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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성희롱 예방' 대상(大賞)감?

여성가족부 '상 수여'에 '교수 성희롱' 알리던 학생들 '당혹'

서울대학교가 20일 여성가족부로부터 '제2회 공공기관 성희롱 예방 대상(大賞)'을 받는다.

성희롱예방상은 입법ㆍ사법ㆍ행정등 58개 국가기관과 250개 지자체, 1만739개 학교, 352개 공직 유관단체를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실적'을 심사해 여성가족부가 수여하는 상이다. 대상(1), 우수상(1), 장려상(3) 등 총 5개 기관이 받는 이번 수상식에서 우수상은 충남 홍성군, 장려상은 연세대 등이 각각 받는다.

***온라인 성희롱 예방 교육 프로그램 등 자체 노력 평가**

여성가족부는 19일 브리핑을 통해 "서울대는 자체 '온라인 성희롱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학내 구성원을 교육했고, 1억 원 예산 지원을 받는 별도 독립기구인 성희롱ㆍ성폭력 상담소가 '재발 방지를 위한 가해자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온라인 성희롱ㆍ성폭력 예방교육 프로그램은 한 자리에 모여 '성희롱 예방 강사'의 강의를 받도록 강제하기 힘든 대학 특성을 고려해 서울대가 2002년 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10월 완료한 프로그램으로 성희롱의 기본개념, 유형, 대처방법, 구제절차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참여자는 온라인상에서 교육받은 뒤 학습 평가에서 80점 이상 나와야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

구체적인 성희롱ㆍ성폭력 사건으로 상담소에 접수돼 가해자 교육 프로그램을 받은 사람은 지난해 5~6명으로 가해자는 회당 1시간씩 5~10회에 걸쳐 개별교육을 받았다.

***"서울대가 수상?" 교수 언어성폭력 조명했던 학생들 '당혹'**

그러나 이 소식에 얼마전 강의 중 교수의 언어 성폭력 사례를 수집해 '으랏차차! 강의실 뒤집기' 소책자를 펴낸바 있던 서울대 여성운동·연구모임인 관악여성모임연대 등 학생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소책자에는 '가슴이 작은 여자는 브래지어가 필요없다', '외모도 수준 이상인데 한번 발표해보라', '경북 안동지방에서는 제사 때 여자들 입을 창호지로 틀어막는다는데 우리 수업에서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처녀라는 명성을 믿고 같이 잤는데 알고 보니 처녀가 아니었을 경우 그 명성을 믿은 사람을 보호하려는 것이 상표법'이라는 등 학생들이 체험한 교수들의 다양한 언어 성폭력 사례가 수록돼 있다.

퍼그(21, 영어교육)라고 별칭을 밝힌 모니터링 참가자는 "서울대가 상을 탔다니 당황스럽다"며 "학교 측이 성희롱 예방에 힘쓰고 있다는 게 학생들로서는 별로 체감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다른 기관보다 서울대에 특별히 더 성희롱ㆍ성폭력이 만연돼 있다기보다는 오히려 학내 구성원들이 이를 문제시할 수 있는 여력과 의지가 있기 때문에 들춰지고 있는 걸로 봐야 한다"며 여성가족부가 서울대에 성희롱 예방 대상을 주는 것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서울대 성희롱·성폭력상담소 하혜숙 전문위원은 "이번 학생들의 수업 모니터링 자료집은 대학 사회의 여러가지 활동의 일부분"이라며 "어떤 기관이든 성희롱을 둘러싼 논란은 있는 만큼, 각 대학이 개선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냐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수상에 대해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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