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노인들, 세상에서 모두 사라지다**
이제 세상에는 노인들이 단 한 명도 남지 않았다. 65세 이상 노인들이 한꺼번에 자취를 감춰버린 것이다. 자식들과 같이 살던 노인도, 쪽방에서 힘겹게 연명하던 노인도, 사이좋게 살던 노부부도, 최고급 실버타운의 부유한 노인도, 무료양로원의 가난한 노인도, 치매요양원에서 인생의 마지막을 보내던 노인도, 한끼 점심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무료급식소 앞에 줄서 있던 노인도, 모두 동시에 그리고 완전하게 사라져버렸다.
넘치는 실종신고에 경찰 업무는 마비됐고, 신문과 방송은 연일 특보를 내보내며 수선을 떨었다. 갑작스레 효자 효녀가 된 사람들은 눈물 콧물 섞어가며 부모님을 그리워하고 자신들의 불효를 고백했다. 온 나라가 눈물바다로 변했고 엄청난 충격에 휩싸여 휘청거렸다. 그러나 슬픔은 얼마 못 가 사라지고 대신 노인들이 남기고 간 집과 땅과 재산을 놓고 자녀들 간에 싸움이 일어나기 시작했으며 여기저기서 칼부림하는 사태도 이어졌다.
그러나 곧 세월은 흐르고 어느덧 노인이 사라진 세상에 적응이 된 사람들은 이제 모두 편안해 보였다. 솔직히 너나 할 것 없이 홀가분하고 행복해 보이기까지 했다. 노부모 부양의 고민도, 허리가 휘는 수발 걱정도 깨끗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노인복지 예산은 젊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수정 배분됐고, 노인복지관과 양로원, 요양원은 모두 어린아이들과 청소년, 중장년층을 위한 여가시설로 옷을 갈아입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아무 문제 없이 편안히 잘 살아가던 사람들이 갑자기 알 수 없는 불안에 휩싸인 것이다. 내 부모님도 어느 때가 되면 말 한마디 없이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눈앞에서 자취를 감춰버리는 것 아닐까? 그럼 나도 노인이 되고 나서 어느 날 가진 것 모두 내려놓고 갑자기 사라져 버린단 말인가?
사람들의 불안은 걷잡을 수 없는 공포로 이어졌고, 너도 나도 노인이 되지 않을 수 있는 길을 찾아 헤매는 지옥 같은 나날이 시작됐다. 그제야 사람들은 지난 시절의 노인들을 기억해냈다. 젊음이 주인인 세상에서 거추장스럽고 무거운 짐이었던 그들을 찾아내야, 그들이 간 곳을 알아내야, 앞으로 우리의 삶이 어떻게 될지를 알아낼 텐데….
***"모두들 노년이 된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싶어 해"**
1990년대 초반에 7여 년간 일하던 CBS 아나운서직을 그만두고 15년째 노인복지 분야에서 활동해 온 유경(45) 씨가 최근에 펴낸 <마흔에서 아흔까지>라는 책에서 풀어놓은 상상이다. 유 씨는 "노인이 하늘에서 떨어진 거 아니다. 너희들도 안 죽으면 여기에 와. 지금 노년의 삶의 조건을 향상시키면 나중에 젊은 세대가 그 영화를 누리는 거야"라는 70대 어르신의 읊조림을 전한다. 그러면서 그는 "많은 젊은이들이 나이듦과 노년을 외면하고 싶어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40~50대들은 보통 '내 아이 기르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노인 부양에 내 노후 문제까지 신경 써? 어휴, 관둬라 관둬'하는 마음이 있어요. '그냥 지금 사는대로 살아가면서 저축이나 좀 하면 되겠지'하죠. 노년을 내 삶의 문제로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거죠. 노후엔 최소 4억이 필요하다느니, 해외여행까지 하려면 10억은 필요하다느니 하는 언론보도를 보는 건 스트레스죠."
