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유난히도 무덥고 지루한 여름이었습니다. 오다말다한 장마도 짜증나고 또 태풍은 어떻습니까? 시도 때도 없이 쏟아붓는 장대비가 폭우로 변하여 영ㆍ호남지방을 사정없이 할퀴고 지나갔죠?
그러나 계절의 변화는 어쩔 수 없는지라 이제 아침 저녁 선선한 바람부는 가을이군요. 예로부터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 합니다.
사실 요즘 세상은 컴퓨터나 영상 매체의 급속한 발달로 독서는 뒷전에 물러난 것처럼 되어 있으나 참된 소양을 쌓기 위해서는 이만한 것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독서는 사색을 하게 만들고, 공상을 하게 만들고 또한 자기 속에 있는 진정한 자기 천재성을 발견하도록 일깨워 주기 때문입니다.
이제 소질별로 꼭 필요한 책들을 추려서 소개하는데 되도록 모두 비치하여 다른 소질의 사람들이 어떤 책을 읽는지도 알아두면 처세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요즘 정치권에서 화두로 되고 있는 정체성에 대해서도 조금 언급하겠습니다.
과거역사 바로 세우기도 국가 정체성의 재확립을 의도하고 있다고 보아집니다만 사실 정체성은 소질별로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사주명리학에서는 크게 5가지의 세계관, 정체성을 논하고 있는데 첫 번째는 지위, 권력 추구의 세계입니다. 이 세계의 정체성은 공정성, 공평성, 공공성에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주로 역사의 라이벌<14>에서 논한 소질 중에서 관리자 사주(리더형, 보스형)가 이 세계관을 갖고 있는데 세상을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양분하여 보는 관점입니다.
두 번째는 재물, 사업 추구의 세계입니다. 이 세계의 정체성은 손익성, 타산성에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재물 사업가 사주(재무관리 축재가형, 영업능력 사업가형)가 이 세계관을 갖고 있는데 세상을 획득하는 자와 뺏기는 자로 양분하여 보는 관점입니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소위 자본주의 대국이 이런 세계관을 갖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명성, 자기표현, 인기추구의 세계입니다. 이 세계의 정체성은 좋은 것과 싫은 것에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창조가, 예술가 사주(예술창조가형, 기술창조개발형)가 이런 세계관을 갖고 있는데 세상을 창조자와 구경꾼으로 양분하여 보는 관점입니다.
네 번째는 정신의 명예를 추구하는 세계입니다. 이 세계의 정체성은 이론적으로 옳으냐 그르냐, 합리적이냐, 아니냐에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기획 아이디어 사주(자료수집 교육가형, 깜짝 아이디어 벤처 사업가형)가 이 세계관을 갖고 있는데 세상을 이론상 옳고 그른 것, 합리성과 비합리성으로 양분하여 보는 관점입니다. 소위 이념화된 세계관의 국가들이 이런 관점을 갖고 있습니다.
다섯 번째는 자존심, 독립심, 실행력을 추구하는 세계입니다. 이 세계의 정체성은 우리 편과 적이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주체적 추진자 사주(공동 투자가형, 독립 자영업형)가 이런 세계관을 갖고 있는데 세상을 우리 편과 적으로 양분하여 보는 관점입니다.
자 이제 우리나라는 어떤 것을 정체성으로 가져야 할까요. 자본주의 대국들처럼 두 번째의 손익성, 타산성으로 갈까요, 그렇지 않으면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옳고 그른 것과 우리편, 네편으로 가르는 것을 정체성으로 가질까요.
잘 아시다시피 모든 사람들은 위의 소질들 중 한 개 내지 세 개의 소질을 갖고 있어서 적어도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하겠으므로 국가가 어느 한 개의 정체성만 고집한다면 불만이 생기고 결국 국론분열 및 자기분열이라는 처참한 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많은 고려가 있은 후에 결정할 문제입니다.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제 각 소질별로 필요한 최소한의 책을 소개하는데 특히 이 책들에서 무엇을 얻어야 하는지를 약술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총 7가지의 책인데 논어, 맹자, 노자, 장자, 한비자, 손자병법, 삼국지가 그것입니다.
그럼 이 책들을 간략하게 소개합니다.
***논어 : 지도자를 위한 덕목 가득**
공자(孔子)는 논어에서 인(仁)과 신(信)과 화(和)를 논했습니다. 여기서 인(仁)은 특별하게 이것이다 라고 정의는 내리지 않았지만 인간 이상형으로서 제시되고 자아실현의 목표가 되며 자기와 타인에게 성실하게 생활하는 하나의 기준을 제시했다고 보입니다.
그 다음은 신(信)인데 이것은 인간 상호 관계의 기본 원칙으로 타인과의 약정을 성실히 준수하는 것을 이릅니다.
