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이 13일 노무현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과 관련, "대통령의 오늘 회견은 우리 경제가 병에 걸렸다는 사실만 인정했을 뿐 서민경제에 대한 몰이해와 공허한 미봉책으로 일관한 회견이었다"며 "특히 비정규직 문제에 여전히 정규직 책임론을 거론하며 문제 왜곡에 대통령이 앞장서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고 혹평했다.
단병호 의원은 이날 논평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 경제의 핵심과제로 산업간ㆍ기업간 양극화를 지적했지만 구체적인 해결 방안은 제시하지 못했다"며 "특히 노동자간 양극화 해법에 대해서는 지난 2년간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단 의원은 "노 대통령은 여전히 비정규직 문제의 원인이 대기업 노동조합과 비정규직 노동자들 스스로에게 있다고 보고 있다"며 "그렇지 않다면 비정규직 대책이 고작 대기업 노동자의 양보와 비정규직에 대한 훈련비 지원 및 능력개발 촉구에 그쳤을 리 없다"고 비꼬았다.
그는 또 "노 대통령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비롯한 전 노동계가 지난 겨울 그토록 격렬하게 반대했음에도 태연하게 정부의 '비정규직 보호 법안'의 조속한 제정을 말하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주인의식과 창의성은 안정된 고용과 적정 대우를 가질 때 생김에도 정부는 정반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 의원은 "다른 양극화 문제에서와는 달리 유독 이 문제에서만 한 당사자의 일방적 양보를 요구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불합리한 차별을 받는 소수를 기준으로 한 하향 평준화는 결코 비정규직 해법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하기 좋은 환경이 서민 복지 대책의 핵심"이라며 "잘못된 노동정책의 방향을 되돌리는 첫걸음이 정부가 제출한 비정규 법안의 폐기"라고 덧붙였다.
홍승하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우리는 지난 수십년간 선진한국의 장밋빛 꿈을 강요당하며 살아왔고 이번에도 대통령은 '고부가가치형 지식서비스산업 육성, 개방형 통상국가'라는 화려한 언어로 치장한 선진한국의 꿈을 2005년에도 또 꾸자고 한다"며 "그러나 그 뒤에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농정파탄의 제물이 있다. 참여정부 3년 국정 방향은 '서민살리기 대책'이 아닌 '정권안정화' 대책일 뿐"이라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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