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 제공의혹 수사와 관련해 부산지검과 무소속 현영희 의원이 치열한 신경전을 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검찰의 판단과 현 의원의 진술이 극명하게 갈리는 탓이다.
검찰은 주변인 조사와 확보된 증거 등을 통해 현 의원이 조기문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위원장을 통해 현기환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공천대가로 3억원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 의원은 조씨에게 활동비 명목으로 500만원을 전달했을 뿐이고 이는 공천헌금과 거리가 멀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은 현 의원을 잇달아 소환해 자정을 넘긴 고강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6일에는 14시간에 걸친 밤샘조사를 하고 다음날 새벽에 돌려보냈고, 17일 소환 때는 무려 15시간에 걸친 고강도 조사를 한 뒤 다음날 오전 1시쯤 귀가시켰다.
검찰은 또 1차 소환 때 제보자인 전 비서 정동근씨와 대질신문을 하며 현 의원을 압박했다.
특히 2차 소환 때는 남편인 임수복 ㈜강림CSP 회장을 함께 불러 자금의 출처를 캐는 등 압박수위를 한층 높였다.
그러나 현 의원은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며 시종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돈 전달에 사용된 쇼핑백 사진을 보고도 "나는 모르는 것"이라고 잡아떼고,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 친박(친박근혜)계 인사에게 차명으로 후원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몰랐다. 비서가 멋대로 한 것"이라며 김을 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현 의원이 이미 확인된 팩트(사실)조차 부인하고 심지어 검사의 질문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는 검찰의 볼멘소리까지 흘러나왔다.
검찰은 이에 따라 휴일인 19일에도 오전 10시부터 현 의원을 불러 고강도 조사를 시작했다.
현 의원을 15시간이나 조사하고 내보낸 지 불과 33시간만이다.
그동안 "악의적 제보자의 말에 농락되고 있다. 진실은 곧 밝혀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던 현 의원도 이 같은 검찰의 격앙된 분위기를 감지한 듯 19일에는 "검찰조사에 열심히, 적극적으로 응하고 있다"면서 말을 아꼈다.
이처럼 검찰과 현 의원이 치열한 신경전을 펴자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아직 현 의원의 입을 열게 할 결정적인 증거를 내놓지 못한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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