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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파라오' 무바라크 대통령 5선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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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파라오' 무바라크 대통령 5선 확정

이집트의 '무늬만 민주화'…부자 권력세습도 노려

사상 최초로 복수 후보가 출마한 직선제 대통령 선거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현 대통령이 압승해 5선이 확정됐다. 이렇게 6년을 더 집권하면 그는 30년간 집권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낮은 투표율과 전국적인 부정선거로 '무늬만 민주화'였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무바라크가 머지않아 아들에게 권력을 세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이집트의 민주화는 아직도 먼 길임을 입증했다.

***'투표율 23%'는 무어을 의미하는가?**

이집트 대통령 선거관리위원회(PEC)는 지난 7일 치러진 대선에서 국민민주당(NDP) 후보로 출마한 무바라크 대통령이 88.6%를 득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위 득표자는 아이만 누르(41) 알-가드당 후보로 7.3%의 지지를 받았으며, 3위는 2.8% 득표에 그친 노아만 고마(71) 알-와프드당 후보였다고 맘두흐 마레이 선관위원장이 밝혔다.

무바라크의 득표율은 당초 현지 언론들이 부분적인 개표 결과를 근거로 추정했던 것보다 높았으나 투표율은 사상 최저인 23%로 정부와 집권당의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선관위 "부정선거는 경험 미숙과 과욕 때문"**

지난 대선까지 의회가 추천한 단일후보를 놓고 찬반을 물었던 이집트가 최초로 복수 후보를 허용하고 직선제를 실시했으나 투표율이 이처럼 낮게 나타나자 민주주의적 정통성과 선거 결과의 신뢰성을 두고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 최대야당인 알 와프드당은 이같은 낮은 투표율이 "무바라크 정권의 개혁 작업에 대한 실망을 반영한다"고 꼬집었다.

부정선거에 대한 비난도 거세다. 2위를 차지한 누르 후보는 출구조사를 토대로 추정한 결과 자신의 득표율이 선관위 발표의 4배 이상인 30~38%로 파악됐다고 주장하며 투개표 과정의 부정 의혹을 제기하고 재투표를 촉구했다.

그는 유권자 매수, 향응 제공, 투표 강요, 가짜 기표용지 투입 등의 각종 부정행위가 저질러졌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의혹이 제기된 부정선거 사례들이 경험 미숙과 과욕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재투표 요구를 기각했다.

***'80세가 되면 권력 세습' 가능성 높아***

야권이 특히 반발하는 점은 권력 세습의 가능성 때문이다. 77세의 고령인 무바라크가 머지않아 자신의 아들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준다는 게 이집트 내의 소문이다.

지난 5월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차기 대선부터는 창당 5년 이상, 상하원 의석 5% 이상을 차지한 당만이 후보를 낼 수 있는데, 집권당이 의석의 95% 이상을 장악하고 있어 무바라크의 차남 가말이 나온다면 손쉽게 세습을 이룰 수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향후 이집트 정계의 핵으로 떠오른 가말은 카이로 아메리칸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카이로 지점에서 근무했고 런던에서 10년간 투자회사를 운영했다.

영국식 양당 정치에 흥미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이집트를 방문할 때 반드시 만나고 갈 정도로 미국으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무바라크 부자의 '천년왕국'은 희망사항에 불과할 뿐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직선제를 처음 맛본 이집트 국민들이 더 이상의 장기 집권과 권력 세습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일간 <알-하야트>는 9일 "이번 대선에서 자유주의를 맛본 야권과 시민들이 추가 개혁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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