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북한군 격멸과 북한정권 제거를 목표로 하는 공격용 '작전계획 5027'을 수정하고 최신화하기로 지난 2002년 12월 양국 국방장관이 서명한 후 2003년 12월 새로운 작전계획 작성을 완료한 것으로 밝혀졌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10일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한미연합사의 작전기획을 위한 대한민국 국방장관과 미합중국 국방장관의 군사위원회에 대한 전략기획지침'을 공개하고 "모든 대북 공격용 작전계획을 폐기하라"고 주장했다.
<사진1: 전략기획지침 문건>
***작계 5027, 대통령 재가 없이 국방부 독자 작성?**
2003년 11월에 열린 제35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 회의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전략기획지침에 따라 한미 국방부가 2003년 12월 말 '작전계획 5027-04'의 작성을 완료할 예정이었다.
2003년 미국의 안보전문 사이트인 '글로벌 시큐리티'(www.globalsecurity.org)'는 '작전계획 5027-04'에는 이라크전쟁에 사용됐던 것과 같은 정밀 폭격기술을 활용해 특정 목표를 공격하는 방안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고 밝힌 바 있다.
권영길 의원이 이날 공개한 문서는 글로벌 시큐리티가 공개했던 '작계 5027' 작성 계획을 이준 당시 국방장관과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이 서명한 것으로 공식 문서로는 처음 확인된 것이다.
전략기획지침 4조에는 "대한민국에 대한 공격을 결정적으로 격멸하기 위해 UNC/CFC 작전계획 5027을 수정 및 최신화한다"며 작전계획의 목표를 ▲북한군 격멸 ▲북한정권 제거 ▲한반도 통일여건 조성이라고 규정함으로써 이 계획이 대북 공격용임을 명시하고 있다.
권 의원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게 "작전계획의 완성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것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는지, 그리고 국방부의 독자적인 판단에 의해 작성된 것인지, 대통령의 재가에 의한 것인지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권 의원은 또 "위험천만한 '작계 5027-04'를 작성한 것은 한미 양국이 내세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남북의 화해협력에 역행하는 것일 뿐 아니라 동족인 북한에 대한 군사적 공격계획을 숨겨 왔다는 점에서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며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정밀타격용' 5026, '전면전용' 5027, '급변사태 개입용' 5029**
또 전략기획지침 3조에는 '북한의 화생방·미사일 능력과 지휘·통제 체제의 파괴와 무력화를 목적으로 하는 작전계획 5026을 2003년 7월까지 수립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권 의원은 "한미 국방부는 이에 따라 2003년 7월 작계 5026의 작성을 완료했다"며 "이는 미국이 2차 북핵위기의 군사적 해결방안의 하나로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과 주요 군사거점에 대한 '정밀타격 계획'을 실제로 추진했으며 이에 대해 한국정부도 합의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이어 "미국이 도입하는 정밀타격용 첨단무기와 한국이 현재 도입을 추진 중인 F-15K, 공중급유기, 합동정밀직격폭탄(JDAM), GPS 유도폭탄 등은 작전계획 5026에 따른 정밀타격 능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략기획치침은 또 '작전계획 5026의 목적은 작전계획 5027 또는 개념계획 5029로의 전환 가능성에 대해 준비한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이는 대북 정밀타격용 '작계 5026'이 북한정권 제거 등 전면전을 위한 '작계 5027-04'와 북한 내부의 소요사태, 정권붕괴, 내전, 대규모 탈북 등 급변사태에 개입하기 위한 '개념계획 5029'로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서로 전환될 수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권 의원은 이와 관련 "이 세 가지 계획은 한미연합사 작계의 순환고리"라 지적하고 "작전계획 5026의 폐기와 함께 개념계획 5029의 보완·발전도 즉각 중단하고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통일 "군사기밀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권 의원의 이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군사기밀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며 입장표명을 거부했다.
정 장관은 "국방부, 군 당국에 질의해야 실효성 있는 답변을 얻을 것"이라며 "군사기밀로 분류된 것을 통일부 장관을 상대로 질의하면 책임 있는 답변도 할 수 없고 통일부에서 군사기밀을 확인할 수도 없다"고 거듭 말했다.