또 화(和)에 대해서도 언급하였습니다. 화라고 하면 화평하다, 온화하다, 조화롭다, 화목하다의 뜻이 있는데 여기서는 주로 조화, 화목하다의 뜻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화라는 것은 인간 서로가 자기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협조하는 것을 말하며 자기의 의견 없이 맹목적으로 타인을 따라가는 동(同)과는 그 의미 자체가 틀립니다.
정치나 기타 인간 관계는 자기의 독립성, 능력을 모두 살리면서 서로 보완 협조하는 화(和)의 태도가 절실히 요구됩니다. 그리고 영도자, 지도자를 평가하는 데는 오로지 책임감을 강조했습니다. 결국 지도자가 되려면 인과 신과 화의 품격을 갖추고 책임감으로써 일에 임하라고 가르친 것입니다.
***맹자 : 리더를 위한 인격 수양서**
맹자에서는 인(仁)과 의(義)와 예(禮)와 지(智)를 논했습니다.
여기서 맹자는 ‘인’을 타인을 알아주고, 그 입장을 알아주어, 타인을 이해ㆍ동정까지도 할 수 있는 것으로 표현했습니다.
그 다음 ‘의’는 합리성이라고나 할까. 정확한 사정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도리를 왜곡하지 말고 부적당한 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정의했습니다.
‘예’에 대해서는 적당, 적절한 행위를 해야하며 언제나 먼저 좋은 일을 타인에게 양보하라고 가르쳤습니다.
‘지’에 대해서는 시비선악을 명확하게 가리는 행위를 논했는데 영도자라고 하면 이러한 덕목들을 기준틀로 삼아 늘 인격 수양을 하라고 가르쳤습니다.
***노자 : 예술가를 위한 가르침**
노자의 가르침은 상당히 이해하기가 곤란한데요, 왜냐하면 그는 무위(無爲)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벌써 언어로써 표현이 되는 것만으로도 무위라는 것의 범주에서 벗어난 유(有)가 되기 때문에 전달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입니다.
그가 말하는 도(道), 덕(德)은 주로 무심(無心), 무욕(無慾), 유연, 겸허, 유약, 질박, 절제 등이며 여기서 무위(無爲)를 설명한다면 시행명령을 될수록 적게 내리고 또 간섭ㆍ확인을 줄이라는 말입니다. 즉 백성을 민주형이 아닌 방임형으로 다스리라는 것입니다.
도(道)에 대해서 잠깐 언급하면 물(水)과 같은 도를 지켜서 유연성으로써 환경에 순응하고 겸허로써 낮게 처신하고 유약으로써 세상을 살라고 가르쳤습니다. 사실 물의 유약함은 강한 것에 직접 부딪히지 않고 돌아가는 것을 뜻하나 속에는 강대한 힘, 추진력이 잠복해 있는 상태인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노자는 이 세상을 사는 데 좀 무능해 보일 수도 있는, 손해만 볼 수도 있는 처세훈을 가르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명성을 위해서 사는 연예인, 개발 연구원들이 직위를 탐내고 재물을 탐낸다면 그 창조력이 제대로 나타날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이런 재능들은 주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대부분인데, 오히려 노자를 본받아 무심, 무욕의 마음으로 연예, 예술에 정진하는 것이 올바르다 하겠습니다.
***장자 : 잡념 떨치니 평화로운 마음**
장자가 주장한 것은 노자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한 것이 없는 게 무용의 용(無用之用)을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좌망(坐忘) 즉 무심의 경지, 모든 잡념을 떨쳐 버린 상태에서 명경지수(明鏡止水)의 마음으로 돌아가라고 했으니 노자의 무위(無爲)보다도 더 나아가서 무용(無用)을 부르짖었습니다.
속세를 떠난 마음가짐, 이것도 예술, 연예인, 창조인이 가져야하는 마음이 아닐까요?
***손자 : 백전백승 승부의 세계**
손자가 주로 설파한 것은 승부의 세계에 관한 것입니다. 사전 준비를 충분히 하여 물 샐 틈 없이 막아놓고 기회를 보아 지모로 승리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러면 지모로 승리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외교력으로 상대방의 의도를 봉쇄하고, 모략활동으로 상대방 내부를 와해시키는 행위를 말하는 것입니다. 지도자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智): 예지력, 선견지명을 말합니다. 남보다 먼저 보고 먼저 준비하고 먼저 공격해야 이긴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승산을 판단하는 최고기준이 되는 것이므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덕목이고 필히 갖추어야 하는 것입니다.
용(勇): 용기,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용기를 말합니다.
특히 승산이 없을 때 멈출 줄 알고 좋은 때를 위해 준비할 줄도 알고, 또 아주 불리할 때는 후퇴할 줄도 아는 용기, 이것이 진정한 용기입니다. 잘될 때 전진하는 것이야 누가 못하겠습니까? 좋을 때는 안 좋을 때를 예상해서 대비해야 하는 것입니다.
