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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연형묵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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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연형묵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사망

91년 '남북기본합의서' 합의 주역…김정일 최측근

북한 연형묵(73)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22일 낮 12시 10분 불치의 병으로 사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1990년대 초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북측 수석대표(당시 정무원 총리)로 정원식 남측 대표와 남북기본합의서에 합의해 남측에도 잘 알려진 인물인 연 부위원장은 북한이 체계적으로 키워낸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 1세대로 김정일 위원장의 각별한 신임을 받아 온 최측근이었다.

***2004년 췌장암 수술…당 창건 60주년 행사에도 참석**

국방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부고에서 "당과 수령에 대한 뜨거운 충성심과 높은 실력을 지니고 오랜 기간 우리 당의 위업을 받들어 온 연형묵 동지를 잃은 것은 우리 당과 인민에게 있어서 큰 손실"이라며 사망 소식을 전했다.

부고는 이어 "연형묵 동지는 당과 혁명에 대한 끝없는 충실성과 조국과 인민에 대한 헌신적 복무정신, 혁명적 원칙성과 겸손한 품성으로 우리 당의 높은 신임과 인민의 사랑을 받았다"며 "당과 조국과 인민 앞에 세운 공적은 길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북한은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을 위원장으로 당-정-군 간부들이 총망라된 49명의 국가장의위원회를 구성했다. 연 부위원장의 발인식은 24일 오전 8시로 예정됐다.

장의위원회는 "고 연형묵 동지의 영구는 평양시 보통강 구역 서장 구락부에 안치돼 있다"며 "고인과 영결하기 위해 찾아오는 조객들은 10월 2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맞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연형묵은 누구인가**

1931년 11월 함경북도 경원군에서 태어난 연 부위원장은 당 중앙위 부부장과 부장, 정무원(현재 내각) 부총리와 총리 등을 역임했으며 1998년 9월 최고인민회의 제10기 1차회의에서 국방위 위원으로 선출된 데 이어 2003년 9월부터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해 왔다.

'혁명 유자녀' 출신으로 김일성이 '아들 처럼' 키운 것으로 알려졌고, 김일성을 '목숨을 걸고' 따른 데다 체격까지 좋은 탓에 만경대혁명학원을 마친 후 곧장 김일성 호위병으로 차출됐다. 그 후 체코 프라하공대에 유학, 테크노크라트로 길러져 김정일식 '실용주의'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했다고 평가된다.

김일성이 생전에 그를 보고 '사람을 함부로 깎아 내리지 않고 아첨하지 않는 제대로 된 간부'라고 극찬한 일화가 유명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체제에서도 "북한 내에서 김정일에게 직언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연형묵뿐"이라는 평가까지 있었다.

1990년대 말 한때 자강도 당책임비서로 임명되어 '김정일과의 불화설'과 '좌천설' '노선갈등설' '사망설' 등이 나왔으나 '강계 정신'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화려하게 재기했다. 일부에서는 '좌천과 재기'가 아니라 김정일이 고난의 행군 시기 '모범 창출'을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자강도에 내려보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강계 정신은 중소형 발전소 건설을 통해 전력난 해결방법을 제시하는 등 경제난을 극복키 위한 '90년대식 천리마운동'을 뜻한다.

췌장암으로 2004년 11월 러시아에서 수술을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지난 10일 열린 당창건 60주년 열병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남북관계와 북한 내 권력주도에는 큰 영향 없을듯**

정부 당국과 북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의 사망이 남북관계와 북한 내의 권력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북한 전문가는 "연 부위원장이 최근 수년 간 지병으로 실질적으로 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에 자신의 정치적 곤경을 감수하면서도 김정일 위원장에게 충성을 다했다는 점에서 그 동안 상징적인 위상을 인정받아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그에 대해 정부가 공식적으로 조의를 표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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