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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72.8% "박근혜 언론소유 '문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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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72.8% "박근혜 언론소유 '문제 있다'"

노조 내부 설문결과 공개, "인사권은 구성원들에게 돌려줘야"

정수장학회(이사장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부산일보 소유와 관련해 그동안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던 부산일보 구성원들이 노조가 실시한 관련 설문조사 결과 공개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소유구조 개편 투쟁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67.1% "박 대표, 이사장직에서 즉각 물러나야"**

이재희 전국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 위원장은 19일 오후 5시 30분 부산일보 강당에서 열리는 전국언론노조,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주최 토론회에서 노조가 지난 8월 부산일보 전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부산일보 전체 구성원 3백92명 가운데 2백98명이 참여했다. 설문결과는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소유문제가 정치권의 공방으로 이어지면서 노조측이 그동안 공개여부를 신중히 검토해 왔던 자료다. 노조측은 이 자료의 공개 시점을 계기로 소유구조 개편 투쟁에 나설 것임을 천명해 온 바 있다.

본지가 토론회에 앞서 미리 입수한 발제자료에 따르면, 부산일보 구성원의 72.8%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부산일보 소유재단인 정수장학회의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있다"고 답변한 이들은 △한나라당 신문으로 취급돼 회사의 이미지 훼손 △언론의 공정성 침해 우려 △인사권을 통한 경영·편집 간섭 우려 순 등으로 그 이유를 들었다. 반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은 27.2%에 불과했다.

또, 부산일보지부측이 지난 6월 노보를 통해 박 대표의 용퇴를 촉구한 것에 대해서는 67.1%인 2백명이 "즉각 퇴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사장직에서 물러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은 18.5%였다.

박 대표가 한나라당 임시대표직에 취임한 올해 3월 이후 "주변으로부터 부산일보가 한나라당 편향적이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서는 58.3%가 "있다"고 응답해 "없다"고 답한 40%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부산일보 구성원들은 소유구조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수장학회측이 "소유와 경영이 모범적으로 분리돼 있다"고 주장한 것과는 달리 67.1%가 "인사권 행사를 통해 경영에 간섭하고 있다"고 보고 있었다. 따라서 68.5%는 "정수장학회와 부산일보의 관계가 어떤 형태로든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절반을 훨씬 웃도는 61.4%는 정수장학회가 영리사업을 목적으로 부산일보를 소유·경영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부적절하다"고 응답했다.

편집권 독립 문제와 관련해서는 4명 가운데 1명 꼴로 "간혹 침해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그 주체로는 △간부들의 자의적 방침(27.5%) △재단과 경영진의 간섭과 통제(17.6%) △기자들의 의지부족(14.1%) 등이 지적됐다.

이재희 지부 위원장은 "설문 결과에서 보여지듯 태생적 한계를 지닌 부산일보의 소유구조는 구(舊) 정치권력뿐만 아니라 모든 권력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개편돼야 한다"며 "그 대안으로 △공공 소유형태인 공익법인의 언론사 소유 △종업원지주제 △국민주 형태 △주식 신탁제 등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 위원장은 또 "정수장학회가 부산일보를 주요 수익사업으로 상정하고 있다는 것은 곧 경영과 편집에 간섭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번 기회에 경영진에 대한 인사권도 적절한 형태의 공익적 방법을 빌어 부산일보 구성원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수 교수 "정수장학회, 재산권 포기해야"**

한편 매체소유구조에 대해 그동안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한 김승수 전북대 교수는 이날 토론회 발제문에서 "정수장학회는 어느 모로 보나 태어나서는 안될 재단이었다"며 그 이유로 "스스로 벌지 않고, 타인의 재산·국유재산을 포함한 막대한 재산을 장학재단을 세워 획득한 것은 어떤 면에서 보나 정당치 못한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따라서 이런 기구의 이사장과 이사가 언론매체를 소유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정수장학회는 재산권을 포기한 뒤 부산일보는 부산시민에게, MBC 지분은 방송문화진흥회 또는 국민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순리"라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또 "(부산일보 일부 구성원들의 주장처럼) 정수장학회가 경영이나 편집권 간섭을 최소화함으로써 재단은 지주 회사 역할만 해 온 것이 부산일보의 성장에 기여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언제까지 이러한 재단의 선의에 기대 신문사를 경영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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