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은 22일 오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의 회담에서 "조건이 성숙하면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긍정적 메시지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반 장관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 참석 직전까지만 해도 김 위원장 발언과 관련, "그동안 했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라고 말했었다.
***반기문 "김정일 발언 회담 참가에 무게 둔 것"**
반 장관은 이날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안보고를 통해 "북한 외무성의 성명은 회담 불참에 무게를 두었던 반면에,김정일 위원장의 언급은 회담 참가에 무게를 두고 필요한 여건 조성에 관해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며 이같이 밝혔다.
반 장관은 조선 중앙방송 보도에서 '북한의 합리적인 우려'라는 표현을 어떻게 해석하는가라는 질의에 "북한의 합리적인 우려가 무엇인지 대변해서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이제까지 북한이 쭉 얘기해온 것에 따라 추론하면, 미국이 적대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주장을 계속했으니, 믿을만한 성의를 보이고 행동해 달라는 것 등이 아니겠나"라고 밝혔다.
반 장관은 "왕자루이 부장의 방북과 관련해, 왕자루이 부장이 북경에 돌아왔지만 정확한 보고는 아직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왕자루이 부장의 이번 방북 경로와 후진타오 주석의 친서 내용에 관해 밝혔다.
반 장관은 "왕자루이 부장이 19일부터 방문을 해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과 19일과 20일 두 차례 만났고, 어제(21일) 김정일 위원장과 회담을 한 뒤 만찬을 가졌다. 왕자루이 부장의 방북 기간 중에는 닝푸쿠이 한반도 문제 담당 대사가 수행을 했다"고 밝혔다.
반 장관은 "중국 측은 후진타오 주석의 구두 메시지도 전했다"면서 "그 내용은 ▲중북 양측이 모두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원한다는 점 ▲6자회담을 통해 핵문제와 북한의 관심이 해결되는 것이 양측 이익에도 부합 ▲중국과 북한은 정세가 복잡해지는 것을 피하면서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 장관은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은 중국 측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평가를 구체적으로 해서 추후에 설명할 것"이라며 "한미일 3자협의회에서도 이러한 문제에 대해 협의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성 "정부 관계자 발언은 토시하나까지 정제해야"**
한편 이날 회의에선 반 장관이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대규모 경제협력을 해나갈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도 논란이 됐다.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은 "NSC를 비롯한 외교부와 관련 부처들은 토시하나까지 정제된 표현을 해야 하는데, 반 장관의 이 발언은 많은 우려를 느끼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 장관은 "북핵문제가 해결이 되면 북한에 대해선 대규모 경제협력을 하겠지만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 대규모 경제협력은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며 "전반적으로 정부의 현 정책 틀 내에서 표현한 것인데, 어감 상으로 그렇게 들렸는지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한나라당 박성범 의원은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대규모 경협은 없다는 발언에서 대규모라는 것은 얼마만큼의 규모를 말하는 것인가. 50만톤의 비료지원도 대규모인가"라고 물었다.
반 장관은 이에 대해 "대규모 경협이라는 것은 인도적 차원을 벗어난 실질적인 규모라는 것이고, 그것을 수치화하기는 어렵다"면서 "비료를 50만톤 요청한 것에 대해선 여러 상황을 감안해 검토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반 장관은 "정부가 이제까지 한 것은 인도적 차원의 제한된 수준의 원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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