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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허가 2차 심사 앞두고 SBS 내부진통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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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허가 2차 심사 앞두고 SBS 내부진통 심화

구성원 "내부개혁" 요구, 회사측 "주주입장 우선"

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가 오는 10월 초쯤 9개 지상파방송사에 대한 재허가 2차 대상자 의견청취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정치권의 논쟁으로까지 번졌던 SBS 문제가 본격적인 내부개혁 투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사 모두 "억울", 해법은 제각각**

SBS 노사는 지난 14일 방송위의 지상파방송 재허가 1차 심사 탈락 결정 직후 모두 "억울하다"는 불복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회사측은 별도의 의견서를 작성해 방송위에 제출했고, 본사·계열사 10개 현업단체들은 지난 22일 발표한 공동 성명을 통해 "지난 14년 동안 우리의 열정을 쏟아 부었던 일터가 개혁의 대상으로 지목되는 현실 앞에서 수없이 좌절했다"고 울분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2차 심사를 앞둔 상황에서 노사의 대처방안은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먼저 회사측은 방송위를 향해 때로는 강한 어조로, 때로는 유화적인 입장으로 2차 심사의 파고를 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실제로 회사측은 지난 24일 방송위가 올해 상반기에 접수된 시청자 불만사항을 정리·분석한 결과 지상파방송사 가운데 SBS가 가장 불만사항이 낮게 집계된 것을 두고 "방송위의 SBS 재허가 1차 심사 탈락은 부당한 조치였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사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집계 결과 지상파방송사 가운데 KBS는 무려 6백49건으로 전체의 38%를 차지했고, MBC도 4백64건(27%) 이었던 반면 SBS는 이보다 한참 낮은 1백94건(12%)에 머물렀다"며 "그럼에도 어찌된 이유로 SBS가 유독 강화된 재허가 심사의 표적이 됐는지 의문스럽다"고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회사측은 이렇듯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모두 7개항으로 구성된 '취재·제작의 인권보호에 관한 지침'을 제정하는 등 가시적으로 공영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 애쓰고 있다. 이번 지침은 SBS 시청자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지상파방송사 가운데 처음으로 제정됐다.

***"1% 신뢰 잃은 탓에 99% 성과마저 갉아먹은 형국"**

하지만 노조 등 내부 구성원들의 대응은 사측과 다르다.

이들은 SBS가 보다 공익적인 민영방송사가 될 수 있도록 이번 재허가 심사과정을 새로운 전기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문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이를 위해 현재 노사간에 교섭이 진행되고 있는 14대 '방송독립' 요구사항의 관철 등 내부개혁 과제의 선행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SBS노동조합(위원장 민성기)은 지난 24일자 노보를 통해 최근 상황을 "지금 SBS에 쏟아지고 있는 모든 화살은 결국 혁명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고, 우리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그러한 변화에 대한 열망과 의지로 가득 차 있다"고 진단했다.

노조는 이 글에서 "SBS는 99%를 잘 하다가 마지막 1%에서 헛발질을 해 신뢰를 잃었고, 이것이 현재의 위기를 불러왔다"며 "국내 어느 언론사도 갖지 못한 투명하고 독립적인 보도·제작·편성 시스템을 우리 스스로 싸움을 통해 쟁취해 내는 것, 그것이 14년째 계속되고 있는 이 끊임없는 흔들림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SBS 본사·계열사 3사 노조와 기자협회, PD협회, 기술인협회 등 10개 내부 단체들도 22일 공동 성명에서 "우리는 개혁의 대의를 거부하거나 자신의 허물을 덮고 갈 생각이 추호도 없다"며 "스스로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철저한 자기반성을 기초로 내부개혁을 일관되게 밀고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에 앞서 SBS PD협회(회장 최상재)는 20일 열린 긴급 운영위원회에서 "내부개혁을 통한 무장만이 최근의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앞으로 PD 전체 모임과 노조와의 공조를 통해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SBS 기자협회 역시 21일 저녁에 열린 긴급 총회에서 "현재의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과 방송 독립의 확보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이고 이를 관철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30일 분수령, 회사측 내부개혁 여전히 난색**

한편 SBS 기자협회 비대위는 지난 23일 1차 회의를 열어 비대위원들의 보도국 편집회의 참여를 회사측에 요구키로 했다. 비대위는 편집회의 참여를 통해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확보하기 위한 관련 기사의 채택과 방송에 관한 의견을 개진한다는 계획이다. 비대위는 30일 오후 8시 보도국에서 2차 회의를 열어 시청자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여론조사를 벌이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SBS노조는 30일 회사측과 방송독립 본교섭 회의를 연 뒤 빠르면 10월 초까지 회사측과의 협상을 마무리짓는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노조 등 내부 구성원들의 요구를 사측이 전면수용할 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실정이다. 회사측은 지금까지 △노사동수 편성위원회 설치 △공정방송협의회 정례개최 △프로그램 공익지수 적용 강화 △프로그램 자문위원단 위촉 △시청률로부터 보도·교양 프로그램의 독립 등에 대해서는 전향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이번 '방송독립' 교섭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보직국장 임면동의제 △사외이사 노조추천 등에 대해서는 "인사권과 경영권은 주주와 경영진의 고유 권한이므로 노조와 협상할 수 없다"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어, 자칫 노사간 대결양상으로 치달을 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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