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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인도요? 100점에 10점 주기도 아까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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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인도요? 100점에 10점 주기도 아까워요"

장애인들 현장답사…인권위 "서울시 직권조사 검토중"

장애인들이 다시 한번 화가 났다. 10월 청계천 복원을 앞두고 공사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는데, 청계천 거리에 대한 장애인 이동권 보장 수준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장애인들의 항의가 거듭되자 국가인권위가 4일 장애인단체들과 함께 현장답사에 나섰다. 서울시 청계천복원사업본부의 안내 속에 청계천 거리를 살펴본 박영희 장애여성공감 대표는 "100점 중 10점도 주기 아깝다"며 혹평했다.

이들이 제기하는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청계천과 차도 사이의 인도 폭은 적절한지 △개천 위의 인도와 천변가의 인도를 이어주는 경사로의 경사와 폭은 알맞는지 △경사로의 턱이 위험하거나 난간이 설치 되지 않은 곳은 없는지 △시각장애인용 점자유도 블록은 있는지 △경사로와 경사로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지는 않은지 △장애인용 화장실은 제대로 있는지 등에서 등등. 장애인들의 얘기를 모아보면 이 모든 사안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도로폭이 너무 좁다. 휠체어가 양쪽에서 오기라도 한다면..."**

<사진1><사진2><사진3>

박 대표는 "개천의 위와 아래를 연결해주는 경사로 폭이 상당히 좁아 휠체어 2개가 지나가기 힘들다. 더구나 앞으로 시각 장애인용 점자 블록을 도로 한가운데에 설치할 경우 휠체어의 동선과 충돌하는 현상이 생겨 난감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뿐 아니라 그 경사로 양쪽에 손잡이도 없을 뿐더러 경사 진입로에 턱이 있어 불편하고 올라갈 때는 뒤로 확 넘어갈 위험도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런가 하면 경사로의 바닥이 너무 미끄러워 눈비가 오면 위험할 뿐만 아니라 전체 구간이 5~6km나 되는 데 비해 경사로는 8개밖에 설치되지 않은 것도 큰 문제라는 얘기였다.

한국장애인연맹에 소속된 박동렬(27) 씨는 "차도에 인접한 개천 위의 인도 또한 폭이 너무 좁다"며 "내 수동휠체어의 너비가 60cm인데, 인도 폭이 140~150cm이고, 거기에 가로수 자리의 너비가 100cm 가까이 차지한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전동휠체어를 탄 한 장애인은 아예 인도 위로 가기를 포기하고 차도로 갈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며 "위험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사진 4><사진 5>

박영희 대표는 "이런 좁은 보도에서 비오는 날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다닌다고 해보자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장애인이 인도로 다닐 수 있겠느냐"면서 "인도의 폭을 넓히든지 아니면 가로수 자리의 폭을 줄이든지 해결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6><사진 7>
이에 이날 현장 답사에 동행했던 윤수길 서울시 청계천사업본부 담당관은 "경사로의 경사는 폭 12m당 높이 1m라는 법적 기준을 준수했고, 안전보도도 120cm라는 너비 폭 기준을 지켰다"고 소개했다. 윤 담당관은 또 "현재 경사로도 8개 이상 만들면 수위가 높아지고 물빠짐이 어려워져 더 만드는 것은 어렵다"고 난색을 표하면서도 "난간이나 점자용 블록 부분은 최선을 다해 보완하겠다"고 해명했다.

<사진 8>

이날 답사를 주선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김만흠 인권위원은 "오늘 현장조사 결과를 검토해 서울시에 대한 인권위의 직권조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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