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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한국의 가판신문 체크, 고리타분한 홍보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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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한국의 가판신문 체크, 고리타분한 홍보관행"

<피알리뷰> 가을호, “기업체 가판 체크관행 없애야"

한국에만 존재하는 주요 기업체들의 매일 저녁 가판(초판)신문 체크 관행이 국제 학술지에서 비판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조직입장 옹호하기 위해 가판신문 체크”**

미국에서 발행되는 홍보분야의 국제적 학술지 <피알리뷰>(Public Relations Review)는 최근 발행된 가을호에 ‘한국내 제3의 게이트 키핑: 홍보실무자들에 의한 가판신문 검토’(Third gatekeepin in korea: the screening of first-edition newspapers by public relations practitioners)라는 제목의 논문을 싣고 “언론 본연의 역할을 지원하고 올바른 여론형성을 위해서라도 기업체 홍보실의 가판근무 관행은 앞으로 개선돼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글은 국내에서 PR컨설팅연구소 (주)프레인앤리를 운영하고 있는 이종혁 소장과 미국 아이오와대 저널리즘스쿨에 재직 중인 버코위즈 교수가 공동으로 집필했다.

이들은 이를 위해 지난 2002년 말부터 2003년 말까지 모두 21명의 주요 기업 홍보담당자와 정부 홍보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심층인터뷰를 실시해 가판근무 유형과 대처방식 등을 도출했으며, 동시에 지난 95년부터 2002년까지 <미디어오늘>에 실린 가판근무 관련 기사를 분석해 심층인터뷰 내용과 비교했다.

이들은 논문에서 국내 가판신문 체크 관행을 모두 3가지 형태, 9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이에 따르면 홍보담당자들은 가판신문을 체크하다가 조직입장에서 볼 때 문제가 있는 기사(갈등요소)를 발견했을 경우 ‘삭제’(기사삭제, 내용삭제, 익명화) ‘추가’(의견삽입, 의견 전달) ‘수정’(내용수정, 제목수정, 기사교체) 등 3가지 형태의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반면 조직입장에서 볼 때 문제가 없었을 경우에는 단순한 오보수정 정도의 활동만을 펴고 있었다.

이러한 가판근무 때 대부분은 해당 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하거나 언론사를 방문해 의견을 전달하고 있었지만 기사 자체를 삭제하거나 교체하는 경우에는 직접접촉과 간접접촉, 다시 말해 광고국 또는 고위 임원 등을 통해 설득하는 방법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판신문 논쟁, 잘못된 관행 바꾸는 데 초점 맞춰야”**

한편 논문은 지난 2003년 참여정부의 출범 이후 정부부처를 중심으로 가판신문 구독중지를 조치를 내린 것과 관련해 “이는 ‘가판근무’라는 잘못된 관행을 중지하려는 움직임이었음에도 나중에 ‘가판신문의 필요성’으로 논의가 옮겨져 불필요한 갈등을 양산했다”고 지적했다.

논문은 또 “지금 한국에서 가판신문이 문제 되는 것은 신문사 사이의 기사 베껴쓰기 부작용보다 관련 이익단체와 조직들의 가판근무 태도”라며 “이로 인해 언론에 대한 불필요한 개입, 조직의 이익만을 위한 효율성 없는 인력과 자원의 낭비, 언론의 무책임한 기사 작성의 빌미 제공 등 순작용에 비해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종혁 소장은 “국내에서는 매번 가판신문 얘기가 나올 때마다 미국의 어느 신문도 가판을 내고 있다는 식으로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며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가판신문 발행 여부가 아니라 그것을 활용하는 주요 소비처인 홍보조직들의 관행, 그리고 이에 대한 문제의식 공유가 있어야 하며, 언론은 나름대로 자신들의 영역에서 잘못된 관행을 고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또 “이런 관행이 개선돼야만 언론도 궁극적으로 올바른 여론을 형성하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며 “홍보조직들도 단순히 언론에 의존하는 홍보 관행에서 벗어나야만 좀더 전문화된 여론 조력자로서의 역할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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