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이제부터가 시작…우리 정부 과제 많아"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이제부터가 시작…우리 정부 과제 많아"

[베이징 6자회담] 전문가들의 긴급 진단

6자회담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로써 2002년 10월에 시작된 제2차 북핵 위기가 3년만에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회담 참가국 모두는 이번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우리 정치권도 일제히 긴급 성명을 발표해 타결을 환영했다.

그러나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이번 타결은 문제 해결의 시작일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폐기하고 미국과 관계정상화를 이뤄 정상국가로 나아가는 데에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평가다.

<프레시안>은 6자회담 타결에 대한 전문가들의 논평을 들어봤다.

***<서동만 상지대 교수>**

막판까지 쟁점이 타결이 안 돼 우려가 컸는데 내용을 보니 상당히 적극적인 내용들이 많이 포함돼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합의를 이룬 것 같다.

이번 공동 선언문의 기조는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다. 이에 대해 6개국이 전부 인정하는 표현이 들어갔다. 10여년에 걸친 핵문제 타결의 기준과 원점을 비핵화 선언에서 찾은 데에 의미가 있다. 그 선언은 과거 남북 양자간의 합의였는데 그걸 6자가 합의하는 쪽으로 확대한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북측의 평화적 핵 이용권 문제도 비핵화선언을 토대로 해결될 수 있고, 고농축 우라늄의 검증 문제의 해결 근거도 거기서 찾을 수 있다. 상당히 지혜로운 길을 열어놨다.

따라서 북핵 문제에 대해 남한측이 발언권을 가질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로드맵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번 합의는 소위 '출구론'에 따라 목표만 설정해 놓은 것이다. 구체적으로 뭘 교환할 건지 타임스케줄을 정해야 하는데 여기서 한국측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

또 하나는 일본의 역할이 추가됐고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합의문에 북일 국교정상화 문제가 들어간 것은 회담의 다음 라운드에서 아주 중요한 추진력이 될 것이다. 6자회담이 이뤄지는 데에는 북일 간의 평양선언이 중요한 역할을 했었는데 이번 회담때는 '방해나 안 했으면...'하는 식으로 소극적인 역할밖에 못했다. 그러나 이제 다시 평양선언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경수로 문제는 일단 북한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포함시킨 것 같다. 추후에 얘기한다는 점에서 북미 간의 이견이 여전히 있어 보이긴 하지만 그런 식의 표현으로 봉합한 것 같다.

합의문의 이면에 있는 내용들과 관련해서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합의문에 '유엔헌장'이 포함된 것은 북한의 인권 문제와 미사일 문제를 뜻하는 것 같다. 이것이 북미 국교정상화에 새로운 조건이 될 수 있다. 즉, 협상이 구체화되면 미국이 그 문제를 들고 나와 새로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은 북미 국교정상화는 인권과 미사일 문제가 해결돼야 가능하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남측의 전력지원 문제는 북측이 아직은 경수로로 대체한다고 명시적으로 표명한 적이 없고 남측의 제안으로 명기가 돼 있어 합의 단계는 아닌 것 같다. 북측은 일단 확보는 해 놓은 거지만 경수로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박순성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한국과 중국이 노력을 많이 했다. 북한과 미국도 파국을 피하려는 노력을 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

공동성명(joint statement)은 합의라고 볼 수 있지만 '정치적 구속력'에 더 무게중심을 둔 다소 불완전한 합의다. 경수로 문제에 대해 완전한 결정을 보지 못했고 핵의 평화적 이용권 문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두 가지 점을 주목해야 한다.

하나는 왜 완전한 합의가 아닌데도 합의를 볼 수밖에 없었냐는 문제다. 북미가 이 상황에서 회담을 깰 수도 없었고 합의 자체를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북한과 미국 모두 국내외적으로 압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른 한 편으로 합의가 불완전하다는 것은 미국내 네오콘들이나 북한 강경파, 한국 보수주의자들이 불만을 나타낼 수 있다. 이런 위험에 주의해야 한다.

두 번째는 앞으로 6개국, 특히 한국 정부의 몫이 크다는 점이다. 93년 북한이 핵비확산조약을 탈퇴하고 94년 10월 제네바 합의가 있기 전까지도 그 중간에 수 차례의 위기와 진전이 공존했다. 북한과 미국은 파국을 피한다는 이번 합의의 취지를 존중하면서 미국은 북한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고 북한도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기 위한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바로 이 점에서 우리 정부가 북한과 미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아쉬운 점은 핵 폐기 문제와 경수로는 남-북-미가 논의하고 평화체제는 4개국이 한다는 식의 구체적인 일정이 나와 있지 않은 점이다. 제5차 6자회담의 날짜도 정해지지 않았다. 북미간에 실무 협상을 한 후에 6자회담을 한다는 식의 북미간의 기본틀이 없어 아쉽다. 마무리가 된 느낌이 아니다.

***김근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잘 된 일이다. 핵문제가 해결되는 원칙적 방도와 포괄적 내용이 담겨 있어 상당한 의의가 있다고 본다. 2년 반 동안 서로 신경전을 벌이고 대결했던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북핵 문제의 해결에는 대화와 타협밖에 없다는 것을 북한과 미국 모두가 합의했다는 점에서 우선 의의가 크다.

앞으로 구체적인 논의의 과정에서 이견도 있겠지만 오늘의 합의가 향후 협의 과정에서 구속력 있는 길잡이가 된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북한과 미국이 나름대로 많은 양보를 한 것 같다.

오늘의 공동문건은 '말 대 말'의 합의 도출이다. 따라서 이렇게 말로 합의한 것을 어떻게 행동으로 옮길 것인가가 중요하다. 그 점에서 아직 정확하지 않은 부분이 많다.

시퀀스, 즉 순서의 문제도 남아 있다. 북한과 미국이 서로 줄 것을 확인했지만 언제 어떻게 줄 것인가에 대한 것이 빠져 있다. 그러나 그것이 한계라기보다는 앞으로의 과제라고 하는 게 더 맞는 말이다. 이번이 마지막 타결이라면 그 모든 것이 담겨 있어야 하는데, 이번 타결은 최종 타결문이 아니라 첫 번째 타결문이기 때문이다.

이것에 기초해서 논의를 시작하는 거다. 말 대 말의 합의 도출이라서 말로 합의한 걸 실질적으로 어떻게 행동으로 옮길 것이냐, 즉 행동으로 할 것인가가 아직은 정확하지 않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