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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후세인 재판' 오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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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후세인 재판' 오늘 시작

체포 22개월만의 일…개정후 연기 가능성 높아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19일 마침내 법정에 선다. 후세인은 이날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4시) 자신의 집권시절인 지난 1982년 바그다드 북쪽의 시아파 마을인 두자일에서 143명의 주민 학살을 지시한 혐의로 특별법정에 선다. 이번 재판의 피고인은 후세인을 비롯해 3명의 핵심참모, 4명의 옛 바트당 지역책임자 등 모두 8명이다.

후세인에 대한 재판은 지난 2003년 12월 13일 그가 체포된 후 22개월 만이며, 이라크 헌법에 관한 국민투표가 시행된 지 나흘만이다. 아랍 지도자가 자신의 국민들에게 저지른 '범죄'를 이유로 재판정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을 통해 유죄가 입증될 경우 후세인은 최고 '교수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후세인은 이외에도 1991년 걸프전 이후 쿠르드족 및 시아파 봉기의 유혈 진압, 집권 30년간 정적 살해, 1983년 쿠르드 바르자니부족 학살, 1974년 종교지도자 살해, 1990년 쿠웨이트 침공, 1988년 할랍자 마을 쿠르드족 독가스 학살 등 6개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 자주 설 전망이다.

한편 이란 정부는 18일, 후세인이 1980~88년의 이란ㆍ이라크전쟁 동안 이란 국민들에게 숱한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이에 관한 기소장을 이라크 특별법정에 보냈다고 밝혔다. 자말 카리미라드 이란 법무장관은 이날 "외무부를 통해 기소장을 이라크측에 보냈다"면서 "이란 국민 전체가 원고이며 앞으로도 후세인의 범죄에 관한 문서들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후세인은 이란ㆍ이라크전쟁과 관련해서는 기소되지 않았으나 이란측은 후세인의 이란 침공 자체가 범죄행위라는 입장이다.

심리가 진행될 법정은 과거 후세인 전 대통령이 외국 지도자들로부터 받은 선물을 보관하던 장소에 마련됐으며, X-레이 검색대, 안구 및 지문 스캐너 등 철저한 보안시스템을 거쳐야 입장이 가능하다. 증인의 신변 보호를 위해 증인대는 커튼으로 가려지며 취재진, 입회인석은 방탄유리로 법정과 분리된다. 또한 재판을 맡은 판사 5명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는다.

첫 공판을 하루 앞둔 18일 후세인을 90분간 면담한 변호인 칼릴 알-둘라이미는 "그의 사기는 아주, 아주, 아주 높다. 그는 비록 불법적 재판을 받고 있지만 매우 낙관적이며 자신의 무죄를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둘라이미는 이어 특별법정의 '불법성'을 지적하면서 심리를 3개월간 연기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늘 지적했던 것처럼 특별법정의 정통성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며 "특별법정이 헌법에 위배되고 정통성을 가진 이라크 대통령을 심판할 권리가 없음을 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판 첫 날 재판부에 122개 항목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더욱 철저하게 변론을 준비하고 아랍 및 서방 변호인들이 변호인단에 합류할 수 있도록 심리 연기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 소식통들은 비록 그 기간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변호인이 심리연기를 요청해 오면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해 후세인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19일 시작되자마자 곧바로 휴정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국제적 인권단체들은 이번 재판이 '승자의 심판'으로 귀결될 여지가 있다며 특별법정의 정통성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영국의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이번 재판의 공정성을 검증하기 위해 3명의 참관단을 바그다드에 파견했다면서 후세인에게 유죄가 선고된다 하더라도 그의 처형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단체는 성명을 통해 "이번 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이는 이라크의 장래 인권 상황에 결정적 중요성을 갖는다"고 밝혔다.

한편 후세인 추종세력은 재판을 이틀 앞둔 지난 17일 한 인터넷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점령군에게 죽음의 총알과 포탄을 퍼부어 지도자에게 경의를 표하자"며 미군 및 이라크정부에 대한 공격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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