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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교육계, 교육기재 비리로 밑둥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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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교육계, 교육기재 비리로 밑둥채 흔들

지역 교육단체, “경찰마저 수사 미적” 감사원 감사청구

경북 교육계가 이 지역에서 30여년 동안 교육기자재를 납품해온 한 업체 대표의 구속을 계기로 크게 술렁이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최근 관련업자 1명을 구속하고 하위직 교육공무원 15명을 불구속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해 지역 교육·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지역 교육·시민단체 “도교육청 감사실까지 가세”**

참교육학부모회 경북지부, 전교조 경북지부, 전국공무원노조 경북지부, 민주노동당 경북본부 등 경북지역 교육·시민단체들로 구성된 ‘경북교육비리척결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오는 6일 오전 감사원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북도교육청에 대한 전면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측은 “경북도교육청은 최근 교육기자재 일괄 공급과 관련해 6개 교육청이 경찰의 수사를 받아 이 가운데 업자 1명이 구속되고 교육청 구매담당자 15명이 모두 입건되는 사건이 벌어졌다”며 “그러나 경찰은 더 이상 수사를 확대하지 않고 있어 부득이 경북도교육청 산하 16개 시·군교육청과 조직적 비호 의혹을 받고 있는 도교육청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요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창 비대위 집행위원장은 “경북도교육청은 30여년 가까이나 된 교육기자재 납품비리에 대해 단 한차례도 부당거래 사실을 적발하지 못했고, 더군다나 사실이 드러난 뒤에도 ‘감사 인력이 부족해 서류감사에만 집중하다보니 이를 알아채지 못했다’며 변명에만 급급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번에 구매 비리를 일으킨 장본인들 가운데 3명이 이달 4일까지 도교육청 감사실에서 감사반장으로 근무했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면 더 큰 상납 고리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시가 30만원 가야금이 교재가 되면 1백60만원으로 둔갑**

이번 교육기자재 납품비리는 지난 2000년 12월 전교조 청송지회가 영어교재를 일괄 구매해 배부하고 있는 청송교육청에 대해 일방 구매 중단을 요구하면서 비롯됐다. 당시 홍모 청송교육장은 이를 인정해 ‘차후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각서까지 제출하기도 했으나 이후에도 이러한 일방 구매·배부 행위는 계속돼 왔다는 게 지역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청송교육청은 급기야 올해 5월 일선 학교의 요구가 없었음에도 업자와 함께 기타, 가야금 등 비교적 고가의 교육기자재를 강매하고 다니다가 전교조 경북지부 각 지회의 정보공개 요구로 덜미를 잡히게 됐다.

경북도경찰청은 전교조의 고발에 따라 수사를 벌여 이 지역에서 29년 동안 교육기자재를 납품해온 최모(67세) 씨를 구속하고, 사례비로 각각 3백만원과 3백50만원을 받은 혐의로 청송교육청 담당계장 김모(44세) 씨와 주무 황모(38세) 씨를 불구속 입건했으며, 6개 시·군교육청 관계자 13명도 업무상배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수사 결과 교육기자재 납품업자 최모 씨는 교육공무원들과 결탁해 시가 1만원 안팎의 일명 ‘메달폰’을 1개당 12만원에 팔았는가 하면, 시가 5만원인 작은 북은 28만원에, 시가 30만원인 가야금은 1백60만원에 팔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도경찰청은 “업자와 교육청 사이의 뇌물고리를 밝혀줄 자료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고, 수사대상이 교육기관인 만큼 의혹만 가지고 전면 수사를 벌이기 어렵다”며 전면적인 수사를 유보하고 있는 상태다. 도교육청은 5일 감사실 감사담당관 전원을 인사조치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비대위측은 “상명하복이라는 공직사회의 특성상 이들의 사례비 수수는 개인적인 차원이기보다는 상급자의 판공비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경찰수사의 특성상 비리의 구조를 밝혀내기는 어려움이 있는 만큼 감사원 감사에서 보다 구체적인 구조적 문제가 드러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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