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지율스님의 건강 상태가 극도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도 비상이 걸렸다.
***여야 의원 20명, "정파 초월해 지율스님 살리자"**
한나라당 박세일 정책위의장이 31일 지율스님을 예방한 데 이어, 민노당 조승수 의원은 이날 여야의원들에게 공문을 보내 "이제 정말 시간이 없다. 지율스님의 단식을 중단시킬 수 있는 것은 스님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다시 하는 것뿐"이라며 '천성산 환경영향평가 재실시 촉구 결의안' 공동발의를 제안했다.
조 의원은 공문에서 "현재 스님의 죽음을 생명으로 바꾸기 위한 각계의 동참과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제는 정치권도 여야와 정파를 넘어 생명과 환경을 살리는 길에 나서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31일 현재 결의안에는 유승희, 김재윤, 정봉주, 김춘진, 문학진(열린우리당 5명), 박재완, 전재희, 권오을(한나라당 3명), 손봉숙, 이정일 (민주당 2명) 강기갑, 권영길, 노회찬, 단병호, 심상정, 이영순, 조승수, 천영세, 최순영, 현애자(민주노동당 10명) 등 20명의 의원들이 서명했다.
조 의원실은 "현재 계속 서명을 받고 국회내 여론을 모으는 중"이라며 "'천성산과 지율스님 살리기 국회의원모임(가칭)' 만들어, 이 모임에서 1일 오전 8시 국회본관 귀빈식당에서 조찬회동을 갖고 그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당, 대통령과 대립 우려 '침묵'**
한편 열린우리당은 지율스님 사태에 크게 곤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청문회에서 '지율스님 단식사태에 대한 입장'을 질문하는 등 지율스님 사태에 지속적 관심을 보여온 유승희 의원은 이날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환경영향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소신을 밝히며 "천성산 공사를 중단하겠다는 것이 우리당의 공약인데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정부나 당이 성의있게 대응해야하는 윤리적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그런 측면에서 지율 스님의 요구를 무게있게 받아들여야지 한 이상주의자의 개별적 행동이라고 봐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또 "당이 이 문제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지만 정치적으로 대통령이나 정부와 첨예한 각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비쳐질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정책을 떠나 지율 스님의 목숨이 달린 급한 상황이라 마음으로는 안타깝기 그지없지만 우리로서는 확답을 할 수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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