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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한관계 溫, 대일관계 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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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한관계 溫, 대일관계 冷"

우수근의 아시아워치 <21> 2005년 한중일 외교기상도

2005년 한ㆍ중ㆍ일 상호간의 외교기상도에 대해 전망해본다.

먼저 중국. 2005년 중국의 대한, 대일 외교기상도에 대해서는 “온(溫)”, ”냉(冷)”이란 단어로 표현이 가능할 것이다. 향후 중국과 한국과의 관계는 밀접해져 갈 것이지만 반대로 일본과의 관계는 냉랭해질 것이라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전망은 2004년에 있은 3국간의 상호관계와 최근에 나온 <중국청년보>의 보도 등을 근거로 한다.

<중국청년보>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강력한 정치적 기반인 공산주의 청년단, 즉 “공청단”의 기관지이다. 후진타오 자신이 공청단의 수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이와 같은 관계로 인해 공청단은 현재도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가장 든든한 후원단체의 하나로 인식되어진다. 따라서 동 잡지의 보도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의지를 잘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중국청년보가 2005년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대한관계는 “溫”, 대일관계는 “冷”이라는 요지의 논평기사를 내놓은 것이다. 그러면서 한ㆍ중 양국이 동북아 시대를 열어가는 데 가장 주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한국을 한껏 치켜세우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중국의 자세는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고이즈미 일본수상, 그리고 원자바오 국무원 총리와 고이즈미 수상이 칠레에서 개최된 APEC 정상회담과 라오스에서 가진 아세안+3에서의 정상회담 이후 나온 것이라 더욱 주목되지 않을 수 없다. 동 회담에서 중국 정상들은 일본 수상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직접적으로 비난하는등, 대일 강경자세를 표면화하지 않았던가.

<중국청년보>는 미래지향적인 협력자세를 공고히 하고 있는 한중관계에 반해 중일관계는 아직도 과거와 역사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과 중국이 건강한 발전관계를 거듭함에 비해 중국과 일본은 역사문제의 암운을 걷어내지 못한 채 부(負)의 반복만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선린외교정책과 동반자 관계 중시정책을 기반으로 양국간 상호이익과 동북아 역내 안정을 위해 한국과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 한다. 그런데 이는 노무현 정권의 ‘동북아 시대’ 구상과 한국과 중국의 중심역할론과 맥을 함께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바로 이와 같은 측면에서 바라볼 때 한중 양국관계는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건전한 미래지향적 관계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비해 <중국청년보>는 중국의 대일관계.에 대해 “…일본은 역사문제에서 알 수 있듯 대범하지 못하고 자주적 외교역량이 결여되어 있어 동북아 안정과 평화라는 큰 이익(大利)을 논의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계의 자세변화가 선행되지 않는 한 중국은 대일관계 악화는 물론이거니와 유럽연합(EU)과 같은 아시아 공동체 구성에 대한 논의에서도 일본을 고립시키려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중국청년보는 한국과 중국, 아세안은 향후 EU와 같은 성격의 경제공동체를 구성해 나갈 것이지만 일본은 공동체를 주도할 역량부족으로 영국이 EU에서 빠진 것처럼 아시아 공동체에서 제외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2005년 일본의 대한ㆍ대중 외교전망은?

이에 대해서는 무기수출 금지를 완화하고 중국과 북한을 잠재적 위협으로 규정한 일본의 '신(新) 방위계획 대강'으로부터 어렵지 않게 유추가능하다. 노무현 대통령의 방일기간중 일본은 “한국만이 일본의 유일한 셔틀외교국”이라며 한국을 치켜세우는 반면, 중국에 대해서는 이와 같이 대립각을 선명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것은 중국의 대일 강경노선에 대해 일본 국민들도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는 일본의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지난 12월 28일 일본인 1천7백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중 54%가 일본정부의 현행 대중국 정책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일본국민들이 중국에 대한 일본정부의 강경정책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인데 이는 과거사문제나 야스쿠니 신사 참배문제에 대해 자국정부를 비난하던 기존의 자세가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일본정부의 바람직스럽지 못한 대외정책이 빚어내고 있는 실로 우려되는 악순환이 아닐 수 없다. 이로 말미암아 중국 국민들의 대일 감정 또한 더욱 악화될 것은 자명한 말이다.

이처럼 중일 양국의 불화는 동북아 역내에서의 군비경쟁도 부추기는 등 대립각이 나날이 첨예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불안정한 정국속에서 역내 안정을 위한 중재자역으로는 한국이 나설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볼 때 2005년은 한국외교가 유감없이 발휘되어야 하는, 한국외교의 역량이 본격적으로 무대위에 떠 오르는 한 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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