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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로버트 김, 고국 일정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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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로버트 김, 고국 일정 시작

선영 참배 먼저…8일 DJ 자택 방문도

6일 오후 10년만에 그리던 고국 땅을 밟은 로버트 김(65, 한국명 김채곤) 씨가 7일 전북 익산에 있는 부모님 묘소 참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한국방문 일정에 들어간다. 김씨는 18박19일 간 한국에 머문 뒤 24일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김씨의 부친은 2004년 복역 중 사망했고 모친도 같은 해 7월에 출소한 뒤 가택연금 중 사망해, 김씨는 장남임에도 불구하고 양친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성묘길에는 형제들과 친지들이 동행할 예정이다.

***DJㆍ박근혜ㆍ정세균 등 만나…정부인사 접촉은 없어**

선영을 참배한 김씨는 다시 서울로 올라와 조용기 목사, 김수환 추기경 등을 만난 후 경기고 동창인 김동건 씨가 진행하는 <KBS>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에 출연해, 고국으로 돌아온 심경과 한국정부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을 예정이다.

이어 김씨는 8일 오후 5시 김대중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한다. 김 전 대통령은 대통령후보 시절인 지난 1997년 김씨의 미국 자택을 방문해 가족들에게 용기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5년간 재임하는 동안에도 한국정부는 김씨의 석방이나 감형에 대해 미국정부를 설득하는 데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기에 이날 만남은 묘한 느낌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9일에는 한나라당을 찾아 박근혜 대표를 만나고 이후 열린우리당을 방문해 정세균 당의장을 만날 예정이다. 김 씨는 그러나 정부측 인사들과 별도의 접촉을 가질 계획은 없다.

김씨는 한양대(8일)와 연세대(9일)에서 특강을 하고 여러 지인들과 만난 뒤 20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저서 <집으로 돌아오다>의 작가 사인회를 연다. 그는 이어 고향인 여수와 예전에 살았던 서울 장충동을 찾아가고 청계천을 둘러보는 등 10년 만에 찾은 조국에서 향수를 달랠 계획이다.

***"초등학생부터 칠순 할머니까지 나를 지켜줬다"**

이에 앞서 김씨는 입국할 때 인천공항에서 "한국정부에서 파견한 무관과 연관된 일이고 나라를 위한 일이었는데 정부가 '개인 간의 일'로 축소하고 무시를 한 것은 지금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정부에 대한 섭섭함을 내비쳤다. 그는 이번 방한기간 중 정부측 인사와 만나는 일정을 잡지 않은 것에 대해 "지금까지 계속 마이동풍(馬耳東風)이었는데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했다.

김씨는 입국성명에서 "그동안 잃은 것도 많지만 더 많은 것을 얻었다"면서 "초등학교 학생의 돼지 저금통부터 칠순 할머니의 후원금까지, 그리고 감옥소에서 받은 수많은 위문편지들이 지금까지 나를 지켜준 버팀목이었다"며 자신에게 성원을 보낸 동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김씨는 이어 "저는 분명히 스파이도 아니었고 한국 정부가 고용한 사람도 아니었다"고 밝힌 뒤 "하지만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그는 또 "자유의 몸이 된 이 순간 미국이나 한국 정부를 원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입국장에서는 1996년 김씨로부터 정보를 넘겨 받았던 백동일 예비역 대령이 나와 김씨와 뜨거운 포옹을 나눠 주변 사람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백씨는 "선생님, 죄송합니다"라며 김씨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고 울먹였고, 김씨는 "이제 다 잊고 앞만 보고 갑시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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