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는 13일 "연석회의는 어쩐지 겉치레 이벤트로 느껴지는 것이 솔직한 심경"이라며 여권에서 새로 제안한 사회적 합의기구인 '국민대통합 연석회의'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
***"현충원도 5.18 국립묘지도 함께 안고 가야 할 대한민국의 역사"**
강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 나라, 대한민국 국민들의 자긍심에 상처 주지 않는 것이 통합이고, 대한민국을 피와 눈물과 땀으로 지킨 분들의 고귀한 뜻을 받드는 것이 대통합"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특히 "강정구 교수 구하기에 총동원되는 정권, 이 나라 법질서를 뿌리째 흔드는 법무부 장관, 나라를 지키신 순국선열들을 모욕하는 일부 세력들이야말로 국민 대통합을 저해하고 있다"며 강 교수 불구속 수사 지휘 과정에서 보여준 여권의 태도에 비난을 퍼부었다.
강 대표는 "역사를 편향된 시각으로 재단해서 국민을 분열시켜서도 안 된다. 국립현충원도, 4.19 국립묘지도, 5.18 국립묘지도 다 안고 가야 할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라며 "'50% 대한민국'은 안 된다. '100% 대한민국'으로 가자"고 말했다.
***"외부인사로 구성된 '국회 윤리감사원' 만들자" **
강 대표는 '국회의 솔선수범'을 강조하면서 "우선 국회 윤리특위 내에 신망 높은 각계 인사들로 구성된 '윤리감사원'을 둘 것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와 관련해 대통령 추천 2인, 대법원장 추천 3인, 국회의장 추천 2인으로 구성된 '윤리감사원'을 신설하고 국민들이 문제가 있는 의원들에 대해 윤리심사를 요구할 수 있는 '윤리심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회 윤리특위 혁신방안'을 마련하고 이번 정기국회 중 국회법 개정에 착수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또 "내년 국회예산 중 '경상경비 10%'를 스스로 삭감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의 '선거제도 개선특위' 제안에 거부**
강 대표는 이 밖에도 "다른 나라는 미래를 향해 질주하고 있는데 우리는 과거로, 과거로만 후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서부터 경제, 사회, 과학, 환경, 에너지, 가족 문제 등 미래의 모든 분야를 정확히 예측하고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국가미래전략청'의 설치를 제안했다.
강 대표는 또 "이제는 민간의 효율성을 공기업에 접목시켜 경영효율성을 드높이는 개혁의 발판을 만들 때"라며 국회 차원의 '공기업 개혁 특별위원회'의 설치도 제안했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유연하고 원칙 있는 대북정책을 추진하겠다"며 남한의 파주에서 개성공단을 포함한 북한의 해주를 연결하는 '남북한 통일경제특구'의 추진을 제안했다.
강 대표는 이 밖에 이번 정기국회 중점 추진과제로는 △규제혁파를 법률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한 특별조치법 △유류세, 법인세 인하 등을 포함한 감세 방안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민생 3법 △교육 선진화 3대 입법 등을 들었다.
강 대표는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이 전날 제안한 '선거제도 개선특위' 설치와 관련해서는 "지역주의 해소를 포함해 우리 정치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먼저 교통통신망의 발달 등 엄청나게 달라진 국토여건과 생활상을 반영하는 행정구역 개편부터 검토하자"고 거부의사를 밝혔다.
강 대표는 또 "대통령에게 집중된 과도한 권력을 분산시켜야 한다. 새로운 시대정신을 반영하기 위한 개헌논의는 필요하다"며 개헌논의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말해, 그 시기를 내년 지방선거 이후로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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