정 장관은 "통일, 외교, 안보를 총괄하는 위치는 NSC 상임위원장인 내가 아니라 대통령"이라며 "NSC 상임위원장은 현안을 협의조정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재차 삼차 답변을 거부했지만 권 의원도 물러서지 않았다.
권 의원은 "전략기획지침을 공개하는 것은 국익에 절대적으로 보탬이 된다는 판단에서"라며 "6자회담이 진행 중이고 남북관계가 원만한 때 이같은 지침과 계획을 폐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고민 끝에 공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작전계획이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최종 재가를 거치지 않고 국방부장관의 전결사항으로 처리되고 있는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작전계획 수립의 위험성을 통제할 수 없다"며 대통령의 최종 재가를 받는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침략전쟁 없고, 미 선제공격론도 우리정부 동의 필요"**
그러나 정 장관은 '전시작전권을 환수해야 한다'는 김원웅 한나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침략전쟁은 존재하지 않는다. 방어계획만 존재할 뿐이다"고 잘라 말했다.
정 장관은 "지금 한반도는 핵을 중심으로 평화와 관련한 과도기적 이행기에 있다"며 "전쟁과 평화의 갈림길에서 참여정부가 평화쪽으로 진전을 시켜 왔는데 과거의 작전계획을 들어 이 문제를 이슈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우리쪽이 대한민국이라면 이해하지만 미국이 갖고 있는 작전계획은 대북 침략계획의 성격이 있다"며 "이 문제를 우리가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전시작전권을 환수해야 한다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미국도 북핵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천명한 바 있다"며 "침략계획이 존재하지 않거니와 선제공격론 같은 게 우리 정부의 동의 없이 결단코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박스기사>
(제목) 작전계획 관련 주요 일지
- 1974년, 작계 5027-74 처음 작성
- 1993년, 북핵 1차 위기시 (태평양사) 작계 5026 작성
- 1994년, 작계 5027-94 : 한미연합군의 원산상륙작전 포함
- 1994년 3월 25일, 이병태 국방장관이 국회에서 이전의 수세적 방어 전략에서 공세적 방어 전략으로 전환 공표
- 1996년, 우발적 상황에 대비한 우발계획(CONPLAN) 5028 작성 : 94년 평시 작전권 환수 후 우발상황 발생시 전·평시 판단문제 발생, 한국 합참이 담당. (미 태평양사는 96년 이후 자체적으로 CONPLAN 5028 발전)
- 1996년, 작계 5027-96 : 일본을 미군 전초기지로 사용하는 계획 포함
- 1998년, 작계 5027-98 : 기존 방어개념에서 벗어나 북한 정권제거를 목표로 북한군의 전쟁기도가 포착되면 주요 군사목표를 선제타격한다는 내용, 김정일 정권의 완전 붕괴를 위해 북한과의 전면전 지향
- 1999년 12월, 개념계획 5029-99 작성 : 북한의 내부정변, 대규모 소요사태, 정권의 붕괴, 대량난민사태 등 급변사태시 군사적 조처 포함
- 2000년, 작계 5027-00 : 미국이 한반도 전쟁시작 초기에 북한의 기간시설 공습에 초점, 윈-윈 전략으로 미국이 중동과 한반도의 동시전쟁 가정하에 병력과 무기배치 재검토
- 2002년, 작계 5027-02 : 김정일 암살작전 및 북한의 대량살상 무기에 대한 공습작전 개념 포함, 미국의 신안보독트린에 따라 한국과 상의없이 북한과 전쟁 가능내용 포함.