유경 씨는 특히 돈이면 행복한 노년이 저절로 보장되는 것처럼 이야기되는 사회풍조에 대해 우려했다. 노인복지의 현장에서 수많은 노인들을 지켜본 그가 느끼기에는 "돈이 행복한 노후를 위한 충분조건도 아닐 뿐더러 그렇게 많은 돈을 준비할 수 있는 사람도 얼마 안 된다"는 것이다.
"이제는 젊은 세대가 노년의 문제를 내 삶의 문제로 느끼고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합니다. 노년이 공포가 되지 않도록 말이죠. 노인들이 일을 하고 자원봉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노년에 취미생활을 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젊었을 때부터 그렇게 할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해야 가능한 일이죠."
1990년대부터 노인복지 분야에 종사해 온 유경 씨는 노년을 둘러싼 세태변화를 확실히 느낀다.
"우선 각종 노인복지시설의 수가 부쩍 늘었어요. 노후준비에 대한 중장년층의 관심도도 크게 높아졌지요. 예전에는 강의 요청도 주로 노인대학에서 왔지만 이제는 중장년층에서도 점점 더 많이 와요. 재취업과 노후준비에 대한 강의 요청이죠. 피부로 느껴져요."
***"말 붙이니 이렇게 좋아하시는 어르신 모습에 짠해…"**
10월 26일 오전 9시. 유경 씨가 성동종합복지관에 모여든 20여 명의 케어복지사 과정 수강생들에게 자신이 느끼는 우리나라 노년의 문제와 노년과 관련된 세태를 이야기하자 수강생들 대부분이 공감하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케어복지사는 노인을 돌보는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된 민간자격이다. 케어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은 낮 시간대에 치매노인을 돌보는 시설이나 노인들을 위한 요양원 등에 취업할 수 있다.
케어복지사 과정 수강생들은 '주위 노인 관찰하고 말 붙여보기'라는 숙제를 실습으로 한 뒤 그 과정에서 자신이 느낀 바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발표를 하는 수강생이나 듣는 수강생이나 눈빛이 진지하긴 마찬가지였다. 수강생 중에는 40~50대 여성이 가장 많았지만 간간이 20~30대 여성도 보였고, 남성도 두어 명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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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 때문에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았어요. 솔직히 냄새가 좀 나데요. 용기를 내어, 옆에 앉아 계신 할머니에게 지나가는 말처럼 '어디 가세요?'하고 물었죠. 당황스러울 정도로 너무 좋아하시더라구요. 그때부터 쉴새없이 말씀을 하시더군요. 건너편 자리에 앉아 계시던 할아버지도 말을 걸어주길 바라는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시는 거예요. 마음속으로는 그 할아버지에게도 '건강은 어떠세요'하고 여쭙고 싶었지만, 그러다가는 집에도 못 가겠다 싶어 인사만 드리고 지하철에서 내렸어요."
"버스 안에서 80대로 보이는 한 할아버지가 우체국을 찾으시더라고요. 운전사를 포함해 버스 안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정류장을 가르쳐드렸는데도 믿지 못하고 자꾸 다시 물어보는 거예요. 나중엔 운전사도 짜증을 내더군요. 그 할아버지는 왜 그리 다른 사람 말을 믿지 못하시는지 이해가 안 됐어요."
수강생들 가운데 대다수는 사소한 말 걸기 하나에도 너무나 기뻐하는 노인들의 모습에 뿌듯하고 짠한 기분을 느꼈다고 토로했지만, 일부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노인의 행동을 이야기했고, 어떤 이는 노인이 사과를 먹다가 기도가 막히는 바람에 순식간에 죽는 모습을 목격했던 과거의 경험담을 털어놨다.
이어 유경 씨가 '노년의 특성'에 대해 강의하기 시작했다.
