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역사왜곡에 항의하기 위해 일선 학교현장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교사들이 ‘삼보일배’에 나섰다.
홍익교사협의회, 국학운동시민연합, 사단법인 한문화인성교육원은 23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서울 종묘공원을 출발해 탑골공원에 이르는 종로거리 일대에서 ‘교육을 바꾸자, 민족정신을 세우자’를 주제로 ‘삼보일배’에 나선다.
이들은 오후 3시 길놀이를 시작으로 선조에 대한 석고대죄 행사를 가질 예정이며, 삼보일배가 끝난 뒤에는 탑골공원에서 왜곡 중국 교과서 화형식도 가질 계획이다.
이들은 22일 미리 배포한 성명서에서 “중국의 주장대로 고구려사를 중국이 빼앗아간다면 우리는 고조선사도 발해사도 잃게 되며, 이것은 바로 한민족의 뿌리를 송두리째 잃게 되는 것”이라며 “중국은 한민족의 정통성을 흔드는 이런 몰염치한 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중국의 ‘동북공정’은 내 민족이 잘 살 수 있다면 다른 민족은 어떻게 되어도 좋다는 편협한 국가 패권주의이자 이기주의”라며 “이러한 중국의 패권주의는 다른 모든 나라에 국가 이기주의를 부추김으로서 그만큼 인류평화를 멀어지게 하는 행위임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고병진 홍익교사협의장은 “아직도 민족의 뿌리와 얼이 빠진 줏대 없는 교육을 하고 있는 이 교육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워 교육을 책임진 교사들이 참회하는 심정으로 석고대죄와 삼보일배를 하게 됐다”며 “이 민족의 정체성이 바로 세워질 때까지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교단에서 가르칠 것이며, 일선에서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참가 역사교사들이 발표할 성명서의 전문이다.
***<성명서>**
중국이 지금 동북공정을 통해서 고구려사를 왜곡하고 있다. 철저히 계획된 역사침탈을 정당화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들여 고구려 유적지를 정비하고 ‘고구려는 중국의 지방 정권’이라는 날조된 사실을 전 세계에 유포하고 있다. 최근에는 북경대 교재, 특히 홍콩의 초등학교에 그 왜곡된 내용이 실려 있어 충격을 더하고 있다. 중국의 주장대로 고구려사를 중국이 빼앗아 간다면 우리는 고조선사도 발해사도 잃게 되며, 이것은 바로 한민족의 뿌리를 송두리째 잃게 되는 것이다. 중국은 한민족의 정통성을 흔드는 이런 몰염치한 행동을 즉각 중단하여야 한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국가패권주의이다. 내 민족이 잘 살 수 있다면 다른 민족은 어떻게 되어도 좋다는 편협한 국가 이기주의이다. 중국이 이렇게 몰염치하고 무지한 행동을 일삼는다면 주변국들도 서로 자국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챙길 수밖에 없다. 중국의 역사왜곡은 단순히 영토상의 주도권 문제가 아니다. 중국의 패권주의는 다른 모든 나라에 국가 이기주의를 부추김으로써 그만큼 인류평화가 멀어져 가게 하는 것이다. 지금 중국은 자신들이 인류 앞에 얼마나 큰 죄를 짓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
***지구촌의 한 이웃나라로서 중국 정부의 어리석음을 엄중히 지적한다.**
중국 정부는 자국만의 이익을 생각하는 편협한 국가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서 상생과 공존의 철학을 배워 어른스런 나라가 되어야만 한다. 그리고 당장, 모두의 대립과 상극을 초래하는 이런 비양심적 역사침략을 중단하라!
***칠천만 한민족은 중국 정부에 엄중히 경고한다.**
버젓이 눈을 뜨고 있는 사람 앞에서 물건을 빼앗아 가는 일은 깡패들이나 하는 짓이다. 우리 한민족이 버젓이 눈을 뜨고 있다. 어찌 백주 대낮에 남의 나라 역사를 이토록 뻔뻔하게 빼앗으려 하는가? 중국 정부는 상대를 잘못 골랐음을 알아야 한다. 한민족은 절대로 좌시하지 않는다. 나라의 위기 때마다 수많은 의병이 나와 민족을 지켰듯이 우리 한민족은 그 어떤 대가를 치르고라도 민족의 정체성을 지킬 것이다.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중국과 일본이 자국민의 민족적 자부심을 위해 자기 나라 역사를 미화하고 주변국의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이 현실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 80년 전 일본이 식민사관으로 왜곡해 놓은 우리 역사를 일본이 떠난 후에도 아직도 스스로 고집하며 상고사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 세계화 시대에 웬 민족이냐며 국사교육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세계화는 단일화가 아니다. 각 민족이 각자 고유한 문화를 발전시키고 서로 배우고 나누어서 인류 모두의 문화가 평화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세계화의 진정한 의미다.
***민족을 부정하는 세계화는 강대국의 논리다. 그 논리에 얼이 빠져서 놀아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제 민족의 얼을 되찾아야 한다. 주변 강대국들이 오염해 놓은 민족의 정체성을 깨워야 한다. 약한 민족은 역사를 빼앗기며, 얼이 빠진 민족은 역사를 뺏기고도 뺏긴 줄을 모른다. 우리 민족은 얼이 빠져 있었다. 지금은 민족정체성의 위기다. 민족의 원 뿌리와 고유정신을 되찾아야 한다. 그래야 주변국들이 우리를 넘볼 생각을 못한다. 우리가 스스로를 비하하고 민족을 중심삼아 하나되지 못하니까 중국도 우리를 얕잡아 보는 것이다. 그래서 감히 한민족의 역사를 빼앗아 가겠다고 달려드는 것이다.
우리 민족의 상고시대는 대륙을 호령하며 선진문물로 주변민족을 교화한 홍익정신의 밝고 큰 기상이 있었다. 그 역사와 정신을 잃으면서 우리 민족은 약해졌고 수많은 수난을 겪어야 했다. 영광스런 역사와 정신을 물려준 선조님들 앞에 이제 후손들이 무릎을 꿇고 참회한다. 그 역사와 정신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고, 아직도 민족의 정체성을 되찾지 못해서 너무나 죄송하여, 한민족의 뜨거운 피가 흐르는 이 후손들이 통곡하는 마음으로 참회를 한다. 아직도 민족의 뿌리와 얼이 빠진 줏대 없는 교육을 하고 있는 이 교육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워 교육을 책임진 교사들이 참회하는 심정으로 석고대죄와 삼보일배를 한다.
과거를 망각하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이 땅의 청소년들에게 제대로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 과거 식민사관, 사대주의 사관에 의해 오염된 역사가 아닌 이 민족의 바른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 앞으로 지구정신문명을 선도할 평화철학, 홍익인간의 정신을 바로 가르쳐야 한다. 역사를 가르치는 일은 역사교사만의 일이 아니다. 정부, 역사학계, 교육계, 학부모, 언론 등 우리 모두의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이다. 특히,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우리 교사들의 역할이 정말로 중요하다. 우리 홍익교사협의회는 이 민족의 정체성이 바로 세워질 때까지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교단에서 가르칠 것이며, 일선에서 행동할 것이다.
2004년 8월 23일 홍익교사협의회 회장 고병진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