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천정배식 투명한 지휘로 검찰 독립성 강화"

한나라 "단죄 받을 것…천정배-김종빈 동반사퇴해야"

동국대 강정구 교수 파문과 관련해 김종빈 검찰총장이 14일 천정배 법무장관의 불구속 수사지휘를 수용하고 사퇴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 대해 열린우리당은 "합리적이고 바람직하게 마무리됐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우리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마무리" **

전병헌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천 장관의 지휘서신은 검찰의 수사권을 훼손하거나, 강 교수에 대한 수사를 제한하려는 것이 전혀 아니었다"고 강조하며 "과거 은밀하고 비공식적으로 이뤄지던 검찰 지휘 관행이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되는 계기가 돼 오히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이와 관련해 천 장관 해임건의안을 검토 중인데 대해서는 "우리당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전체 다수가 동의하지 않고 있는 한 학자의 학문적 입장에 대한 수사 절차상의 문제로 검찰총장의 진퇴까지 거론되는 것 자체가 매우 바람직스럽지 않은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졸렬하고 유치한 색깔공세를 사죄하고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김 총장의 결정과 관련한 별도의 입장 발표를 하지 않기로 했다.

민주노동당 홍승하 대변인도 "김 총장의 현명한 판단에 박수를 보낸다"며 환영을 표했다.

홍 대변인은 "이후 검찰수사에서도 강 교수의 학문적 주장에 대해 폐지돼야 마땅할 국보법이 적용될 일은 없어야 한다"며 "아울러 이후에도 강 교수 주장에 대한 동의 여부를 떠나 사회 역사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 보다 성숙된 논쟁이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검찰 스스로 독립성 훼손" **

반면, 검찰의 거부권 행사를 기대해 온 한나라당은 '국가정체성'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울산에서 재선거 유세 중이던 박근혜 대표는 이정현 부대변인을 통해 "지금 이 나라가 커다란 정체성의 위기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검찰은 소중한 검찰의 중립과 독립을 스스로 훼손했다"고 검찰의 결정을 비난했다.

박 대표는 "안보의 최후보루인 법무부와 그것도 법무부장관이 지휘권을 발동해서까지 강정구 교수 구하기를 한 것은 이 나라의 정통성과 체제를 정면에서 부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온 국민이 통탄하고 분노하고 절망할 것을 천정배 법무부 장관과 김종빈 검찰총장은 이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여옥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김 총장은 자리를 보존하기 위해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내던져 검찰의 명예를 사망케 했고 천 장관은 건국사상 최초로 검찰에 지휘권을 발동해 이 나라의 법치주의에 치명상을 입혔다"며 "대한민국 국민의 분노로 단죄를 받고 역사적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대변인은 "천 장관은 국민의 단죄가 무섭고 이 나라 이 민족 앞에 수치스러운 이름으로 남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자진사퇴하고 김 총장 역시 지금이라도 지휘권을 거부하고 깨끗하게 물러나야 한다"며 천 장관과 김 총장의 동반사퇴를 요구했다.

이날 박 대표와 함께 울산으로 내려간 강재섭 원내대표, 김무성 사무총장 등 지도부는 현지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오는 17일 의총을 열어 천 장관의 해임 건의안 제출을 포함한 관련 대책을 강구키로 했다.

나경원 공보부대표는 또 "다음 주 중 국회 법사위를 긴급 소집해 관련 사항을 따져 묻겠다"고 말해 국회 내 공방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이낙연 원내대표 역시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켜야 할 검찰총장이 정치인 장관의 부적절한 수사지휘를 수용한 것은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법무장관은 수사지휘권 발동이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부적절한 처사였음을 인식해야 한다"며 '도의적, 역사적 책임'을 강조하면서도,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위법한 것은 아니고 그것을 검찰이 수용한 터에 법무장관 해임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본다"며 한나라당의 해임 요구에는 동의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