"노년의 가장 큰 고통은 빈곤, 즉 경제적 문제이고, 두 번째가 건강, 즉 몸이 아프다는 문제이고, 세 번째는 역할이 없다는 것, 즉 할 일이 없다는 문제이고, 네 번째는 고독과 소외입니다. 자식이 보험이 아닌 세상이 되어 이제는 생존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젊은 사람들은 점점 노인을 자신과 동등한 존재로 대하지 않고 그저 짐으로만 여기고 있어요. 경제활동인구가 자꾸 줄어드는 상황이기도 하니 노인들을 뒷방에서 끌어내야 합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은퇴 시기를 늦추고, 일에 대한 우리의 인식 또한 바뀌어야 합니다."
여기저기서 '맞아, 맞아'하는 속삭임이 들린다. 강의를 듣던 김인자(47) 씨는 "성당에서 자원봉사를 하다가 흥미가 느껴져서 이곳에 왔는데, 듣다 보니 만만찮은 일인 것 같아 좀 두렵다"며 멋적게 웃었다. 권순옥(50) 씨는 "케어복지사가 되지 못하더라도 강의를 들으며 내 노년을 준비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허은영(41) 씨는 "얘기를 들어보면 케어복지사는 간병인과 다를 게 없는 것 같다. 간병인이라면 병원에서도 무시받는 일이 많은데, 직업으로 갖기엔 약간 망설여진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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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세대별 '노년 이해 교육' 필요하다"**
유경 씨는 "지난 15년 간 노인복지시설 등 양적인 면에선 노인복지가 확대됐다고 하지만, 노인복지 정책이 여전히 '빈곤노인' 중심이다. 게다가 사회복지사에 대한 처우 또한 열악해 노인복지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인력이 길러질 기회가 제한돼 있다"며 "아직도 복지사라고 하면 전문가가 아닌 '무급 봉사자'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급격하게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지만 노인은 더불어 살아가야 할 사람이기보다는 부양과 지원의 대상이자 사회적 짐이라고 보는 시각이 여전히 지배적이라는 것이다.
유경 씨는 또한 "한국처럼 속도가 빠르고 젊은이들 중심의 사회에서는 세대별로 노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치원 아이들한테는 왜 할아버지 이마에 주름이 많은지, 초등학교 아이들에게는 왜 할머니가 의치를 끼는지, 중고교생들에게는 사람의 노화는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해 체계적으로 이해시킬 필요가 있어요. 그러나 단순한 커리큘럼만으로는 안 되죠. 만나고 소통해야 합니다."
유경 씨는 실제로 초등학교의 방과 후 교실, 중학교 특기적성 교실의 포크댄스반 등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와 손자, 손녀 세대와의 만남을 시도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엔 서로 어색한 분위기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서로를 배워가며 가까워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서로 같이 살아가는 존재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면 우리 사회에서 노인들은 딴 나라 사람들이 될 겁니다. 나는 평생 안 늙을 것 같죠? 그러나 나이듦과 싸워 이기는 장사 있습니까?"
<박스시작>
***"멋있는 노년은 스스로 만들어야지"**
"나이 들면 물론 돈이 중요하죠. 그런데 늙어가면서 마음가짐을 바로 가져야 가진 돈도 잘 쓸 수 있지. 돈은 두 번째야. 돈 없이 잘 사는 노인도 있지만 돈이 있어도 못 사는 노인도 많거든."
대한민국 노인들의 사정과 속내를 적나라하게 그려낸 <아름다운 노년을 위하여 (2000)> <실버들을 위한 유쾌한 수다(2003)>을 연달아 펴내고 현재 KBS 라디오의 <출발! 멋진 인생>에서 노년상담 코너에 출연 중인 고광애 씨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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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중반을 넘어선 자신을 노년이 아닌 '신중년'이라 부르는 그는 영화 <바람난 가족>을 만든 임상수 감독의 어머니이자 90대 노모를 모시는 '노노(老老)부양'의 실례이기도 하다. 출산과 육아를 위해 1년 남짓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경험이 있는 그는 품안의 자식들이 다 제 갈길을 찾아나선 50대 어느날 문득 "자식들만 바라보고 살아온 나 자신이 두려웠다"고 했다.
