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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혁명은 이미 시작됐다"

<해외시각> "주류언론은 '권력의 대변인', 진실은 인터넷에"

다음은 호주 출신의 저명한 탐사보도 전문기자 존 필저(John Pilger)의 서방 주류언론에 대한 비판의 글이다.

필저는 이 글에서 이라크전쟁 보도와 관련해 미국 언론보다는 그래도 공정했다는 평가를 받아온 영국 언론, 특히 그 중에서도 BBC에 비판의 화살을 겨누고 있다. 전쟁 이전 BBC 보도의 90%는 사담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했으며, 지난해 4월 미군의 팔루자 공격 때는 현지에 특파원을 파견했으면서도 미군의 학살행위나 백린 등 불법무기 사용을 일체 보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서방의 주류언론은 이제 '권력의 대변인'으로 전락했다면서 이 위험한 세계의 진실을 알고자 한다면 인터넷에서 활약하는 독립언론인들의 활동에 주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이미 뉴스의 혁명의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 글은 당초 영국 잡지 <뉴 스테이츠맨>에 수록됐던 것으로 원문은
http://www.zmag.org/content/showarticle.cfm?SectionID=21&ItemID=9197에서 볼 수 있다. <역자>

***"뉴스혁명은 이미 시작됐다(A News Revolution Has Begun)"**

인도의 작가 반다나 쉬바는 '(권력에 의해) 억압당했던 지식의 반란'을 주창하고 있다. 그 반란이 지금 한창 진행되고 있다. 이 위험한 세계의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수백만의 사람들이 뉴스와 정보의 전통적인 제공자들에게서 등을 돌리고 인터넷으로 향하고 있다. 이들은 주류언론이 절제되지 않은 권력의 대변인으로 전락했다고 믿고 있다. 이라크전쟁의 추악한 진실이 이같은 믿음을 강화시키고 있다.

미국에서는 몇몇 원로 방송인들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위협에 대한 미국정부의 주장을 증폭시키거나 정당화시키는 대신 그 진실성을 검증하고 거짓을 드러냈더라면 이라크 침공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이러한 양심적 고백이 대서양 너머 유럽에서는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영국의 BBC는 1922년 창립 이래 지금까지, 전쟁과 사회적 소요가 일어났을 때는 언제나 제도권을 보호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 왔다. 이번 이라크사태에서도 '우리'는 결코 거짓말을 하거나 중대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모토 아래, BBC는 도시의 파괴나 무고한 민간인의 학살, 우스꽝스러운 괴뢰정부 놀음 등 충격적 진실들을 언제나 보도 대상에서 제외했다.

영국 카디프대학 저널리즘스쿨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사담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에 관한 BBC 보도의 90%는 그의 대량살상무기 보유를 시사했으며, 따라서 "영국과 미국 정부의 언론공작이 (BBC의) 보도방향을 결정짓는 데 성공적"이었음이 드러났다. 또한 동일한 언론공작이, 적어도 아직까지는, 이라크 전장에서 미국과 영국이 불법무기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보도하지 못하도록 원천봉쇄하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된 팔루자에서의 미군의 백린 사용의 경우, BBC의 '뉴스나이트' 프로그램에 따르면 '인터넷상에서 소문'이 떠돈 연후에 지난 10일 미 국무부가 이를 인정했다. 그러나 그것은 소문이 아니었다. 고액의 연봉을 받는 제도권 언론인들을 뺨 칠 정도의 1급의 탐사보도가 낳은 결실이었다. 인터넷 사이트 insomnia.livejournal.com의 마크 크래프트가 잡지 <야전포병(Field Artillery)> 2005년 3/4월호를 비롯한 여러 소스로부터 백린 사용의 증거를 찾아낸 것이다. 그의 발견은 다큐멘타리 영화작가이자 웹사이트 thecatsdream.com의 설립자인 가브리엘레 잠파리니의 작업에 의해 뒷받침됐다.

