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시장의 불·탈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지난 4월 1일부터 신고포상금제가 전면 도입돼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시행 초기 잠시 주춤세를 보이던 ‘조중동’ 메이저신문사의 신문고시 위반율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 현업·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보다 엄격한 법 적용과 현행 신문고시의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중앙> 위반율 최다, 시민단체 “정권퇴진운동 불사” 경고**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 이사장 이명순)이 지난 22일과 23일 이틀 동안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신문 등 4개 중앙일간지의 서울·경인지역 각 20개 지국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 신문고시 위반 지국은 모두 20개 지국(12.5%)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민언련의 지난 4월과 5월 조사에서 6.6%에 머물렀던 신문고시 위반율이 다시 2배가량 상승한 수치다.
구체적으로 동아일보는 40개 지국 가운데 5개 지국(12.5%)이 2개월로 제한된 무가지를 3개월 이상 제공하고 있었고, 조선일보도 5개 지국(12.5%)이 현행 신문고시를 위반하고 있었다. 중앙일보는 메이저신문사 가운데 가장 높은 10개 지국(25%)이 신문고시를 위반해 전체 신문고시 위반율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했다. 한겨레신문은 이번 조사에서 단 한곳도 신문고시를 위반하지 않고 있었다.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은 “신고포상금제 도입 뒤 큰 폭으로 떨어졌던 신문고시 위반율이 다시 상승한 것은 정부 주무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문제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해 왔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더 이상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듣지 않으려면 현행 신문고시와 포상금제만이라도 제대로 시행해야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최 총장은 또,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부분 가운데 하나는 홍석현 주미대사 임명 등 여러 곳에서 참여정부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앙일보가 가장 높은 신문고시 위반율을 보이며 참여정부의 정책에 반기를 들고 있다는 점”이라며 “따라서 시민단체들은 참여정부의 인사정책에 대해 다시 한번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으며, 만약 정부가 이대로 신문시장의 혼탁상황을 방치하고자 한다면 전면적인 정권퇴진운동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국민행동 “신문개혁 총체적 위기” 특단대책 촉구**
한편 2백20여개 언론 현업·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언론개혁국민행동(공동대표 김영호, 이명순)은 27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품 일절금지, 판촉용 무가지 신문유료대금의 5%로 낮추는 신문고시 개정 △신문본사 직권조사 조속 실시 △공정위의 신고포상금제 적극 홍보 등을 촉구했다.
국민행동은 성명서에서 “신고포상금제 도입 뒤 잠시 주춤하던 신문고시 위반사례가 다시 늘어나고 있고, 최근에는 신문 본사들이 이러한 경품·무가지 제공을 조장하고 있다는 제보도 들어오고 있다”며 “이는 ‘경품경쟁’을 통해 독자를 유지해 온 신문시장의 왜곡된 구조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기 때문이며, 한편으로 현행 신문고시가 여전히 유료신문대금의 20% 안에서 경품·무가지 제공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민행동은 “결국 신문고시가 허용하는 경품과 무가지 규모를 줄이지 않는 한 신문지국들의 편법적인 경품제공과 그로 인한 과열경쟁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며 “불법 경품제공행위를 근절하는 방안은 오로지 신문고시 개정 뿐”이라고 강조했다.
신학림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참여정부 들어 일부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던 신문개혁은 지난 24일 열린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신문법 시행령안의 의결이 유보되는 등 대단히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특히 언론단체들은 규개위 심사를 맡았던 제2분과 위원장이 보수신문의 논설위원 출신이라는 점에서 보수진영의 세력 결집에 대해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또, “사실 이같은 기자회견은 시민단체가 아니라 ‘조중동’ 메이저신문의 행태에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다른 신문사의 임원과 구성원들이 나와야할 자리”라며 “언론 현업단체를 대표해 부끄럽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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