"50대 이후에 집중적으로 노년에 관한 공부를 했지. 연구라고까지 이름 붙이긴 뭐해도 독서 수준을 넘어서는 공부였지. 그때 친구들이 코웃음쳤어요. 어차피 늙는 거 공부하나 안 하나 늙는데 뭣하러 공부하냐고. 근데 내 생각은 어차피 늙는 거라면 준비하고 즐겁게 맞이하자는 거지. 일, 취미생활, 건강도 그렇고. 혼자서 잘 지내는 연습도 그렇고."
"돈 없이도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부자 노인들이 보통 교만한 경우가 많아요. 돈이면 다 된다는 거야. 손자들한테도 몇 백만 원짜리 장난감도 사주고.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손자손녀하고 진정한 교류가 없으면 그것도 사줄 때뿐이야. 그리고 돈 많은 노인이 있는 집 치고 분쟁이 안 일어나는 경우가 별로 없어요. 자식들이 어지간히 똑똑치 않으면 다 유산을 바라거든."
고 씨는 '회심(回心, 마음을 돌려먹음)'을 강조했다. "한마디로 나이 먹어서는 젊었을 때처럼 아등바등하지 말고 좀 고상하고 초연하게 마음을 돌리라는 거죠. 이건 남자들이 특히 필요한데, 우리 시대는 남자들이 바깥 일만 해야 잘난 남자잖아. 늙어서 집에 들어오면 자기 자리가 없는거야. 엄마와 자식들은 똘똘 뭉쳐 있고. 고독하고 슬프지. 잔소리만 늘어나. 내 친구들만 해도 영감 잔소리 때문에 다 죽으려고 해(웃음). 퇴직하고 시간은 많은데 할일은 없으니 짜증이 나고 우울증에 걸리는 노인들이 많아요. 늙기 전에 공부도 많이 하고 자기는 늙어서 뭐를 할지 고민을 많이 해야 해."
고 씨는 '젊은 세대'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젊은이들이 "노년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거였다.
"노인들이 자기 늙는 것을 모르기도 하지만, 젊은 애들이 노인 모르는 건 말도 못 해요. 홀로 된 부모는 배우자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지. 이성들 찾고 생각하는 거 노인들도 여전하더라구. 재혼은 아니지만 천하 없어도 애인은 있어야 된대, 아니 갖고 싶대! 하다못해 나이 들어도 돈 많은 할아버지가 인기있고, 젊고 예쁜 할머니가 인기 있다니깐. 너무 똑같아요."
"늙으면 호기심이 없어진다지만 호기심도 개발할수록 길러지는 것 같다"는 고씨는 "지금도 신문 4개 보랴, 영화보러 다니랴,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아 바쁘다"고 했다. 요즘 그의 화두는 '죽음'이다. 어차피 맞이하는 늙음이라면 기꺼이 맞자는 생각의 연장선상이다.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한 달에 한번 있는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죽음회' 모임에 가야 한다며 잰걸음을 옮기는 그에게 "활기찬 모습이 멋져요. 해주신 말씀에 공감이 가네요"라고 말해주었다. 그러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그럼, 나 화성에서 온 사람 아니야!"
<박스 끝>
<새 박스 시작>
***유경 씨가 말하는 '노년의 유형'과 '일 잘하고 잘 놀기 위해 배워야 할 10가지**
노년이 되면 달라지는 것을 중심으로 보면 노년의 특징을 10가지로 간추려볼 수 있다.
1. 몸이 변한다.
2. 시각·청각·미각·후각이 전체적으로 둔해진다.
3. 기억력이 많이 떨어진다.
4. 노년에도 사랑과 성이 존재한다.
5. 우울증 경향이 늘어난다.
6. 융통성이 없어지고 경직성이 증가한다.
7. 자꾸만 과거를 돌아본다.
8. 친숙한 물건에 대한 애착이 심해진다.
9. 자기중심적이 되기도 한다.
10. 그러나 노인이라고 다 같지는 않다.
