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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직원 증언, "비전투병도 현지에서 안좋게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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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직원 증언, "비전투병도 현지에서 안좋게 생각"

[청문회 현장] "주독대사관, 오무전기 직원 입국 고의 지연"

이라크에서 근무한 외교부 서기관이 "우리나라에는 전투병과 비전투병 차이를 이해하지만 이라크에서는 미국을 도우러 왔다는 점에서는 동일하게 안 좋게 생각하는 듯하다"고 현지의 적대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이라크의 우호적 분위기만을 역설하는 외교부의 일관된 주장이 이라크 현지에 근무했던 외교부 서기관의 입에서 번복된 상황으로 파병군의 위험성이 또 한번 드러난 셈이다.

*** 외교부 서기관, "이라크에선 미국을 도우러 왔다는 점에서 안좋게 생각"**

2일 고 김선일씨 피랍-피살 사건 청문회에서 지난 6월 30일 김천호 사장 일행과 함께 귀국한 외무부 김도현 서기관은 증인으로 출석해 이라크 추가 파병에 대해 이라크의 '우호적 분위기'를 강조하는 여타 외교부 관계자와 달리, "우리나라에는 전투병과 비전투병 차이를 이해하지만 이라크에서는 미국을 도우러 왔다는 점에서는 동일하게 안 좋게 생각하는 듯하다"고 밝혀 현지의 적대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대체로 이라크의 아랍계 사람들은 쿠르드 사람들을 나쁘게 보고 정치적인 적으로 삼고 있다.쿠르드 지역인 아르빌로의 파병은 아랍계 이라크인들에게 잠재적으로 반감 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김 서기관은 사건 당시 NSC의 대응을 정면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NSC가 현장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런 일(김선일씨 피살사건)이 벌어지는 듯하다"며 "NSC가 현실을 좀 더 알고 지침을 내렸으면 상황이 더 나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서기관은 "현장은 어차피 지침받고 움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라크 현실을 좀 더 잘 알고 NSC가 지침을 줬더라면 상황이 더 나았을 것"이라며 이라크 현지 교민 대책에 관해서도 NSC의 지침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NSC가 제공한 교민안전매뉴얼을 쭉 훑어봤는데 도움이 별로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추상적인 '만반대비', '관계부처 긴밀협조' 같은 얘기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서기관은 특히 'NSC의 전문성을 의심하나'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대답했다.

***오무전기 직원 입국 대사관에서 고의 지연**

지난 해 11월 오무전기 근로자 4명 중 두 명은 사망하고, 두 명이 부상당한 사건과 관련해 주독일대사관에서 파병결정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부상자들의 귀국을 고의로 지연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근로자들은 독일에서 1개월간 치료를 받은 뒤 1월에 귀국했다.

한나라당 김재원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오무전기 황장수 부사장에게 " 부상자는 독일 후송 후 한 달이나 지나서 귀국을 했다"며 "현지에서는 1주일 후에는 귀국할 수 있다고 했는데 대사관이 이라크 추가파병 결정을 앞두고 고의로 지연시킨 것이 맞냐"고 물었다.

이에 황 부사장은 "병원비가 납입되지 못해 귀국을 못한다고 해서 확인을 해봤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두 사람의 증언에 따르면 대사관에서 안전조치 등 지연시키는 조치를 해 귀국을 유보시켰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황 부사장은 기자회견을 앞두고 '한국인이라서 피격당한 것이 아니라 외국인이라서 피격을 당했다'고 답하라고 대사관에서 시켰다는 것이 사실이냐'는 김 의원의 질의에 "두 사람에게 그렇게 들었다"고 확인했다.

추가파병 정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거짓말까지 시켰다는 이 같은 사실이 입증될 경우, 외교부는 국민 개개인보다 파병 정책을 우선시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관계자가 6일 김선일 실종사실 알았을 의혹 제기돼**

한편 김선일씨의 실종사실을 피랍된 것이 알려진 21일의 보름전인 6일에 정부관계자가 알았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일 국회에서 열린 '고 김선일 피랍-피살 사건' 청문회에서 신용길 목양교회선교부장은 6일 서울 신정2동에 소재한 목양교회에서 김선일씨가 실종됐으니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기도를 요청하는 방송 광고가 있었다고 시인하고, "이 광고를 들은 사람 중에 정부관계자가 있었다"고 말했다.

목양교회는 김천호 사장의 형인 김비호씨가 장로로 있는 교회로 김선일씨의 실종 사실도 형인 비호씨가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선교부장은 "주일에 출석하는 사람이 2백명에서 3백명 정도 되는데, 이 광고는 (신자들이) 나갈 때 해서 들은 사람이 몇 명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지만,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이 "선교부장이라서 신자들의 직업을 잘 알 것 같은데 그 얘기를 들은 신자 중에 정부공무원도 있었나"는 질의에 "있었다"고 답했다.

이에 엄 의원은 "(공무원들이) 다음 날 출근해 (실종사실을) 얘기하지 않았겠나"고 정부가 김 씨의 피랍사실을 사전에 알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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