지난 5월, 데이빗 에드워즈와 데이빗 크롬웰이 medialens.org에 게재한 BBC 보도국장 헬렌 보든과의 문답은 가히 충격적이다. 이들은 보든 국장에게 왜 BBC는 이미 다 알려진 미군의 팔루자학살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는지 물었다. 보든은 이렇게 대답했다.

"(미군이) 팔루자를 공격할 당시 그 도시에 있었던 우리 특파원 폴 우드는 (미군 학살에 관해) 단 한 줄의 기사도 보내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그 자신이 직접 학살을 목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음미해 볼 만한 대목이다. 우드는 미군과 함께 취재에 나섰던("embedded") 기자였다. 그는 미군 학살의 희생자 누구와도 인터뷰하지 않았으며, 미군과는 별도로 독자 취재를 했던 기자들과도 인터뷰하지 않았다. 그는, 이제는 미국 자신도 인정하는 미군의 백린 사용을 보도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불법무기 네이팜탄의 사용에 대해서도 일체 보도하지 않았다. 따라서 BBC 시청자들은 미 해병 제2공수그룹의 사령관 제임스 알레스 대령의 다음과 같은 고상한 발언을 알 도리가 없었다.

"2개의 교량에 접근하면서 우리는 네이팜탄을 발사했다. 불행하게도 그곳에는 사람들이 있었다. (…) 콕핏 비디오를 통해 이들이 불에 타 죽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결코 아름다운 죽음이라고는 할 수 없지. 하지만 장군들은 네이팜탄을 아주 좋아하거든. 대단한 심리적 효과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지."

묻혀져 있었던 마크 크래프트와 가브리엘레 잠파리니의 기사 내용이 <가디언>과 <인디펜던트>에 보도되자 미국은 백린 사용을 실토할 수밖에 없었다. 그 뒤 '뉴스나이트'에 출연한 폴 우드는 미국의 이번 실토가 '미국으로서는 여론전에서의 재앙'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영국 자유민주당 소속 멘지스 캠벨 의원의 다음과 같은 발언을 연상시킨다.

"이러한 무기의 사용은 법적으로는 정당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저항세력에게 선전전에서의 커다란 승리를 안겨주었다."

BBC를 비롯한 영국의 주류언론과 제도정치권은 언제나 이러한 끔찍한 참상을 여론싸움, 홍보전의 관점에서만 바라본다. 한 도시가 폐허가 되고, 부녀자와 어린이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불구가 되며, 의약품이나 식량, 식수마저 끊긴 채 수 만 명이 거리를 방황해야 하는 중대 전쟁범죄행위는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증거는 무수히 많다. 그런데 난민들, 의사들, 인권운동가들, 그리고 몇몇 용기 있는 외국인들이 제공한 증거들은 인터넷상에서만 볼 수 있다. 지난해 4월, 영국의 젊은 법학도 조 와일딩은 팔루자시 내부에서 참상을 직접 목격한 수많은 사람들의 귀중한 증언 모습들을 인터넷에 올렸다. 그녀의 증언 모음들이 너무나 훌륭해서 나는 그것 중의 하나를 내가 편집한 '탐사보도선집'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블레어 총리에게 보내는 서한'을 포함해 동료 줄리아 게스트와 함께 팔루자 내부에서 만든 그녀의 필름은 아직까지 영국 TV에서 단 한 번도 방영된 적이 없다.

또한 레바논계 미국인이며 독립언론인인 다르 자마일의 현장 르포기사들은 내가 읽어본 최고의 기사들이었으며, BBC가 "보지" 못한 수많은 "사실"들을 제시하고 있다. 의사, 지방관리, 피해자 가족들과의 인터뷰는 물론, 또다른 불법무기인 열화우라늄탄, 캠벨 의원이 "법적으로 정당하다"고 주장했던 집속탄 피해자들의 참상도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보라.
dahrjamail.com, zmag.org, antiwar.com, truthout.org, indymedia.org.uk, internationalclearinghouse.info, counterpunch.org, voicesuk.org.
이밖에도 더 많은 사이트들이 있다.

장 폴 싸르트르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발언은 나름대로의 울림을 지닌다. 모든 침묵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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