유경 씨는 "마지막 열 번째가 중요하다. 우리는 흔히 어르신들을 '노인'이라는 하나의 범주에 가두려고 하지만, 아이들이나 청소년이 각기 다 다른 것처럼 어르신들도 다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가 말하는 대표적인 노년의 유형 10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열혈 청년형: 나는 늙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에게나 다른 이에게나 계속 강조하며, 하던 일에서 절대 물러나려 하지 않는 유형.
2. 무감각형: 살아 온 날들이 워낙 신산스러워 아무런 희망도 의욕도 없는 유형.
3. 산타클로스형: 자신의 돈, 시간, 정성, 재능, 마음을 주위에 골고루 나눠주는 유형. 자원봉사를 많이 한다.
4. 조로(早老)형: 어차피 늙어갈 인생, 별 거 있겠냐며 지레짐작으로 노년을 앞당겨 맞아들이는 유형. 남은 인생에 대한 계획도 청사진도 있을 리 없다.
5. 응석형: 자녀, 친구, 주위사람에게 끊임없이 어리광을 피우며 자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유형.
6. 밑빠진 독형: 돈 욕심, 자식 욕심이 너무 강해 '고생해서 키웠으면 이 정도는 받아야지' 하며 욕심을 못 버리는 유형.
7. 겨울나무형: 군살도 욕심도 없이 마음을 비우며 누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묵묵히 깨끗하게 인생을 마무리하는 유형.
8. 내 마음대로 형: '나를 따르라'형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돈 있고 힘 있는 노인들 가운데서 흔히 발견된다. 스스로가 대화의 기회를 차단해 외로움만 남는 경우가 많다.
9. 답답형: 무슨 일이든 자기 방식밖에 모르며 늙음이 자격증이라고 생각하는 유형. 노년의 외로움은 따놓은 당상이다.
10. 잘 익은 열매형: 자신의 노화를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유형. 잘 익은 열매를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남에게 나눠주기도 하지만 안으로 파고드는 성찰로 자기 내면을 성숙하게 만들어 주위 사람들의 귀감이 되기도 한다.
독자들은 어떤 유형의 노년을 맞이하고 싶으신지? '일하는 노년을 위해 기억해야 할 10가지'와 '노년에 잘 놀기 위해 배워야 할 10가지'가 소개한다.
***일하는 노년을 위해 기억해야 할 10가지**
1. 노년기의 일은 생존의 문제와 직결돼 있다.
2. 일을 통해 쓸모 있는 존재임을 확인할 수 있다.
3. 일은 노년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4. 노년에 일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현재를 살게 하기 때문이다.
5. 일을 통해 우리는 사람을 만난다.
6. 노년에도 일을 하려면 철저한 자기평가가 필요하다.
7. 일에서 은퇴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8. 남은 인생동안 무엇을 하며 살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9.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찾으면 인생이 행복하다.
10. 자원봉사는 멋지고 아름다운 노년생활을 책임진다.
***노년에 잘 놀기 위해 배워야 할 10가지**
1. 내게 맞는 취미와 여가활동을 찾자.
2. 어떤 활동이든 꾸준히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3. 여가활동도 일찍부터 배우고 훈련한 사람이 잘한다.
4. 혼자 하면서도 여럿이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이 좋다.
5. 배우자와는 따로 하다가 같이 하다가 하는 것이 좋다.
6. 혼자 놀기를 즐겨라.
7. 다른 세대와 어울리자.
8. 내 식대로 즐긴다.
9. 사회적 여가에 눈을 돌리자.
10. 취미나 여가활동을 배우는 데 너무 늦은 때란 없다.
유경 씨는 "역시 죽을 때까지 사람을 지탱해주는 것은 사랑과 일"이라며 "그 누구도 나를 위해 일거리를 찾아주지 않으므로 스스로가 팔을 걷고 나서서 할 일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노는 것도 배워야 잘 놀 수 있다"며 "노년기에 불가피하게 부여받게 되는 여가를 어떻게 즐길 것인지에 대한 그림을 미리 그려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두번째 박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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