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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수

[한윤수의 '오랑캐꽃']<512>

외국인도 오래 되면 한국인 뺨친다.
태국 통역 유와디는 눈치 빠르기가 점쟁이 수준이다.
신입사원이 얼마나 오래 근무할지 예측이 가능하다.
그녀가
"얼마 못 버텨."
하면 진짜로 금방 그만둔다.

모성애도 대단하다.
사업주든 누구든 나한테 대드는 사람은 절대로 용서 안 한다.
"그만두세요. 목사님 혈압 올라요."
그녀가 몸으로 막아준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그 대신 간섭하려는 경향이 있다.
엄마처럼.

하루는 출근했더니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진다.
옥상에 올라가 봐도 원인을 모르겠다.
그녀가 권했다.
"빨리 건물 주인한테 전화하세요."
내가 늑장을 부리자 우연히 옆으로 지나는 척하며
한 번 더 똥기어준다.
"전화하는 수밖에 없어요."

전화하고 나서 다섯 시간이 지나도 주인이 안 온다.
"왜 안 오지?"
내가 군시렁거리자 이번엔 다독였다.
"오겠죠 뭐."

그녀가 소장이고
내가 직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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