신(信): 약속을 준수하는 것입니다. 특히 부하와의 약속을 깨면 그것은 통솔에 문제가 생기므로 꼭 지켜야 합니다.
엄(嚴): 준엄하고 엄격한 의사 표시이며 신상필벌, 잘하면 상을 주고 못하면 벌을 주는 것입니다. 특히 필벌은 꼭 지켜야 하는 것이 잘못한 사람을 그냥 놓아두면 법이 흐트러지기 때문입니다.
인(仁): 그 사람 입장이 되어서 그 사람을 생각해 주는 마음, 상대방의 생각하는 방법과 착상, 아이디어를 알아주고 평가해 주는 것, 그것이 있어야 부하들이 믿고 따르지 않겠습니까?
여기서 지(智)와 용(勇)은 상대방, 적을 무찌를 때 쓰는 성격입니다. 엄(嚴)과 인(仁)은 내부 부하를 다스리는데 필수 덕목이고 신(信)은 부하와 자기 편에게 사용하는 덕목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덧붙여 정(靜), 냉정, 냉철, 평정, 진정과 유(幽), 깊이를 측량할 수 없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비자 : 이득으로 사람을 다스리라**
한비자에서 말하는 것은 모든 인간의 행위 내부에는 이득을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득으로써 유인하고 이득으로써 사람을 다스리라는 것입니다.
영도자가 갖추어야 될 덕목은 법(法), 술(術), 세(勢)가 있습니다.
법(法): 신상필벌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일단 법을 세우고 이 법에 맞춰 꼭 실행해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술(術): 부하를 통제하는 방법인데, 신하를 이로운 무기로 만들어 이를 나에게 유리하게 이용, 조정하는 방법을 쓰라고 하며 부하는 일단 완전히 불신임하는 데에서 시작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세(勢): 부하를 통제하고 다스리는 권한, 나라를 다스리는 권세를 말하며 절대로 남에게 넘겨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상벌 권한, 인사권, 남을 평가하는 권한 모두를 말합니다.
한비자는 주로 내부 부하를 다스리는 법을 많이 설파했고 이탈리아의 마키아벨리와 같은 논조가 많이 보입니다.
***삼국지 : 고전이 된 처세 참고서**
삼국지에서는 조조와 유비와 제갈량에 대해서만 언급하겠습니다.
조조는 난세의 간웅(奸雄)이라고 말해지는 사람입니다. 이는 덕보다는 재능이 우수한 사람이라는 뜻이고 정말 그가 행한 전쟁이나 인재 등용법은 상당부분 손자병법을 기본으로 했다고 보는 것이 그가 손자병법에 주석을 단 것이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유비는 유현덕이라고도 하며 현(賢)은 총명, 어진 마음을 뜻하고 총명이란 부하의 능력, 장단점을 아는 마음입니다. 덕은 겸허, 겸양으로서 부하에게 낮은 태도로 양보하므로 신뢰감이 생겨 부하들을 똘똘 뭉치게 만드는 것입니다.
제갈량은 중국 만세의 가장 존경 받는 재상인 바, 이 사람은 솔선수범, 공정무사, 청빈, 간소, 소박한 생활로 만인의 지표가 된 사람입니다. 이들의 덕과 재능과 사람됨을 유의하여 읽으면 좋은 처세 참고서가 될 것입니다.
***소질별 추구하는 세계와 필요한 책**
1: 지위 추구의 세계 (리더형, 보스형 사주)
논어와 맹자와 삼국지를 주로 읽고 한비자, 손자를 참고할 것
2: 재물 추구의 세계 (축재형, 사업가형 사주)
손자, 한비자를 주로 읽고 맹자를 참고로 할 것
3: 명성 추구의 세계 (예술가형, 창조 개발형 사주)
노자, 장자를 주로 읽고 삼국지를 참고로 할 것
4: 정신적 명예 추구의 세계 (교육가형, 벤처가형 사주)
노자, 장자를 주로 읽고 삼국지를 참고로 할 것
5 : 자존심, 실행력 추구의 세계 (독립 자영업, 공동 투자가형 사주)
삼국지를 주로 읽고 맹자, 한비자, 손자, 노자를 참고로 할 것
※ 표 보는 법
월간 일간 시간은 만세력에서 자신의 생년월일시로 찾는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서 검색어 만세력을 치고 자신의 생년월일시를 입력하면 알 수 있다.
예) 1970년 8월 15일 6시 : 경술년 갑신월 정묘일 임인시이며, 일간은 정, 월간은 갑, 시간은 임이며, 4번(교육가형, 벤처가형 사주)과 1번(리더형, 보스형 사주)이 권하는 책을 읽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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