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교육부총리의 임명에 대한 교육계의 반대여론이 시간이 갈수록 점차 가열돼 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국의 교수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정권 비판운동에 돌입하겠다는 입장까지 천명하고 나섰다.
***7개 교수단체 “구조 ‘조정’ 앞서 구조 ‘개혁’ 나서야”**
전국국립대학교수협의회, 전국사립대학교수협의회연합회, 전국전문대학교수협의회,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학술단체협의회, 전국교수노조, 비정규교수노조 등 7개 교수단체들은 1일 오전 서울 대학로 흥사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진표 교육부총리의 임명을 즉각 철회하라고 청와대측에 촉구했다.
이들 단체들은 연대성명에서 “식민통치 아래 성립해 해방 이후 본질적 변혁 없이 경직된 타성 속에서 구조적 비대화만 초래한 대학과 고등교육의 체계를 시대의 요구에 맞게 개혁하기 위해서는 학문연구와 교육의 기능을 창조적으로 재편하고, 기초학문과 응용학문, 그리고 직업전문교육 사이의 분화와 연계의 틀을 과학적으로 혁신해야 한다”며 “따라서 그것은 단순한 구조 ‘조정’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 ‘개혁’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이러한 구조적 개혁의 과제를 미봉한 채 기존의 틀 속에서 ‘경쟁하라, 그러면 구조조정 될 것이다’라는 식으로 무책임한 시장논리를 적용하는 것은 과연 이 정부가 최소한의 기본적인 교육개념과 비전이라도 소유하고 있는 지 되묻게 하는 부분”이라며 “지금부터라도 교육혁신위원회를 원래 취지에 맞게 재대로 운영해 합리적이고 종합적인 교육개혁 정책을 마련하고, 그것을 엄정히 추진하는데 적합한 인사를 발탁해 교육부의 최고 책임을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만일 여전히 정부가 김진표 교육부총리 임명이 타당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면 즉시 대통령과 정부의 책임 있는 대표들이 우리 교수단체 대표들과 공개토론에 나서서 이를 검증하고 국민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그럼에도 이에 불응한다면 교수들의 전문성을 총동원해 노 정부의 반개혁성과 비민주성, 그리고 정권의 허구성을 폭로하는 비판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육연대 “‘교육=산업’ 논리는 대통령의 편협함 때문”**
국내 교육·시민단체들을 총망라하고 있는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교육연대)측도 지난 1월 29일에 이어 이날 또다시 성명을 내고 김 부총리 임명을 맹렬히 비난했다. 교육연대는 이번에는 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교육을 산업과 경제의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 수단으로 보는 것은 대통령의 편협한 교육관 때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교육연대는 “김 부총리를 임명하면서 노 대통령은 ‘초·중등 교육부문의 개혁이 어느 정도 진행돼 대학부문의 강도 높은 구조개혁을 이뤄낼 인사가 필요했다’고 설명했지만, 오히려 참여정부 출범 2년이 지나도록 스스로 약속했던 교육개혁 공약 가운데 어떤 것들이 실현됐다고 생각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그런 점에서 노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참여정부의 교육정책 기조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을 시작해야 하며, 교육부와 교육혁신위원회, 청와대 교육문화비서관 등 참여정부의 교육정책 라인을 근본적으로 쇄신하기 위한 방안을 궁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교육연대는 김 부총리를 향해서도 “김 부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초·중등교육은 공교육의 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으나 경제부총리 시절부터 계속해 온 언행을 볼 때 그 말 또한 신뢰할 수 없다”며 “더군다나 경제부처 수장 때에도 실패한 경제정책을 강행해 집값 폭등 등 국민을 고통으로 내몰았던 인물에게 비전문분야인 교육문제를 제대로 풀어내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성토했다.
한편 교육연대는 오는 3일 ‘전국교육비상대책회의’를 소집, 참여정부 교육정책의 반개혁·반교육적 본질을 규명하는 공개토론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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