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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ㆍ유럽연합 vs 미국ㆍ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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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ㆍ유럽연합 vs 미국ㆍ일본

우수근의 아시아워치 <11>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의 최근 보도에 의하면 2004년 일본의 최대 무역상대국은 미국에서 중국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한다. 일본의 2004년 상반기 무역총액 53조엔중 대미 무역액은 10조5백억엔에 머물렀지만 대중 무역액(홍콩포함)은 10조4천8백억엔에 달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이러한 기조가 하반기에도 지속되고 있어 이대로 가면 2004년 일본의 대중 무역액은 21조엔으로 대미 무역액 20조엔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2000년 이후 대미 무역액은 매년 하락추세를 보여 2000년의 23조엔에서 2004년에는 20조엔으로 3조엔이 줄어들었지만 대중 무역액은 계속 증가, 2000년 12조엔에서 2004년에는 21조엔으로 무려 70% 정도나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이와 같이 중국과 일본의 경제관계는 일관되게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면 이에 비해 양국의 정치관계는?

지난 10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기업인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중한 가와구치 일본 외상과 중국의 탕자쉬앤 외교담당 국무위원간에는 양국의 외교 현안을 둘러싸고 또 한번 불꽃튀는 신경전을 벌였다. 탕자쉬앤은 12일 가와구치 외상을 만나 동중국해 가스문제와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양국현안을 거론하며 “중국과 유럽관계는 맹렬히 발전 중인데 비해 중국과 일본관계는 진전없이 헤매는 게 문제”라며 불만을 토로하였다. 그런데 그의 이와 같은 발언은 적어도 2가지를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나날이 소원해지는 중ㆍ일 관계와 나날이 가까워지고 있는 중ㆍ유럽 관계가 바로 그것이다.

중국의 유럽에 대한 ‘구애’는 금년 들어 부쩍 눈에 띤다. 먼저 당서열 1위인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올해 초부터 지난 6월까지 이미 2번이나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연합 국가들을 방문, 중국과 유럽연합과의 전방위적 유대관계 강화에 정성을 쏟고 있다. 당 서열 2위인 우방궈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도 5월에 불가리아, 덴마크 등 3개국을 방문, 대유럽국가 외교관계 강화를 확인한 바 있다. 같은 달 하순에는 후진타오 총서기의 측근이며 당서열 3위인 윈자바오 국무원 총리가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의 5개국을 다시 한번 순방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8월 말에 한국을 방문한 자칭린 인민정치협상회의(政協) 주석 역시 방한 일정을 마침과 동시에 곧바로 오스트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의 유럽국가를 순방하였으니 중국 수뇌부는 2004년 들어 마치 유럽에 ‘조공’이라도 하는 양 앞다투어 유럽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독일인 국제정치학자 프랭크씨는“중국의 서진정책은 국제사회에서 미국에 대응할 신다극체제를 꿈꾸는 유럽국가들과의 교감과 동시에 미ㆍ일동맹 강화에 따른 국가안보적 견제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이와 같은 유럽 행은 일본을 자극, 일본으로 하여금 자위대 강화를 부추긴다. 이미 세계 2위로 부상한 해상자위대 전력(한국에는 전무한 전투ㆍ첩보기능을 겸비한 이지스함 4척 보유 및 16척의 최신형 디젤 잠수함의 실전배치 등)이지만 일본은 미국과 함께 요코스카항을 모항으로 한 미국의 항공모함 키티호크호 전단 외에 추가로 하와이와 괌 사이에 또 다른 항공모함 전단을 배치하려 하는 등 대규모적 전력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다분히 중국의 동남중국해 제해권 장악 억제도 염두에 둔 것이며 점입가경으로 2006년 말까지는 요코스카에 이지스 구축함 2척을 추가로 배치,‘중국위협’에 대비하려 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일본의 전력강화는 중국을 또 다시 자극, 중국의 군비확충과 인민해방군의 현대화 및 유럽국가들과의 관계강화를 통한 미ㆍ일 압박 전선 움직임을 강화시키는 악순환을 불러오게 되고….

현재 국제경제계에서는 이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G7을 탈피해 중국을 포함한 미국, 유럽연합, 일본으로 구성되는 실질적인 G4로 재편하자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또다른‘세계의 화약고’라 불리는 한반도에는 막 대두되기 시작한 G4의 거친 숨결이 이미 민감하게 감지되고 있다.

치열한 기싸움과 신경전이 드세지고 있는 미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과 유럽연합과의 대립구도. 이로 인해 한반도는 안으로는 남ㆍ북한 당사국의 대립으로, 밖으로는 G4에 의해 모락모락 둘러쳐지는 암운으로 시계가 어두워지기만 하고 있다. 친일진상 규명과 국가보안법 개폐 등으로 극한대립하고 있는 여의도의 선량들은 과연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숨가쁜 대결양상을 알고나 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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