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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외교 방일 전격결정…'적절치 않다'더니

27일 가기로…'오락가락 외교' 논란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유감의 뜻으로 '분위기상 적절치 않다'던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일본 방문이 전격 결정돼 갑작스런 입장변화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일주일도 안 돼 입장돌변**

외교통상부는 반기문 장관이 마치무라 노부타카 일본 외상의 초청에 의해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일본을 공식 방문한다고 24일 발표했다. 반 장관 자신도 이날 낮 유엔한국협회의 제60회 기념오찬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에 방일이 결정됐다"면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문제는 반 장관이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 참배 다음날인 지난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방일에 대해 "정확한 (방문)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나의 방일을 추진하는 건 분위기상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한 지 불과 엿새 만에 정반대의 결정을 내렸다는 점이다.

반 장관이 일주일도 안 돼 갑작스럽게 입장을 번복하자 외교가에서는 곧바로 '오락가락 외교' 혹은 '굴욕외교'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2002년 4월 야스쿠니에 대한 고이즈미의 두 번째 참배 후 중국은 국가정상은 물론 중요 지도자 간 상호교류를 끊었던 것과 달리 우리 정부는 일본에 대해 너무 저자세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나왔다.

더군다나 반 장관의 방일이 결정됐다는 사실이 국내 언론은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일본 <NHK>를 통해 오후 1시에 먼저 공개된 것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외교부 "경위·배경 더 이상 묻지 마라"**

이같은 비난이 쏟아지자 외교부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외교부 당국자는 "반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적절치 않다'는 언급을 한 것은 당시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상당히 심각한 분위기란 걸 (일본측에)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그러나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종합적으로 여러 측면을 검토한 결과 한일 외교당국자간 협의체제를 유지하는 게 좋다고 판단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이 당국자는 "직접 가서 우리의 분명한 입장을 전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종합적인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며 "국내 정치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는 건 틀림없으나 우리 입장을 가서 전달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대응수위가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 당국자는 "야스쿠니 참배 문제에 대한 한중의 대응은 조금씩 달랐다"며 "우리는 정상적인 교류를 유지하면서 직접 만나 분명한 입장을 전달하는 방식을 취해 왔다. 중국의 방식을 따르는 게 좋다 나쁘다는 것은 가치판단의 문제로, 중국의 조치와는 관계없이 우리는 독자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 장관 방일일정도 '이제부터 논의'**

그러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비판의 목소리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분위기다.

신사참배 직후 '오늘 이후로 한일정상회담에 대한 고려는 없다'던 청와대의 강한 어조, 일본의 적절한 조치가 없다면 대응수위를 낮춰서는 안 되다던 국민여론 등에 비춰볼 때 이날의 결정은 너무나 갑작스러운 돌변이기 때문이다.

반 장관의 방문일정에 있어서도 NHK 인터뷰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게 아무 것도 없다는 점도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반 장관과 고이즈미 총리의 만남 여부에 대해서도 "촉박해 결정한 사항이라 지금부터 논의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확정된 일정은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만 답했다.

그는 이어 "(방일 결정이 내려진) 경위와 배경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물어보지 마라"면서 이와 관련한 더 이상의 언급을 회피했다.

그는 '굴욕외교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라도 가면 뭔가 얻을 게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면서 "야스쿠니 참배 문제에 대해 직접 장관이 가서 우리 입장을 얘기하는 게 필요하다는 관점, 다른 역사인식을 실천하는 것만이 미래 한일 협력관계보다 중요하다는 걸 일본인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관점, 당장 6자회담 진전방안 모색의 관점에서 추진했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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