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바티칸, 차기 교황 온건보수주의자 선호 기류로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바티칸, 차기 교황 온건보수주의자 선호 기류로

김영길의 '남미 리포트' <50>

로마 교황청 추기경들이 차기 교황 선출을 놓고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교황 선출권을 가진 117명의 추기경들은 생전 요한 바오로 2세가 중남미에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었고 향후 가톨릭의 장래는 중남미가 쥐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한때‘차기 교황은 중남미에서’라는 분위기가 돌기도 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언론들은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베르고글리오(68) 추기경이 유력한 교황후보라고 앞을 다투어 보도하기도 했다.

4억5천여만명의 인구가 가톨릭 신자인 중남미국 가운데서 교황청과 돈독한 유대를 가지고 있는 아르헨티나에서 교황의 서거 소식은 전국민들을 비탄에 빠뜨렸지만, 한편으로 ‘차기 교황은 아르헨티나에서’라는 기대로 국민들을 들뜨게 만들었다.

아르헨티나 언론의 유럽특파원들은 이탈리아 현지와 유럽 언론 반응을 전하면서 아르헨티나 출신 호르헤 베르고글리오(68) 추기경을 차기 교황후보 1순위로 꼽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은 남미에서뿐만 아니라 로마현지에서도 지명도가 높으며 소탈한 이미지에 검소하고 개혁성향을 가져 차기 교황에 가장 가깝게 접근해 있다는 것이었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은 아르헨티나의 군정 당시 군부에 협조했던 교회의 잘못을 시인하고 군정의 과거청산에 앞장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평소 검소한 생활로 성직자로서의 모범을 보여왔고 또한 그는 유창한 영어와 이탈리아어 등 5개국어를 자유자재 구사할 수 있어 국제적인 감각까지 겸비해 일찍부터 교황후보자라는 평가를 받아 왔었다.

그러나 교황의 장례식에 임박해서 기제르모 마르코 추기경 대변인은 이와 같은 언론들의 추측보도에 대해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은 이와 같은 소문이 확산되는 것은 원하고 있지 않다”며 “이와 같은 소문은 모두 추측일 뿐이며 본인인 베르고글리오 추기경도 별로 반기지 않고 있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교황청의 분위기는 차기 교황에 개혁성향의 인물보다는 선종한 바오로 2세의 유지를 그대로 받들 수 있는 보수적인 인물이어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요한 바오로 2세의 최측근인사로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지 않는 온건한 인물로 하여금 교황청을 과도기적(?)으로 이끌게 하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교황청의 이 같은 분위기가 전해진 것은 8일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의 한 카페에서 만난 교황청의 고위직을 역임한 한 신부를 통해서다. 이날 신부와의 회동은 비보도를 전제로 이루어졌으며, 신부는 자신의 이름과 직책을 밝히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몇 가지의 질문에 대한 답변의 보도를 허용했다.

그는 교황청에 금서가 존재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금서에 대한 개념이 너무나 다양해서 그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될지 모르겠다"며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다빈치 코드' 같은 류는 존재할 수 있지만 일부에서 주장하고 있는 기독교의 근본을 흔들만한 기록은 교황청 문서보관실 어디에도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이어 남미에 진출해있는 다국적기업들과 천주교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대해 "교황청이 일부 기업들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세한 내막은 밝힐 수 없다"고 피해나갔다.

그는 마지막으로 "차기 교황은 요한 바오로 2세의 측근 가운데 보수적 온건주의자로 분위기가 잡혀간다"면서 누가 유력한 후보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차기 교황은 신만이 안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