러시아를 향해 출발했다"면서 "김 위원장은 중국의 지도자들과는 만나지 않았다"고 보도해 그의 행방에 대한 궁금증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김원기 국회의장의 상하이 일정 취소설도**

상하이 방문설을 제기한 상하이의 한 외교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10일 밤 전용열차편으로 상하이로 이동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현지 시각 10일 오전 7시 신의주 건너편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역에 도착한 뒤 선양(瀋陽)을 거쳐 베이징(北京) 인근 지역으로 간 것 같다"면서 "그러나 김 위원장 일행의 1차 목적지는 베이징이 아닌 상하이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전용열차의 이동경로를 생각할 때 김 위원장은 11일 오전중 상하이에 도착한 뒤 비공식 일정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상하이 체류일정은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부 언론에서는 현재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김원기 국회의장이 베이징을 거쳐 11일 상하이를 찾을 예정이었으나 김정일 위원장이 상하이에 먼저 방문함에 따라 의전상의 문제로 김 의장이 일정을 변경해 광저우를 먼저 가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국회의장비서실 관계자는 11일 "김 의장이 11일 상하이에 갈 예정이었으나 출발하기 하루 전인 7일 일정이 바뀌었다"며 "11일에는 일단 광저우에 갔다가 다음날 상하이로 간 뒤 또다시 광저우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러시아 방문을 위한 '경유 코스'로 중국을 지난다는 것은 여행 경로상 적절치 않고, 김 의장의 방문지가 이처럼 '기형적'으로 변한 것들을 볼 때 러시아 직행설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정부 당국의 판단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인테르팍스〉 통신도 러시아 정부가 김 위원장의 방문 가능성을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천지개벽' 상하이 다시 찾는 속내는?**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을 통해 우선 북한 경제를 급속도로 압박하고 있는 미국의 금융제재를 풀기 위해 중국에 도움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해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의 재개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같은 단기적이고 1차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것 외에도 보다 큰 틀에서 북중 우호 관계의 진전을 과시하고 경제협력을 한층 진전시킨다는 것이 이번 방문의 진짜 목적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정철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 수석연구원은 "북한은 중국과의 우호를 과시하면서 큰 틀에서의 경제협력이라는 실리를 챙길 수 있고 큰 문제가 있을 때 중국을 우선 방문하면서 중국의 체면을 살려주고 경제 개혁도 받아들인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이번 방문의 의미를 설명했다.

중국의 입장에 대해 이 박사는 "9.19공동성명 후 중국은 미국의 대북정책과 무관하게 북중 관계를 진행시킨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정책이 어떻든지 북한을 품고 가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첫번째 방문지가 상하이라는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번 방문의 목적이 경제 개혁의 모델을 구상하고 양국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게 된다.

김 위원장은 2001년에도 전용열차편으로 상하이를 방문해 도시의 발전상을 본 뒤 "상하이가 천지개벽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그 이듬해 경제개혁 조치인 '7.1 경제개선관리조치'를 추진했다.

***후진타오 주석 2개월만에 다시 만나나**

이에 따라 5년만에 다시 상하이를 찾게 되는 김 위원장의 행보가 북한이 향후 경제개혁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갈지를 보여줄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극비리에 이뤄진 것이어서 중국 일정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상하이를 방문한 뒤 베이징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자리에서는 특히 2개월 전 평양에서 가진 후 주석과의 정상회담 때 합의한 경제협력 및 지원 확대의 구체적인 내용들이 깊이있게 협의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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