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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수 부회장 소환…홍석현 대사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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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수 부회장 소환…홍석현 대사의 운명은?

'미국 장기체류' 가능성도…<중앙> 소유구조 변화 주목

검찰이 9일 오후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하면서 그 동안 불법도청에 모아졌던 이른바 'X파일'의 실체규명 움직임이 다시 '이건희-이학수-홍석현' 세 사람의 구체적인 행위와 이를 통한 정-경-언 유착의 실체 쪽으로 돌아설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언론계는 특히 검찰이 소극적이나마 세 사람을 피고발인 자격으로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자 벌써부터 홍 대사의 귀국 여부와 중앙일보 복귀 문제에 대해 갖가지 추측을 내놓으며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앙 내부 "홍 대사, 또다시 검찰 불려 다니면 재기 불능"**

중앙일보는 'X파일' 사건의 파장이 불법도청 과정에 대한 진상규명 쪽으로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데에다, 홍 대사가 사건 발발 나흘만인 지난 7월 25일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고 28일엔 홍보공사를 통해 "한국사회가 올바른 길로 가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 나로 인해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한다"는 말을 전한 뒤 언론의 관심사가 '홍석현'과 '중앙일보'를 비켜가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9일에는 표정이 바뀌었다. 중앙일보의 한 고위간부는 "세 사람의 소환 여부를 언급한 검찰 관계자가 어느 정도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인지가 중요하다"면서도 "사태가 꽤 유동적인 상황으로 바뀌었다"며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또 "결국 중앙일보가 X파일의 격랑 속으로 다시 빨려 들어갈지의 여부는 홍 대사가 귀국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중앙일보 내부에서도 홍 대사가 3주 휴회에 들어간 6자회담이 끝나고 후임 대사가 결정된 뒤 곧바로 귀국할 것으로 보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중앙일보 간부들은 안팎에 "굳이 무리해서 해외에 체류하며 국민 정서를 자극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귀국하는 것이 순리"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반해 중앙일보 기자들의 생각은 좀 다르다. 홍 대사가 이미 지난 99년 보광 탈세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바 있어 이번에도 검찰에 불려 다니는 모습을 보일 경우 치명적인 명예 손상으로 재기가 불가능해지고, 더불어 중앙일보 기자들도 더 이상 사주의 '방패막이'라는 오명을 들으면서까지 충성도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앙일보의 한 중견기자는 "홍 대사는 당시 비판세력으로부터 '계몽군주'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별명은 다른 족벌사주들과 대별되는 의미로 사용되면서 이후 성공적인 재기를 가능케 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X파일의 내용으로 인해 어렵게 쌓아올린 이미지가 모두 무너져 검찰에 불려 다니는 상황만큼은 마지막까지 피하고 싶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다른 한 기자는 "99년 당시 기자들이 검찰에 출두하는 홍 대사의 뒤에서 '홍사장, 힘내세요'라고 외쳤던 것은 사실 사주에 대한 충성이었다기보다는 검찰조사 과정에서 중앙일보 전체에 피해가 돌아오지 않도록 하라는 압력 이었다"며 "따라서 기자들의 정서를 너무도 잘 알고 있는 홍 대사는 귀국보다는 외국에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삼성, <중앙> 지분 공익재단에 증여?**

이에 따라 중앙일보 내부적으로는 '포스트 홍석현' 체제를 논의하는 모습도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삼성그룹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중앙일보와의 관계 청산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특단의 조처'를 취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특단의 조처란 소유구조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중앙일보의 한 관계자는 "언론계에 파다하게 소문이 퍼진 것처럼 삼성그룹은 홍 대사가 부동산 문제 등으로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를 때부터 공직사퇴를 종용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며 "나름대로 다양한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해 본 결과, 삼성측은 지금 시점에서 홍 대사와 그 가족의 반발을 무릅쓰고라도 소유구조의 변화를 꾀할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또 "소유구조의 변화는 유민문화재단과 같은 기존 공익재단 또는 새로 설립되는 공익재단에 홍씨 일가의 지분을 증여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의 최대주주는 43.7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홍 대사이며, 그 다음으로 삼성그룹 계열인 제일제당 17.51%, CJ개발 8.7%, 유민문화재단 4.81% 순이다. 홍 대사의 친인척으로는 모친 김윤남 씨가 0.53%, 동생 석준·석규·석조·나영 씨가 각각 0.53%, 0.35%, 0.35%, 0.09%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길정우 중앙일보 전략기획실장은 9일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소유구조의 변화를 놓고 내부 논의를 벌인 바 없다"며 "그런 소문이 있다는 것은 처음 듣는 소리"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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