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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까 주니어스 구단주가 한국에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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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까 주니어스 구단주가 한국에 간 까닭은

김영길의 '남미 리포트' <72>

세계적인 축구명문클럽 보까 주니어스의 구단주이자 아르헨티나 최대의 재벌 가운데 한 사람인 동시에 유력한 정치인이기도 한 마우리시오 마크리(46) 회장이 현재 한국에서 열리고 있는 피스컵 국제축구대회에 참가해 연일 정치적인 발언을 내놓는 바람에 일부 한국언론과 아르헨티나 현지언론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마크리 회장의 이번 서울 방문은 다분히 정치적인 이해득실을 따져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0월 총선을 앞둔 신당 당수가 해외, 그것도 남미도 아닌 한국에 가 오랜 기간 동안 선거구를 비운다는 것은 득보다는 실이 많을 구밖에 없다. 적어도 상식적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서울행을 결정한 마크리 구단주의 행보는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까 팀이 피스컵 결승 진출에 실패해 그의 한국방문이 크게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수원과 광주, 여의도 등지에서 마크리 구단주의 정치적인 행보가 자연스럽게 현지언론들에 부각되면서 각종 폭로와 상대방 흠집내기로 얼룩진 아르헨 현지의 선거전과 묘한 대조를 이루었다.

보까 구단주이자 개혁약속당 당수인 마크리 회장이 한국에서 차기 대권주자임을 부각시키며 여의도와 스포츠계의 관심을 모으는 동안 아르헨티나 현지에서는 전ㆍ현직 대통령들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지역구를 놓고 대선을 방불케 하는 열기를 뿜으며 감정싸움 양상의 경쟁을 벌이는 바람에 마크리의 한국행이 더욱 돋보이는 결과를 낳았다는 얘기다.

보까의 유명세를 업고 현지언론의 스포츠란을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선거운동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마크리 사단의 선거참모들은 이와 같은 선거전략을 통해 마크리 회장이 기존정치인들과는 다른 참신한 국제적인 인물이라는 이미지를 유권자들에게 심어주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마크리 회장은 한국방문에 이어 중국을 거쳐 유럽으로 향한 것을 보면 현 상황에서는 아르헨 현지에서 선거유세를 하는 것보다 세계 축구계 인사들과의 만남이 언론으로부터 더 크게 주목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2년 아르헨티나 대통령 출마를 놓고 뻬론당 후보들과 열띤 경합을 벌이다 탈락했던 마크리 회장은 뻬론당을 떠나 개혁약속당을 창당했으며 오는 10월 치러지는 총선을 통해 세를 불린 후 2007년 대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감추지 않고 있다. 그는 아르헨 최대재벌 가운데 하나인 마크리 그룹의 대주주이자 건설회사인 SIDECO사의 대표이사로 전형적인 아르헨티나 명문가 출신이다. 그런 그가 아르헨 빈민들의 상징인 보까 주니어스의 구단주가 된 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마크리 회장은 "소년시절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축구장을 찾을 때 마다 보까 주니어스의 최고경영자를 꿈꿔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이제 보까는 세계적인 축구명문으로 성장해 나의 꿈을 이루었으니 앞으로는 남은 인생 동안은 아르헨 전체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신당 창당의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마크리 회장은 지난 95년 보까 주니어스 구단주에 선출된 뒤 만성적자와 구단 임직원들 간의 이권다툼으로 복마전 같았던 보까를 세계적인 명문으로 키워낸 능력을 인정받아 2003년 구단주 선거에서 재선됐다.

그는 참신한 이미지와 보까 주니어스의 인기를 등에 업고 일찌감치 미래의 아르헨티나 대통령 감으로 평가 받아온 인물이기도 하다.

마크리 구단주가 창당한 개혁약속당은 1300만이 넘는 열성 축구팬들의 지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그는 입버릇처럼 "전국민의 절반+1이 보까 팬"이라고 말해 왔다. 그만큼 자신의 지지세력이 많다는 자신감의 표현일 것이다.

***보까 구단과 한인들의 인연**

그리고 한가지 특이한 사실은 마크리 사단의 선거캠프에 한국인 2세가 참여해 마크리 당수로부터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 한국인 교민2세는 현직 변호사이며 아르헨티나 한인회장을 맡고 있는 이영수씨다. 이 회장은 지난 12일부터 서울에서 열린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석해 마크리 구단주와 함께 국회를 방문하는 등 한국 정계에 마크리 알리기에 주력했다.

이 회장은 오는 10월 총선에서 개혁약속당의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연방하원의원 후보로 공천 받을 것으로 알려져 현지에서 화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그가 만일 연방하원의원에 당선 된다면 동양인 최초로 아르헨 중앙정치무대에 진출하는 인물로 기록될 것 같다.

보까 주니어스와 한국의 인연은 최근 세계공인을 받은 진돗개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번 국제애견연맹총회 전시를 위해 한국애견연맹이 아르헨티나에 공식적으로는 최초로 보낸 진돗개 1쌍이 보까 구단에 기증됐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오후7 시 세계애견전시장에서 진돗개를 기증받은 보까구단 사업담당 에두아르도 뻬트리니 자문은"진돗개가 다른 종에 비해 아주 활발하고 용맹스럽게 생겼다"며"보까팀이 '2005 피스컵 코레아'대회 참석을 확정한 후 한국의 진돗개를 기증받은 묘한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진돗개의 특성과 사육방법 등을 궁금해하며 현지 한국인들이 사육하고 있는 진돗개 현황에 관심을 보이기도 해 이 진돗개가 보까 구단과 현지 한국인 교민들의 교류 활성화에도 한몫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보까 주니어스의 한국원정경기는 실시간으로 현지에 생중계돼 최첨단시설을 갖춘 경기장과 훌륭한 관중매너 등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중계카메라는 보까 주니어스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관전하는 한국 팬들과 아르헨 국기를 흔들며 응원하는 몇몇 팬들의 모습을 비춰주었고 아나운서와 해설자는 한국의 축구열기와 지난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이 4강에 오른 것을 주제로 선진한국의 모습을 알려주었다. 이번 피스컵 대회는 국가 이미지 홍보에도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큰 효과를 올린 셈이다.

사진설명: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Bs.As.컨트리클럽 내 자신의 별장 앞에 선 마크리 회장.@마크리 재단.

어린 시절부터 보까의 열렬한 팬이었던 마크리 회장은 학창시절 그 자신도 '한가락 하는 선수'였다고 한다. @마크리 재단.

보까 구장의 박물관 앞에서 포즈를 취한 마크리 구단주. @마크리 재단.

최근 국제애견연맹 전시회 때 아르헨티나에 기증된 진돗개 한 쌍. 이 한 쌍의 진돗개는 보가구단으로 보내져 사육되고 있. @김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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