- 2002년 11월 6일, 페이스 미국방부 정책차관이 이준 국방장관 만나 작계 5026 수립 필요성 제기
- 2002년 12월 5일, (유엔사/연합사) 작계 5026 발전 및 작계 5027-04 수정·최신화 추진합의 : 작계 5026은 1차 북핵위기가 고조되던 1993년 미태평양사령부에 북한의 핵시설 초정밀공습을 위해 작성되어 계속 발전
- 2003년 3월 4일, 글로벌 시큐러티(www.glovalsecurity.org)에서 작계 5027 관련 내용 공개
- 2003년 7월 21일, 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는 럼스펠드 장관이 북한 군부를 교란해 정권 붕괴를 노린 작계 5030 작성 지시했다고 보도, 이는 태평양사령부의 독자적인 작전계획으로 북한 공군의 항공연료 소진방안, 비축식량·군수물자 소진방안, 북한의 재정망 교란방안 등 다양한 저강도 작전 포함.
- 2003년 7월, 작전계획 5026 완성 : 북한 핵·미사일 시설과 지휘·통제시설 파괴·무력화 목적, 작계 5027 및 개념계획 5029로의 전환 대비
- 2003년 11월, MCM시 미측이 개념계획 5029-99 개정 필요성 제기
- 2003년 12월, 작전계획 5027-04 완성 : 정밀폭격기술을 활용, 특정목표를 공격하는 방안과 북한 미사일 공격 대비 MD체제 구축방안 포함.
- 2004년 8월 7일, 북 조평통"작계 5027-04는 정밀유도무기와 최첨단 군사장비에 의한 속전속결 기도, 공화국에 대한 선제공격기도"주장
- 2004년, (합참/연합사) 작계 5029-05 초안 작성
- 2004년 10월 5일, 박진 의원이 국방부 국감에서 글로벌 시큐러티를 인용 작계 5026은 대북 선제공격을 상정한 것이며, 작계 5029는 북한 붕괴를 상정한 것으로 작계 5026과 연계될 수 있다고 주장
- 2004년 11월 11일, 노회찬 의원이 대정부 질의에서 "미2사단 재배치는 작계 5027-04와 같은 맥락"이라고 주장
- 2005년 1월, 작계 5029-05 추진 중단(NSC 상임위 결정)
- 2005년 4월 15일, 한겨레신문이 작계 5029-05 협의 중단 사실 보도
- 2005년 5월 15일, 워싱턴 포스트가 미국의 CONPLAN 8022-02 수립 보도 : 북한핵에 대해 족집게 공습, 특수부대투입 핵시설 장악, 핵무기 사용공격을 포함하는 선제공격계획(2002년 구상, 2003년 11월 완성, 2004년 6월 승인)
- 2005년 6월 4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시 개념계획 5029의 작계화는 중단하되, 최신화·보완에 합의
- 2005년 6월 7일, 송영길 의원이 개념계획 5029와 작계 5029 차이에 대해 질의
- 2005년 10월 21일, 제37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에서 합의되는'한·미연합 전략지침'을 기초로 합참과 연합사가 공동으로 개념계획 5029 작성 예정
- 1999년 12월, 개념계획 5029-99 작성 : 북한의 내부정변, 대규모 소요사태, 정권의 붕괴, 대량난민사태 등 급변사태시 군사적 조처 포함
- 2002년 11월 6일, 페이스 미국방부 정책차관이 이준 국방장관 만나 작계 5026 수립 필요성 제기
- 2002년 12월 5일, (유엔사/연합사) 작계 5026 발전 및 작계 5027-04 수정·최신화 추진합의 (북한 핵·미사일 시설과 지휘·통제시설 파괴·무력화 목적, 작계 5027 및 개념계획 5029로의 전환 대비)
- 2003년 7월, 작전계획 5026 완성
- 2003년 11월, MCM시 미측이 개념계획 5029-99 개정 필요성 제기
- 2003년 12월, 작전계획 5027-04 완성 : 정밀폭격기술을 활용, 특정목표를 공격하는 방안과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MD체제 구축 방안 포함.
- 2004년, (합참/연합사) 작계 5029-05 초안 작성
- 2005년 1월, 작계 5029-05 추진 중단(NSC 상임위 결정)
- 2005년 6월, 한미 국방장관 회담시 개념계획 5029의 작계화는 중단하되, 최신화·보완에 합의
- 2005년 10월 21일, 제37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에서 합의되는'한·미연합 전략지침'을 기초로 합참과 연합사가 공동으로 개념계획 5029 작성 예정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제공
<박스기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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