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1일 정파된 경인방송(iTV)의 뒤를 이을 경인지역 새 방송사의 지배주주는 ‘공익적 민간자본’에 우선권이 주어질 전망이다. ‘경인지역 새방송 설립주비위원회’(주비위, 공동대표 오경환·장문하·이명순)는 6일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접촉중인 단체들의 명단을 공개하는 한편, 오는 21일 발기인대회를 가진 뒤 내달 중 ‘경인지역 새방송 창사위원회’를 발족한다는 계획이다.
***“중기협 등 8개 단체와 접촉…대기업 참여는 차선”**
주비위는 서울 목동 방송회관 로비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새방송사는 방송법에 따라 전체 지분 가운데 30%를 소유하게 되는 지배주주를 공익적 민간자본에서 유치키로 결정했다”며 “현재 ‘공익적 민간자본’으로 구분된 단체로는 경기도와 인천시가 각각 출자해 만든 경기문화재단, 인천문화재단 등 2개 재단과 방송영상산업진흥원, 영화진흥회,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문화콘텐츠개발원, CBS,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 8개 단체가 있다”고 밝혔다.
주비위는 “방송철학이 확고한 공익적 민간자본이 새방송의 1대주주로 나서야만 산업논리에 휩싸이지 않고 방송의 공공성과 시청자 복지를 강화해 나갈 수 있다”며 “이와 함께 지분의 60%는 일반기업과 독립제작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나머지 10%는 우리사주조합과 지역시청자들이 출자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주비위가 접촉 중인 단체 가운데 CBS는 종교자본의 성격을 띠고 있어 이번에 공익적 민간자본의 영역에 포함됐다. 이정식 CBS 사장도 최근 몇몇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인지역에 새방송사가 설립되면 이에 적극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올해 초 노무현 대통령의 “방송사 설립 적극 지원” 발언이 나온 뒤 실제로 주비위의 각종 토론회에 실무자를 보내 상황을 꼼꼼히 파악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주비위는 대기업의 방송참여를 원천적으로 배제하지는 않았다. 주비위 한 관계자는 “공익적 민간자본의 영입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경우 현재 접촉 중인 기업 가운데 방송철학이 가장 뚜렷한 기업을 지배주주로 영입해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도 있다”며 “실제로 삼성, CJ, 온미디어 등 15~20개 기업이 여러 경로를 통해 의사를 타진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21일 발기인대회 뒤 6월 중 창사위 발족**
주비위는 이밖에 새 방송사의 방송이념을 지역성·개혁성·참여성·개방성에 두어 전체 편성의 60%를 외부제작으로 충당하고, 40%는 자체편성으로 꾸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EBS 정책위원)은 “옛 경인방송이 지역성을 구현하지 못해 실패했던 점을 교훈으로 삼아 새 방송의 자체제작 프로그램은 모든 무게 중심을 지역에 두게 될 것”이라며 “또한 외부제작은 개방적이고 문화적 다양성을 실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인지역 새 방송 설립 발기인에는 현재까지 언론 현업·시민단체 관계자 등 모두 4천여명이 참여의사를 밝힌 상태이고, 여야 국회의원 42명(열린우리당 26명, 한나라당 5명, 민주노동당 10명, 민주당 1명)도 6일 현재 발기인 등록을 마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주비위는 21일 인천대공원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발기인대회 이전에 전체 발기인 규모를 1만2천여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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