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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진돗개가 국제애견연맹 역사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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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국의 진돗개가 국제애견연맹 역사를 바꿨다

김영길의 '남미 리포트' <69>

한국의 명견 진돗개가 국제 애견연맹(FCI)으로부터 공인견으로 정식승인을 받았다. 이로써 진돗개는 지난 5월 영국의 애견단체 켄넬클럽(kc)에 이어 FCI의 국제공인견으로 등록됨에 따라 세계적인 명견반열에 확실하게 그 이름을 올리게 됐다.

국제애견연맹(FCI)은 부에노스아이레스 연차총회에서 13번 의제로 상정된 진돗개 공인견 승인안을 6일 낮 12시40분(현지시간) 회원국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안건 표결에 앞서 FCI의 품질평가위원회는 “진돗개를 국제공인견으로 승인 받기 위해 한국애견연맹이 완벽한 사전준비를 했으며, 개도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10년간 관찰결과 이상이 없었다’며 “공인견 승인이 마땅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총회는 단 한 명의 반대의견도 없이 만장일치로 진돗개를 국제공인견으로 승인을 했다.

이번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애완견 총회에서는 진돗개의 공인견 승인 외에 두 가지의 기록을 깨 94년의 총회역사를 새로 쓰는 기록을 세웠다. 그 첫 번째가 그동안 비공개로 진행돼 왔던 총회에 대한 언론인의 취재허가였다. 필자는 94년의 국제애견연맹 총회역사 중 유일하게 이틀간의 총회전체의 취재허가를 받은 언론인으로 기록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두 번째는 아르헨티나주재 최양부 대사가 한국정부 대표로 총회에 업저버 자격으로 참가를 하게 된 것이다. 총회장에서 필자의 요청을 접한 아르헨 현지집행위원들은 최 대사의 총회참석을 특례조항으로 인정, 진돗개의 승인이 이루어진 후 감사의 뜻을 전하는 최 대사를 향해 단상의 집행위원들과 80여개국의 대표들이 기립박수를 보내는 이변이 연출되기도 했다.

보수적인 FCI가 한국에 이런 특혜(?)를 베푼 건 총회장소가 아르헨티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어려운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기를 힘들어 하는 남미사람들의 특성이 이번 총회에서도 잘 나타났다는 이야기다.

박상우 한국애견연맹총재는 공인견 승인축하연설에서 “한국의 진돗개를 국제적으로 인정해준 연맹의 과학, 표준위원회 임원들께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 운을 뗀 후 “한국에는 진돗개 외에도 훌륭한 애완견들이 여러 종이 있어 향후 추가로 국제적인 인정을 받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박 총재는 또 “오늘은 우리의 진돗개가 세계적인 명견으로 새롭게 탄생되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스 뮬러 FCI총재는 진돗개의 공인지정 선포 후 필자와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진돗개의 공인견 지정을 축하한다”며 “이제 세계적인 명견의 된 진돗개의 장래에 행운이 있기를 빈다”고 말했다. “진돗개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느냐”는 필자의 질문에는 “이제부터 알도록 노력을 해야겠다”고 즉답을 피해나갔다.

아르헨티나에서 진돗개가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게 됨에 따라 오늘부터 한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한국인 혹은 외국인들이 사육하고 있는 진돗개들의 위상이 달라진다. 다시 말해서 각국의 애견연맹에 우리의 진돗개의 족보를 올려 공식적으로 명견의 반열에 그 이름을 올릴 수 있으며 진돗개의 혈통 인정서를 각국의 연맹으로부터 발급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종주국인 한국은 애견산업이 활발해지고 수출증대와 가격상승효과로 외국품종에 치중된 국내 애견시장의 일대변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되며 진돗개에 대한 개념과 특징을 하나로 통일하는 효과도 얻게 된다.

FCI는 공인견 심사가 까다롭기로 국제적인 악명(?)이 나있다. 연맹에 새로운 종이 등록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10년에 걸친 혈통검사와 과학적인 표준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10년 동안 혈통에 변화가 생기지 않고 외모 등이 신청국이 내세운 기준에 합당하고 이상이 없나를 면밀히 검사한 후 승인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한국은 지난 89년 국제애견연맹의 정회원국으로 가입한 후, 95년 진돗개 등록을 신청, 10년간 연맹의 과학위원회와 표준위원회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처 진돗개의 합격점을 받았다. 10년이 되는 올해 부에노스아이레스 총회에서 형식적인 승인절차를 받은 것이다.

FCI총회 한국대표인 박상우 한국애견연맹총재는 “진돗개가 국제 공인견으로 승인을 받은 지금 이제는 본국에서 천연기념물이라는 규제를 풀어야 세계시장에서 진돗개의 위상을 높을 수 있을 것”이라며 “부에노스아이레스 전시회 이후 한국에 돌아가면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벌여 지역 혹은 협회 별로 관리되고 있는 우리의 진돗개를 하나의 국제적인 표준 아래 뭉치게 하겠다”는 포부를 펼쳤다.

