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한나라당, 야성이 아니라 이성을 회복하세요"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한나라당, 야성이 아니라 이성을 회복하세요"

[기자의 눈] 한나라당 추태 릴레이…이번엔 장관에게 욕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추병직 건교부 장관을 향해 욕설을 퍼부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정두언 의원, 건교부 장관 향해 "이 ×××야" **

사연은 이렇다. 정 의원과 추 장관은 지난 23일 예결위 회의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서울 뉴타운 개발을 두고 설전을 벌이던 중, 추 장관이 먼저 "정 의원은 이 시장의 대변인이냐"며 날을 세웠다. 이에 흥분한 정 의원이 "당신 지금 여기서 뭐라고 했냐"며 언성을 높였고, 추 장관도 지지 않고 "당신이 뭐냐"며 반격했다.

추 장관과 정 의원이 공히 흥분해 벌인 회의 중 설전은 일부 의원들이 혀를 차긴 했지만 '오십보백보'의 해프닝으로 넘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정 의원이 회의장에서 덜 삭힌 분을 장외에서 풀면서 문제가 커졌다. 정 의원은 회의장 밖에서 다른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자신에게 말을 거는 추 장관을 향해 "가, 이 ×××야"라며 욕설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추 장관이 자꾸 쫓아와서는 종잡을 수 없는 얘기를 하기에 '사과하는 거냐'라고 물었더니 '잘못한 게 있어야 사과하지…'라고 하기에 한마디 했다"고 변명했지만 그 '한마디'가 욕설이었다는 점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 뒤 정 의원의 뒷처리도 가관이다. 정 의원은 29일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물론 이 일에는 저 자신의 불찰이 크다. 한마디로 말 해서 미친 ×는 건드리는 것이 아닌데…" "장관이 그렇게 나오면 그 자리에서 어떻게 해서라도 그를 굴복시켜야 했는데…"라며 반성은 커녕 '더 세게 나가지 못해 아쉽다'는 식이었다.

정 의원이 이 글을 통해 당 의원들에게 건넨 '고언'은 "탄핵의 공포에서 벗어나 우리도 야성을 키우자"는 것이었다. "이렇게 무기력하게 있다가는 죽었다 깨어나도 정권 못 찾아온다"며 위기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사소한 홀대에 사라지는 '뱃지'들의 이성 **

반대를 위한 반대에 익숙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여권을 향한 비판의 날도 많이 무뎌진 듯한 한나라당이 진정한 '야성'을 회복한다면 한나라당이 즐겨하는 표현대로 '국민이 함께 기뻐할 것이다'.

그러나 정 의원의 방식은 곤란하다. 정 의원과 추 장관의 설전 직후,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은 "언론과 야당에게 대들어야 출세하기 때문에 정부 인사들이 '당당 노이로제'에 걸렸다"고 정 의원 편을 들었지만, 한나라당 역시 노이로제에 시달리고 있음을 이번 사건이 입증하고 있다.

바로 '깍듯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노이로제인데 이 탓에 '야당이라' 홀대를 받았다 싶으면 욕설로라도 만회하고 마려는 근성이 생긴 것이다. 정 의원 이전에 지역상공인들을 향해 맥주병을 던진 곽성문 의원이나 이재정 민주평통 부의장 얼굴에 맥주를 끼얹은 박계동 의원의 예에서도 문제의 발단은 '야당이라 무시받는다'는 식의 피해의식이었다.

정 의원이 그토록 강조하는 '정권'을 찾아오기 위해서 한나라당이 먼저 회복해야 할 것은 '야성'이 아니라 '이성'이다.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사소한 '홀대'에도 이성은 오간 데 없어지는 상황에서 야성만 남아 있으면 그게 바로 야수가 아닌가.

정 의원부터 '뱃지'를 달았으니 대접을 하라는 권위의식은 접고, 국민을 받들겠으니 '뱃지'를 달아달라던 후보 시절 자신의 카랑카랑한 일성을 떠올리며 조용히 이성을 회복해야 할 때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