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세 도입이라는 3층집을 지으려면, 조세 인프라 구축이라는 1,2층을 먼저 지어야 한다."
민주노동당이 주요 공약인 '부유세' 도입을 위한 사전 단계 입법에 나섰다.
민주노동당은 30일 국회에서 '부유세,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토론회를 개최, "2006년 상반기에 발표될 부유세 법안은 그 이전에 부동산, 주식 및 채권 등 유가증권, 예적금 등의 금융자산 등 개인보유자산의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 그를 위한 조세관련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 때 입법발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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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당 "이번 정기국회 때 8가지 금융관련법 입법발의"**
발의할 법안은 ▲상장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전면도입 ▲부동산 실거래가 기준 과세 ▲금융실명법상 차명거래 금지 ▲간이과세제도 폐지 ▲금융소득종합과세 강화등 8가지다.
주제 발표를 한 심상정 의원은 "이러한 1층집에 이어 2005년도에는 △국회 내 조세개혁특위 설치 △조세특례제한법 정리 △비상장주식 평가방법 개선 △채권양도차익 과세 △국세와 지방세 조정등의 2층집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정확한 자산평가와 세원 포착의 부실로 부유세가 비현실적이라는 그 비판이 바로 부유세 도입과 그를 위한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설명해준다"며 "새로운 세원의 도입보다 기존 세제의 강화가 낫다는 주장도 있지만, 최근 인상된 재산세에 대한 강남 부유층의 조세저항으로 종합부동산세 도입이 후퇴 조짐을 보이는 데서 볼 수 있듯이 오히려 새로운 세원 발굴이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한나라당 "부유세는 결과적으로 실패한 정책"**
이에 패널로 참석한 경제부총리 출신의 열린우리당 김진표 의원은 "20년간 조세행정에 몸담았지만, 이 안은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만 가슴으로는 수긍이 안된다"고 운을 뗀 후, "예전 구라파의 부유세 도입 시기는 모든 시장이 하나로 통합돼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르지 않을 수 없는 현 국제 상황과는 크게 다르다. 우리의 조세로만 부자들에게 세금을 물리려는 시도는 부유층의 해외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먹혀들지 않는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조세를 통한 소득재분배는 정책적 효과도 거의 없다. 부자들은 불법적이든 합법적이든 모든 세금 회피수단을 알고 있기 때문에 부자에게 세금을 물리려는 시도는 결국 실패하고 중산층과 근로소득자 부담만 가중될 것"이라며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이라는 원칙 하에 자산소득을 정비해서 과세에 접근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윤건영 의원도 "민노당은 개별특별세목으로 너무 많은 목표 달성을 원하는 것 같다"고 꼬집은 후, "소득재분배는 조세정책 뿐 아니라 지역개발정책, 재정지출로도 가능하다"며 "부유세는 다른 나라에서 결과적으로 실패한 제도인데 무리한 추구는 경제성장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나 각론으로 가면 한나라당과 공조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개인상장주식 양도차익과세, 간이과세폐지, 금융소득종합과세 등은 시기와 정도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뿐, 큰 방향에서는 민노당의 제안에 적극 찬성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민주노동당의 부유세 도입을 위한 조세개혁법안의 주요 내용이다.
***상장주식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전면도입**
현행 소득세법에는 비상장주식과 대주주(3% 이상, 100 억원 이상 주식 보유)의 주식양도차익에 대하여는 과세하지만, 나머지 일반 개인주주의 상장주식양도차익에 대하여는 과세하지 않고 있다. 이는 근로소득 등 다른 소득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주식시장에서 차명거래에 의한 검은 돈의 유통이 자유로워, 돈세탁이나 탈세의 도구로 변질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모든 상장주식 양도차익에 대하여 과세하게 되면, 인별로 주식거래내역과 주식보유현황이 파악되어 주식시장이 투명해져 위에서 제기된 문제점이 해결되고, 상당한 추가적 세수입도 가능하다. 세후 수익률이 낮아지므로 주식시장으로부터 자금의 대규모 이탈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으나, 2001년 기준 26.4%의 개인투자자 중 이미 현행세법에 의해 과세되는 대주주 외에 13% 이내의 소액 주주는 일정한 액수의 소득공제제도(연간 일천만원)로 보호될 수 있다.
***부동산 실거래가 기준 과세 (총 4개법률 개정안)**
현재 부동산에 대한 각종 세금은 대부분 기준시가나 지방세 과세표준을 기준으로 과세되고 있어 조세의 형평성과 부동산 거래의 투명성을 크게 해치고 있다. 이에 대해 부동산에 대한 세금을 실거래가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이 제기되고 있어 다음의 개혁 법안이 필요하다.
-1세대1주택에 대한 비과세 제도를 주택양도소득공제로 전환
1세대1주택 비과세에 해당되면 납세자가 국세청에 신고조차 하지 않아 부동산의 실거래가 파악에 큰 걸림돌이 된다. 또한, 1세대1주택 비과세는 서울 강남의 1주택 소유자와 지방의 소규모 2주택 소유자 사이의 세부담의 불공평을 야기시킨다. 따라서, 1세대1주택에 대한 비과세 제도를 폐지하되 서민들이 이전에 비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2억 원의 주택양도소득공제제도를 도입한다.
-취득세, 등록세의 과세표준을 실거래가로 전환하고 세율은 1/2로 낮춘다.
-부동산 이전등기시 실거래가를 등기부에 기재하도록 부동산등기법을 개정한다.
-검인계약서에 실거래가 등을 허위로 기재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을 개정한다.
***금융실명법상 차명거래 금지**
현행 금융실명법은 차명거래를 막는데 속수무책이다. 따라서, 금융실명법에 차명거래를 금지하는 조항과 명의신탁 약정을 무효로 하는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 또한, 예적금의 명의를 빌려준 경우, 명의대여자가 실소유자로부터 예적금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과세하도록 상속증여세법을 개정한다.
***간이과세제도 폐지**
영세업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도입한 간이과세제도가 세금계산서 수수질서를 무너뜨려 자영업자의 세원파악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으므로 폐지되어야 한다. 현행 부가가치세법에 의하면 연매출이 2천4백만원 미만 사업자는 부가가치세 납부의무가 면제되는데, 2002년 기준으로 해당사업자는 전체의 40%다. 즉 간이과세제도를 폐지하고 자영업자의 세원이 제대로 파악된다면 전체 사업자의 40% 에 해당하는 영세사업자가 아닌 주로 고소득 자영업자의 세부담이 증가된다. 그리고 이는 오래전부터 제기되온 자영업자와 근로소득자 간 세부담의 불공평을 해결할 것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강화**
2002년 부부합산과세 제도가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판결을 받아 현재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개인 기준으로 4천만원이 되었다. 결국, 기준점이 이전에 비해 두 배 높아지고 대상자는 대폭 줄어들게 된다. 이로 인해 현재의 금융소득종합과세 제도는 실효성을 잃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을 1천만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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