한편 박 총재는 진돗개가 국제애견연맹의 공인견으로 등록됨에 따라, 오는 8일 부에노스아이레스 한인타운에서 재아르헨 교민사육 진돗개 품평대회를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품평회에서 1~2등을 한 진돗개는 아르헨티나전시회의 국제견 부분에 시범전시를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 한국교민들은 현재 약 2백여 마리의 진돗개를 사육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진돗개가 국제공인견으로 인정을 받기까지는 일본인 카미사토 히로시 아시아지역대표의 숨은 공로가 절대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미사토씨는 일본의 아까타견 국제연맹 전무이사이자 아시아지역에서 국제애완견 분야의 대부로 통한다. 카미사토 대표는 또 지난 1936년 일본인 모리 다메로 교수가 한국 진돗개의 존재를 서방세계에 알린 후 국제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진돗개 홍보업무를 맡아 자격조건심사가 까다롭기로 악명 높은 FCI위원회를 설득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오후1시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의 쉐라톤 호텔 아시아지역회의장을 찾은 필자는 졸지에 한국대표로 일본과 인도, 필리핀대표들과 자연스럽게 자리를 함께 하게 됐다.

이날 10시 40분 아르헨티나에 입국한 한국의 대표들이 원래 예정에 없던 진돗개 2마리를 들여오다 공항에서 통관문제로 시간을 끌게 되어 1시부터 시작된 아시아지역회의에 제시간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필자가 총회분위기와 현장취재를 위해 회의장에 들어서자 아시아지역대표들이 필자를 한국대표단의 일원으로 착각을 한 것이다.

필자는 한국대표단이 회의장에 도착을 할 때까지 40여분간 회의장에서 자리를 함께하며 지금까지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카미사토 아시아지역대표와 즉석인터뷰를 하는 등 적지 않은 수확(?)을 거두기도 했다.

다음은 카미사토 히로시 대표와의 일문일답:

-이번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애완견품평회(World Dog Show) 참가견 수는 얼마나 되나.

“전세계적으로 약 3천2백마리 정도의 애완견이 참여를 한다. 이중 1천6백마리 정도는 아르헨티나 국내견이고 나머지가 해외에서 참가하는 개들이다.”

-한국의 진돗개가 국제 공인견으로 확정될 것이라는 것은 사실인가.

“그렇다. 한국의 명견 진돗개가 이번 FCI 부에노스 총회에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국제 공인견으로 승인될 것이 확실하다.”

-공인견 투표방식에 대해 말해달라.

“총회의 비밀사항이다.(웃음) 투표권이 있는 회원국의 이견이 제기되면 비밀투표에 부치지만, 그렇지 않으면 거수로 찬성을 표시한다. 진돗개의 경우 만장일치가 거의 확정적이다.”

-투표권을 가진 정회원국 수는.

“FCI에 가입한 회원국은 모두 79개국이지만, 투표권을 가진 정회원국은 유럽 29개국, 남미16개국, 아시아 6개국, 아프리카 1개국 도합 52개국이다. 아시아 6개국중 대만과 홍콩이 불참해 한국과 일본이 권리행사를 위임받았다. 따라서 이번 총회에서 한국과 일본은 2표씩을 행사할 수 있다. 한국과 일본대표는 거수투표시 두 손을 들어 2표를 행사하게 된다.”

-이번에 진돗개만 공인받는가.

“아니다 한국의 진돗개와 이탈리아산 애완견 두 종이다. 그러나 올 총회 이후부터는 공인견의 등록을 위한 자격심사와 조건 등이 아주 엄격하고 까다로워진다. 진돗개 이후에는 공인견 인정이 한층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 면에서 10년의 관찰기간과 승인여건이 이번 총회와 때를 맞춘 한국의 진돗개는 아주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설명

아르헨티나총회 13번째 의제로 상정된 진돗개 승인에 대해 만장일치 의사를 표현하고 있는 각국의 대표들. 거수를 하지 않은 참가자는 투표권이 없는 준 회원국 대표들이다.@김영길

한스 뮬러 국제애견연맹총재가 공인견이 된 진돗개의 앞날을 축하해주고 있다.

한국의 진돗개가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은 직후 한국의 박상우 총재가 각국 대표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진돗개가 국제적인 공인견이 되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은 일본대표와 함께. 왼쪽으로부터 정영섭이사. 아와스마 이주미 일본애견연맹이사. 카미사토 히로시 FCI아시아지역대표. 박상우 총재. 유대성 전무이사. 이병억 이사.

아시아 애견분야의 대부로 알려진 카미사토 히로시 아시아지역대표.

진돗개의 국제공인축하연에서. 왼쪽으로부터 인도대표, 필자, 박상우 총재, 히로시 대표, 필리핀 대표, 이주미 일본 대표(중앙 서있는 이), 유대성 이사, 드 클러크 FC I전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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